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도 갱년기 있어요? 당신도 갱년기 증상 있어?\"
\" 아니! 나는 자네 싫어 안하는데, 자네가 싫어지면 갱년기 아닌가?\"
\"하하하하 이양반이, 그런건 갱년기 증상이 아니고 권태기라고 하는거지.\"
\"그래? 흐흐흐\"
이래서 웃으며 또 우리 둘만의 저녁 식사는 마무리 되었다.
근래 들어 등줄기에서부터 갑자기 열이 확 올라 뒷머리쪽이 화끈 거리고
등에서 땀이 난다.
동시에 얼굴도 화끈 거리고 겉 옷을 벗어야 시원해질 정도이다.
2~30분 간격으로 이런 증상이 오다가
한시간 간격으로 올 때도 있다.
그래서 듣고 보았던 갱년기 증상을 지금 내가 치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왜? 여자들만 기나 긴 세월을 매월 돌아오는 마법을 치르어야 하고
나이 들어 갱년기의 신고식까지 치르어야 할까?
이제야 이해되는 일이 있다.
그 때는 내가 어렸기에 왜? 엄마는 자꾸만 옷을 바꿔 입으시나 하고
궁금해 했었는데, 나처럼 열이 오르면 옷을 벗고 다시 한기가 들면
옷을 입으시고 그러셨던 거라는 걸 이제 알게 되었다.
혹시 남자들도 그 비슷한 갱년기 증상을 치르지 않나 싶어서
남편에게 물었더니 대답이 엉뚱하게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웃음이 나왔지만 오십이 넘은 나를 아직도
좋아해 준다니 순간 얼굴이 확 달아 올랐는데 그건 순수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