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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02

눈.


BY 자작나무 2008-11-20

첫눈이 내렸다.

진눈깨비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도 아니고.

맘이 퍽퍽해져버린 나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현장에 나가있었고..사장님이랑 같이 있었다.

막..점심을 먹고 나오는길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으니..

 

사장이.. 슬쩍..핸드폰을 꺼내든다.

\"여보~ 여기 첫눈이 오네\"

 

늘.. 근엄한 표정이 압권인 사장의 입에선.. 아내를 기쁘게하는 소리가 나온다.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못해.. 아내가 밥을 못 챙기겠다 해서 빵으로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나왔다고 했었다.

아내가 그 일로.. 맘을 쓸까.. 걱정도 되어서 전화했다며.. 한참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슬며시.. 아무말 없이 앉아있던 차장도 핸드폰을 꺼낸다.

그리곤.. 무뚝..하니..몇마디 아내에게 던진다.

 

호주머니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난..전화할 곳이 없다.

 

남편이라 불리는 위인에게 전화해 봤자..통화중이나..꺼져있을터.

아마.. 애인이라 불리는 창녀와 달콤한 통화를 하고 있겠지.. 첫눈이니..어련히 만나시겠고.

 

새벽에..

남편이라 불리는 인간의 핸폰을 보니..가관이다.

너무 눈에 보이게 온.. 그년과.. 그년 친구들의 전화.

 

어떻게 바람을 피면..

어떤 정신나간 갈보와 바람이 나면..

그년 친구들이랑도 연락을 하고 지내게 되는건지..궁금해진다.

 

그냥.. 피식...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냥..친구에게 문자하나 보낸다.

 

저녁에..소주나 한잔하자.

 

그렇지..내 주제에..뭘.

첫눈..온..오늘

난.. 친구와 바람이 난 남편을 술안주 삼아.. 소주나 한잔 해야겠다.

때마침..오늘은..모친께서 아이를 늦게까지 봐 주실 수 있는날이니.

속이 아프도록..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