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는 아들이 셋이나 된다. 울 엄마는 툭하면 나를 불러 놓고 딸은 나 하나라서 다행이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 시어머니는 아들은 넷이나 되는 데. 딸은 하나도 없다. 그럼 불행 하신건가? 싶기도 하고.
울 엄마는 며느리에게도 못하는 애길 나에게 허구헌날 전화한다. 이번에 고춧가루를 줄려고 했는 데.. 내 속상해서 안 줬다! 왜? 싸가지가 없어! 어휴! 그 싸가지는 나도 없다. 울 시엄니에게도 숱하게 들은 그 싸가지는 거시기처럼 무한대다.
울 아들이 불쌍하단다. 며느리 집안에 일이 생기면 맏사위도 아닌데 전부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한다고 그래서 울 엄마에게 달마다 주는 돈도 못 준다고 연락이 왔단다. 나보고 그런다. 개네는 왜그리 재수가 없다냐?
왜그리 재수가 없다는 며느리가 사실은 나이기도 하다. 등골을 빼먹는 니, 지 서방 잡아 먹을 년이니. 급기야 봄이 지나가기 전에 두 아이와 쫒겨났던 엄마 딸도 시어머니에게 그런 애기를 들어 었다구 ? 엄마? 하나 밖에 없어서 다행인 딸내미가 그런 소리를 듣고도 아직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구요?
믿음이 좋은 며느리라고 처음엔 제일 좋아 하시더니 이젠 왜 날 잡고 어쩌라고 유? 이쁜 며느리봤다구 자랑하시더니 그 믿음이 유효기간이 지난 거유? 시방?
시원찮은 딸내미 대답을 들으시고 울 엄마 또 성질 팩 내시더니 전화끊어! 이러신다. 그렇게 몇 칠 잠잠한 데 또 전화로 그러신다. 니네 최서방 올 벼는 많이 나올 거 같냐? 몰러! 아니 이것아? 니는 니네 농사도 얼마나 나오는 줄 모르니? 세상에 요즘 시어머니는 아들월급은 몰라도 사위 월급은 안 다더라..근디 너는 네 살림도 모르니 ..어이구? ..뚝..뚜 우 뚜 우... 또 울 시어머니처럼 끊는다는 말씀없이 전화를 끊으신다.
울 엄마 하나 밖에 안되는 딸이 조금 모자르다. 그래도 어쩌랴...세상에 하나 , 한 분인 나의 어머니인데. 사위가 농사 지은 쌀 한가마 가을 되면 택배로 붙인다고 전화 한 통 드려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