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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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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BY 낸시 2008-06-25

전업주부로 이십년을 살던 여자가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앞섰다.

내가 사업을 하면 돈을 벌 수 밖에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황당하다면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살면서 그보다 확실한 이유는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어려선 잘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꾸 느끼는 것이 나는 천성적으로 욕심이 적다는 것이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마음도 많지 않았고, 예쁘고 싶은 욕심도 많지 않았다.

사랑 받고 싶은 욕심도, 인정 받고 싶은 욕심도 많지 않았다.

없다면 거짓이겠고 형제들이랑 학교 친구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적었다.

큰언니는 지금까지 자기가 본 사람 중에 내가 가장 욕심이 적은 사람이란다.

작은 언니는 아이들이 자기 것을 챙길 줄 모른다고 이모인 날 닮았나보다고 한다.

울시어머니는 사람이 욕심도 있어야하는 것인데 내가 욕심이 없어서 탈이라고 하신다.

울이모는 사람들이 날보고 바보라고 할거란다.

내가 생각해도 별 난 사람이었다.

오년동안 일등을 유지했던 초등시절, 전학생이 그 일등자리를 빼앗아 갔지만 그만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교복을 입어야 학교 가는 줄 알던 시절 교복 살 돈이 없다고 교복 없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그닥 부끄럽지도 않았다.

여고 시절 꿈이란 것이 크면 거지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런 내겐 스트레스라는 것이 별로 없었다.

고등학교 삼학년, 모두들 진학준비에 밤잠을 설쳐도 난 밤낮으로 잘 잤다.

이모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이모는 날더러 고3이 맞느냐고 물었다.

툭하면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아이가  성적이 좋은 이유는 집에서 밤새워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아이들이 수군거렸단다.

그 말을 듣고 하하 웃고나서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가 나도 궁금했다.

욕심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평소실력이 시험지에 그대로 나타난다가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무심한 사람이다.

시어머니 생일도 시아버지 생일도 어버이날도 모르고 지나간다.

제사도 모른 척 하기 일쑤요, 명절에 시댁 행사에 불참할 때도 있다.

안부전화도 생각나면 한번씩 하던 것을 남편과의 불화로 그마져 그만 두었다.

그래도 시집 식구들과 얼굴 한번 붉힌 적이 없는 이유를 난 내가 욕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끼고 절약해서 모은 돈 시집 식구를 위해서 쓰는 일에 조금도 불만이 없다.

없어서 못 주면 할 수 없지만 내 손에 있는데 아껴 본 적은 없다.

난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가나 사랑 받는 사람 중의 하나다.

이유는 돈이건 몸이건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식당을 하겠다는 내게 누가 그 이유를 물었다.

퍼주는 것이 내 취미인데 맘대로 퍼주고 싶어서라니 그 맘이면 망할 걱정은 없단다.

식당을 하면서 가끔 팔 물건이 딸릴 때가 있다.

일하는 사람이 먹어도 되는냐고 물으면 그러라고 한다.

아끼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이든 손님이든 누구든 먼저 원하는 사람이 임자다.

 

어디서 이런 말을 들은 것 같다.

주먹을 꼭 쥐고 있으면 오는 복도 받을 수가 없단다.

손바닥을 쫙펴고 있어야 복이 앉을 자리가 생긴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런거라면 난 복 받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나처럼 평생 손바닥 쫙펴고 사는 사람은 틀림없이 복을 받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식당이든 무엇이든 사업을 하면 난 돈을 벌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주먹을 꼭 쥐고 사는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날더러 헤프다고 노냥 잔소리하는 남편에게 헤픈사람에게 돈이 모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들이 비웃는대로 난 요리를 모른다.

하지만  내것 아끼지 않고 손님에게 줄 줄은 안다.

그래서 재료는 비싼 것으로 쓰고 물건은 싼 값에 판다.

남편은 친구들까지 동원해 그런 나를 비웃었다.

하지만 난 끄덕하지 않는다.

모두들 비웃어도 난 부자가 틀림없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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