만나면 헤어지는게 인간살이 인가부다 생을 마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결과가 좋아서 떠나는 사람
입원 기간이 지나서 가는 사람
나쁜 이미지을 남기고 가는 사람
정 들자 이별이란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다시 만나고 S병원 오층 병동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가을바람 따라서 떠나고 들어왔다
올해 구십 일세의 김 할머니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걸음은 걷지 못하지만 정신도 맑고 식사도 잘 하시는 노인이시다
이 할머니의 따님 두분이 수녀님신데 할머니는
당신 따님이 수녀라서 빽이 좋아서 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봉사 오는 이마다 붙잡고 자랑을 늘어지게 한다
딸이 수녀님이니 함부로 하지말고 잘 하라고
봉사 하는 이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는 것이다 외손자가 가끔 과자이며 빵을 사와도 옆 사람과 나누어
먹지도 않으면서 자기 것을 누가 가져간다고 안달이시다
이 병원에서는 당신이 최고로 대접 받는 환자라고 자부심이
대단한 할머니가 어제(10월 29일) 다른 요양시설로 가셨다
이유는 봉사자에게 욕을하고 같은 병실 환자을
자기가 기도하는 옆에서 떠들었다고 이빨로 물어뜯어서
상처을 내고도 미안하게 생각않고 큰 소리을 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호사에게도 자기에게 잘못 해준다고
욕을 하고 수녀님들에게 잘 해주지 않은다고 불만이 많았다
이 할머니 이북에서 피란 내려와서 세상 굿은일 다 해가면 오남매 대학까지 공부 시켜 놓았서나 막내로 둔 아들은 행여 어머니을 모시고 가라고 할 봐서 어머니을 보려 오지도 않은다
오죽 별나게 굴었서면 자식이 보려 오지 않을까 이 할머니가 떠나는 것을 모두들 시원하게
생각 할 정도니 할머니의 성품이 어떤가 짐작 되리라
이 할머니 보다 한 살 위인 구십이세 되시는
최 할머님이 떠나실 때는 모두들 섭섭해서 눈물을 글썽이었다
최 할머님은 중풍으로 오른쪽이 마비되고 치매도 있어시다 아들은 병든 늙은노모을 버리고 제 가솔만 데리고 이민을 떠나버리자
나이 많은 딸이 노모을 봉양 햇는데 딸 마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하게되 외손자가 이 병원에 입원 시켜놓고
한번도 오지 않아서 모두들 할머니을 가엽게 생각했다
할머니는 아무에게나 엄마라 부르면서 자기와 놀아주기을 바랜다 내게도 늘상 엄마라 불려서 나도 우리엄마라 불었다
가끔 정신이 들 때면 \"니 몇잘 묵었노\"하신다
\"엄마 나 몇 살 묵었게 \" \"열아홉살 묵었제 \"
\"엄마 맞다 열아홉살 묵어서니 나 시집 갈까봐\" \"히히힝 ㅎㅎㅎㅎㅎㅎ\"
엄마는 마음이 즐거운지 말 웃음을 웃으신다 어떤 때는 내 가슴에 주먹질을 해대면 소리을 친다
\"내가 엔지 니거집 밥 묵었노 나는 하나또 안 묵었다\" \"내는 한분도 안 묵었다 \"
하시면 주먹으로 내 가슴을 친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 \"
나는 가슴이 아려오는걸 참으면 엄마을 가슴으로
가만히 안아 등을 토닥거려 드린다 그러면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아기처럼 가만히 안겨 계시는 것이다
얼마나 한이 많으면 이러실까 어느 날은 출근 하니 당신은 밥을 안 주더라고 한다
\"엄마 밥 안 묵었다 \" \"엄마 나는 밥 묵었는데\" 하고 말했더니 당신도 \"나도 밥 묵었다\" 라고 하셔서 얼마나 웃었던지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이곳 할머님들은 가족이 없는사람이 많아
인정이 그립고 그립다
이렇게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던 환자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간다 생을 다 해서 떠나는 이에게는 극락왕생 하기을 빌어 드리지만
남은 생을 안고 가는 이에게는 부디 다시 이곳을 찾지 않기을 빌어보며 모두가 멀지 않은 날 내 모습인 것같아서 마음이 숙연해진다
( 2006년에 쓰두었던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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