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미끄러져서 허리를 다쳤다.
일주일이 지닜는데 여전히 허리는 심히 아프고 특히 오래 앉아 있질 못한다.
그래서 글도 못쓰고 Tv도 지겹도록 많이 보고, 그러면서 나로서는
최대한의 게으름을 부리면서 점점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습관의 범주라는 것이다.
나는 막 산다고 사는 삶이 하루 종일 리모콘 돌리며 영화를 3~4편 보고 눈이 짓물나게 눈을 혹사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또 혼자 있는 것이 멀미 날 즈음엔 집 앞 서점에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 책도 보고, 그것도 지치면 로테리아에서 팥빙수를 먹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오는데 그러면 남편이 돌아 와서 혼자서 밥을 먹고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 요즈음은 내가 이불을 깔고 누워 있는 점이 다르지만...
그러니까, 남편이 혼자서 밥을 차려 먹게 하는 것 따위가 나의 막 사는
삶의 일말의 가책 같은 것이다.
그런 생활은 이끼처럼 낀다.
늘 언젠가 그만 둘거라고 한다. 며칠 이면 끝낼거라고 한다.
이게 나의 삶의 범주다.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늘 다른 삶을 꿈꾸었지만 머리 속으론 수 많은 꿈을 꾸었지만 50년을 훌
쩍 뛰어 넘었지만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살고 있구나.
습관의 범주 일까.
끊임 없이 일탈을 하고 있는데, 그것 조차 그 범주를 넘어 서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은 이렇게 스스로 길들여진 삶 속에서 내일도 살 것이 아닌가 하는
재미 없는 생각을 해본다.
내일도 모래도 막 살아 볼거야 하면서 영화나 보고 서점 바닥에 앉아
있거나, 인터넷을 두드리며..
혹, 막 사는 법 제대로 아시는 분 계시나요.
사실 리모콘을 돌리면서 내 자신 손이 보기 싫다.
그 무력감이 싫고, 더 싫은 것은 의지와는 반대라는 것이다.
내가 편하고 쉬운 쪽을 거부 했던 젊음이 있었다면 너무나 쉽게 순응 하
는 내가 더욱 싫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자신이 자연 스럽고 편하고 좋을 수도 있지만 요즈음의 나는 혼란 스럽다. 어쩌면 또 한 차례 성장통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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