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기 싫는 옥이는 남편의 밥하느라 주분주분 한 서성임에 구부정하게 일어나 쇼파로 기어가 앉는다
\'어 일어났어 까꿍~ㅎㅎㅎ\'
옥이가 멀뚱하게 쳐다본다
\"기분어때? 어젯밤 추웟어? 이불 덮어주니 가만히 잇던걸 요즘 다시 아프고 기운이 떨어지고 환절기인데 산에 가지말고 들판으로 걸어도 좋겟던걸 \"
\"안되 난 산이 좋아 산에갈래 난 그거뿐이 내세울게 없어\"
\"위험하잔아 폰도 안가져가려하고 \"
\"여보~요즘 산이 난리가 낫어 \"
\"왜?\"
\"도토리가 아주 극성이야 여기저기 저구멍 이 골짝 아주 틈만 잇으면 비집고 들어가서 어떤건 거미 한마리 겨우들어갈 구멈에 참내...세개나 서로 들어가려다 셋다 못들어가고 다 밖에서 구멍만 막고 있어 ㅎㅎㅎ\"
\"하하하하 서로 못들어가고구멍 막앗어? ㅎㅎㅎㅎㅎㅎ\"
둘이 웃는다
\'나 간다 \"
\"응 그래 조심하고 와서 밥좀 조금먹어바\"
\"응\"
옥이가 뒤로 남편의 말을 시큰둥 듣는지 마는지 그냥 대답만 툭~하고 나가버린다
남편은 혼자 이불개서 놓고 옥이 벼게 쇼파에 얹어놓고 된장국에 밥을 그냥 말아서 김치 한가지 놓고 의자에 앉아 생각없이 티비을 겨냥한다
세상 얘기가 막 돌아가고 남편은 말없이 구겨 먹는다
그새 먹고 씽크대로 가 물에 주섬주섬 씻어 선반에 얹어놓고 문을 잠그고 홀로 나간다 언제인가 옥기 배울 받아본게 까마득하다
그시간 옥이는 섬강 다리 도착해 마스크를 벗고 산에 오른다
얄궂은 운명이 옥이를 바꿔버리고 애처로운 삶에 옥이가 행복을 늘 찾아본다
산길따라 옥이 숨이 차고 새벽산길 나무사이 부서지는 산안개와 빛이 아주 근사하게 옥이 머리위로 와사삭 거린다
하얀 거미줄이 예술이다
길게 동그랗게 초록아침에 흰거미줄이 이렇게 잘 어울리고 작품이 되어 옥이 눈에 확~들어온다
\"어쩜 이걸 누가 보겟어 나니까 보지 정말 아름답다\"
옥이가 여기저기 돌아돌아 거미줄에 명품인걸 인정한다
옷은 다젖어 몸에 달아붙고 면남방은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낡아서 당기면 찢어질 정도다
오늘도 샘터로 가 두바가지씩이나 마시고 내려와 다시 산을 오른다
조용한 새벽 산에 옥이가 훼방꾼이 되어 미리 떨어진 도토리를 잘근 밟는다
해는 중천에 떠있고 옥이는집에 와 옷을벗고 쇼파를 본다
하얀 쟁반에 포도한송이가 씻어져 놓여져 있다
남편이 오면 먹으라고 씻어서 놓고 간것이다
남편은 옥이 오면 멀 먹을까 생각해서 식탁에 ,,어느날은 쇼파에 어느날은 냉장고에 넣어 두고 간다
옥이가 옷을 벗은 몸으로 가서 두손으로 쟁반을 들어 올린다
\"여보 미안해 이렇게 하지말라고 내가 그렇게 말해도 왜 이렇게 해,,,,,나한테서 이제 그만 끈을 놓아야 내가 갈때 편하지,,,,\"옥이가 울면서 웅얼거린다
포도 한송이를 따서 입에 넣는다 아직 물이 마르지 않아 쟁반에 물이 흐른다
달콤한 포도맛이 입안가득하다
헐어서 벌리지 못하는그 입속에 포도가 가득하고 옥이 눈물이 흘러 내린다
쓰리고 따갑고 아리다 온몸이 오르가 드는듯 아픔을 즐기는듯하다
그래도 참고 먹는다
삼킨다
그리곤 냉장고에 남은 포도 송이를 넣는다
못먹는것이다
남편 생각에 옥이가 한알를 참고 먹고선 냉장고에 넣어둔것이다
(여보 ,,,나두 오래 당신 곁에서 이런 깊은 사랑 받으며 살고 싶어 그런데 그렇게 할수 없단걸 알잔아요 ,,,나 이제 그만 받아도 되요 난 갈때 내가 걱정이 아니라 남겨진 당신이 가버린 날 안고 어쩌지 못할 모습이 그려져서 내가 ,,내가 울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바늘구멍 까지도 날위해 산단말 아직 나 기억하고 있어요 하지만 ,,하지만 이제 그만해요 당신 두고 갈때 내가 수월할수 있게 해줘요 )옥이가 남편사랑을 부요 잡고 엎드려 소리낸다
적막한 집에서 가을 바람을 겹겹이 막아버리고 운다
창가 빛에 옥이 그림자를 바라본다
(저그림자는 안아플까 겉모습의 나니까 안아플것이다 나도 한번만이라도 저 그림자와 바꾸어 살면 안아플텐데 ............) 엉뚱한 생각에 옥이가 눈물을 훔치고 창문을 내다 본다
새벽에 도둑고양이가 뜯어논 쓰레기 봉지가 마당 한켠에 기대 아가리가 터져있고 새벽 고양이를 옥이는 생각한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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