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경북 봉화에 위치한 청량산에 다녀왔어요.
사실 청량산은 숨어있는 산이라고 할까요?
경상도외의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구요.
저도 시댁이 그 쪽이라 오며 가며 하던 차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마음먹고 갔는데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토요일 오전 10시 반에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간간히 밀려서 42번 국도로
빠졌다가 다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오후 2시쯤 청량산 근처 봉화군 명호에 도착했어요.
개울에서 골뱅이를 잡을려고 가게에서 골뱅이 잡는 도구까지 사서 장소를 물색해
자리를 잡았는데 골뱅이는 보이지 않고 물도 낙동강 줄기라서인지 그다지 깨끗하지
않아 물놀이는 포기 했지요.
여름에는 래프팅을 많이 하는 지 곳곳에 래프팅간판이 눈에 띄네요.
강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포항친구가 사온 회로 술자리가 한판 벌어지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스름 할 무렵 예약했던 펜션으로 갔어요.
지은지 얼마안되어 깔끔하고 무엇보다 전망이 너무 좋아서 감탄했어요.
첩첩히 둘러싸인 산중턱에 있어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
짐을 풀고 친구가 외국갔다 오는 길에 사온 발렌타인 30년산으로
만남을 다시 축하하며 유럽 9박 10일 여행이야기를 들으면서 쉬다가
저녁은 야외에서 삼겹살 숯불구이로 자연과 더불어 경치를 음미하며
산에서 직접 캐왔다는 곰취와 갖가지 나물을 쌈싸먹었는데 술이 취하지가
않더라구요.
차 막혀 어딜 가는 게 귀찮아서 미루었는데 막상 시골에 가니
딴세상에 온 듯했어요. 밤에는 간간히 떠있는 별도 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토속된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바로 청량산으로 출발했어요.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약 20분 정도 걸어가니 산중턱에 청량사가 자리잡고 있어요.
아담하게 자리잡은 절인데 1년에 한번 산사음악회가 열리는데 산 비탈이 관중석이어서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하더라구요.
청량산은 주봉이 장인봉인데 해발 870m 인 그리 높지는 않아요.
6,6봉이라고 봉우리가 12개가 있는데 저마다 자태가 다르면서 봉긋봉긋 솟아있어요.
청량사로 부터 다시 가파르게 오르막을 걸어 올라갔어요.
계속 오르막인데다가 등산화를 신지 않았더니 좀 미끄러웠어요.
너무 힘들다고 중간중간에 쉬었는데
제가 법정스님이 지은 \'홀로 사는 즐거움\'에 나오는
노스님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의 침략을 피해 80이 넘은 노스님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왔다.
그 때 기자들이 놀라서 노스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토록 험준한 히말라야를
아무 장비도 없이 맨 몸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까\"
그 노스님의 대답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왔지요.\"
그 이야기에 동감하면서 한 걸음씩 1.3km 정도 오르니
작년에 시공했다는 하늘다리가 있었어요.
선학봉과 자란봉 사이를 연결한 다리로 높이는 70m 길이는 90m인데
건너갈 때 흔들림이 있어 고소공포증있는 사람들은 겁을 내기도 하대요.
젊은 남자들이 무서워 못건너는 걸 보니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리를 건너 밑을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장관이었어요.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지만 가을의 단풍도 아름답겠지만
특히 초여름은 신록으로 푸르러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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