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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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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BY 김효숙 2008-11-10

입원해 있던 병실에 함께 계시던 할머니가

다시 재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입맛 돋구는 반찬을 만들어 들고 갔다

저녁시간에 맞추어 갔다

복도를 지나는데 간호원이 또 왜 왔냐고 웃는다

내손에 들려진 보따리를 보고는 간호원이 깔깔댄다

하여간

김효숙씨는 못 말려요

병실에 있을때에도 내게 들어오는 반찬은 11층 환자들과

다 나누어 먹었으니 맨날 간호원이 주사맞으려고 하면

내가 없어져 이병실 저병실 찾느라 애를 먹이곤 했었다

서해 번쩍 동해 번쩍하는 주요인물이란다

 

그래도 그런 나눔이 있어 참 따뜻하다

 

병실에 햇볕이 들어올까 유리창가에 내려진 브라인더를

저녁이 되니 갑갑하다고 올렸다

저멀리 올림픽공원 끝으로 석양이 보인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붉은 노을을 만들어간다

아름답기도 한데 난 왜 그 노을이 싫을까

해질녘이 가장 아름다운데 난 그 해질녘이 참 싫다

 

어릴적 아이들과 마당이 제일 큰 집앞에서 고무줄 놀이며

찜뽕놀이를 하다가 해가 질녘이면 이집 저집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이들을 부르는 부모님들의 목소리에

하나둘씩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난 장사를 나가신 엄마가 오시지 않아 부르실이도 없지

혼자 힘없이 우리 집으로 오면 캄캄한 집에  동생과 둘이 있게된다

엄마가 언제 오실까

우리 집에도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면 좋겠다

방에 들어와 등잔불에 불을 켜고 엄마를 기다리면

어둑어둑한 밤에 엄마가 오신다

엄마란 그 따스한 품이 온종일 그리워 힘겹게 들어온 엄마품에 안긴다

엄마아...........엄마품은 참 따스했다

엄마가 내려놓으신 보따리속엔 찐고구마가 보리쌀속에 섞여있다

아마도 누군가 엄마 드시라고 준것을 엄마는 우리들 주시려고 참으셨을게다

해질녘

난 해질녘이 지금도 싫다

어릴적 그때가 생각나기때문이다

이젠  늦은 밤이라도 돌아올수 없는 엄마가  안계시기 때문이다

늦은밤  해질녘이라도 엄마가 오셨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