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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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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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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인 아직 30대인데.


BY 지나가다 돌에 걸린女 2008-09-19

일찍 들어온 남편을 보면 씩웃었다.

그냥 반가웠나보다,했다.

아이들이 반갑게 일찍들어가는바람에 우리부부 커다란 쇼파에 덩그러니 둘이 앉아서 텔레비젼을 봤다.

과일을 달라는 남편뜻에 바로 쏜살같이 조금있다 생길 기쁨에 미소지으며 정성들여 과일을 준비했더니

냉큼 쇼파에서 내려와 과일을 포크로 먹는다.

한시간이 지나고 또 한시간이 지나도 우리부부는 서로 말이없다.

마치 텔레비젼이 우리두사람의 기운을 감지한듯 정신없이 웃길려고 발악하는듯말이다.

남편이 씹어먹는 배과 키위를 보며 뒤에서 바라만보고있는 내가 측은하여 더 숨소리조차 내지않는다.

언제부터 였던가.

큰아이덕에 우리가 더 조심했을때부터였는지.

아님 정말 내가 기억도 못하는 몇달전부터였는지.

우리부부는 잠을자도 정말 각자 등을 돌려서 잔다.

한번은 내가 끌어안았는데도 그는 코까지골며 잠이 들었고

그가 날끌어안았을때,곤한잠이 깰까봐 짜증을 부렸다.

나이가 드는것인지

우리가 잊혀진 그림자가 된것인지

서로를 봐도 눈빛의 방글거림이나

쨍쨍한 햇살같은건 전혀 가망이 보이질않는다.

정선희의 통곡에서 그들의 사랑이 아련히 느껴지는데

살아있는 몸뚱이에서 전혀 느끼는 기운이 없으니.

내나이 아직 30대인데

아직 젊다고 젊다고 주문외우고있는데

왜 그의 손길이 귀찮고

하질않아도 오래오래 아리랑~까지 부르며 잘살것같을까.

나는 내 감정은 메마르고 있는것일까.

이런 감정은 서로에게 치명적이라

꽃바구니 선물을 받아도

감동적인 영화를보며 손을 꼬옥잡아도

전혀 그어떤감흥이 생기질않을것같다.

피곤해.

밥줘.

피곤해.피곤해.피곤해.

웃는얼굴이 사라지는 남편에게 난더욱 무서운얼굴이 되어

억척스럽고 대센뇬이 되어 남편을 괴롭힌다.

마치 우리집에 가시방석인듯

구석구석으로 몰아가고있다.

내나인 아직 30대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