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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15

다시 아침이다.


BY 은나라 2008-10-27

금요일 오후 부터 시끌벅쩍 우리집은 주말이다.

내일은 놀토 한편으로 나도 홀가분한 맘도 없질 않지만 2박 3일 동안 매 끼니 밥과 간식과 뒷치닦거리는 골치아픈 스트레스다. 장은 미리 봐놔도 모자라 한번쯤 동네 슈퍼신세나 한끼의 외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아이들이 잘 먹는 것도 있으나 적잖이 스트레스로 먹는걸 해결하는가 싶기도 하나 생각이 되기도 하다.

 

시어머닌 지금 나가셨다.

돌봐주시는 분이 6시간 정도는 봐 주신다. 참으로 내겐 날개단 시간임이 틀림 없으나 가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 그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내 보내고 밤새 벌여놓은 옷가지와 쓰레기를 치우고 소독을하고 빨래를 해야 한다.

예전에 비하면 난 팔자가 좋아진게 분명한데 날로 나의 감정은 가슴을 훑어 내린다.

 

밤세 흰머리 아들을 부여잡고 같이 놀다 자자고 때를 쓰며 배고프다 밥먹고, 빵먹고, 우유에 과일에 쉴세가 없다. 이방저방 휘저으며 내방이 제일 작은것같다고 공부하고 있는 손자들에게 때를 쓰신다.

어찌 이런 일이 하루 이틀 이련만 왜 매번 난 그려려니가 안되고 지겹고 가슴답답하고 안정이 안되는 걸까.

 

치매 환우가족 모임이 있다.

그들도 나와 마찬 가지다.

육십대의 아내를 돌보는 칠십대의 할아버지, 만삭의 몸으로 친정어머니를 돌보는 딸, 장애아 아들을 키우며 시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며느리, 칠십의 나이에 아흔둘의 시어머니를 간병하는 며느리까지 우리 모임은 늘 서럽다. 그리고 다들 지쳐서 위로 보단 얼굴 보고 밥먹고 서로의 안부만 묻는다.

말없이 서로 짠짠한 마음에 문자를 한두번씩 보내는 것도 이제 뜸해지고 있다.

하지만 서로의 맘을 너무도 잘알기에 그래그래, 음, 잘했어요, 나도 그래, 괜찮아 괜찮아 한다. 

 

난 신앙이 없다.

그러나 날 위해 기도해 주는 많은 이들이 있다.

일흔의 나이로 본인도 아흔둘의 시어머니와 힘겨운가운데 날위한 기도는 빼놓지 않으신단다.

내친구 소녀같은 AJ도, 아들 친구녀석 현이어머니도, 준이엄마도, 써니도 고맙다.

그래서 든든하다. 고마와 해야 하는데 순간순간 맘 약하게 이렇게 가슴이 폭발을 하고야 만다.

난 우스게 소리로 친구를 조른다.

얘 니네 하느님한테 기도 좀 해줘라 넌 신앙이 깊으니 친구 하나 살려달라고 억지때도 쓴다.

 

이게 때 쓴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데 난 또 친구를 맘아프게 하는 나쁜 짓을 하고야 만다.

애고~ 애고~

나도 할 일이 많다. 오늘은 나도 병원가는 날. 정말 발이 떨어지지 않는날.

의사선생님은 그러신다. 살아있으니까 치르는 일들이예요. 약 잘 드시고 일주일 후에 봅시다 라고.

그래 한주가 시작이다. 이번주는 마직막주. 또 이용의 노래가 매아리 칠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