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사실 몇일전 옥이가 친정에 나가서 용돈을 미리 드리고 왔다
\"엄마 이거 맛있는거 사 드세요\"
\'할머니 저도 조금드려요 이번달엔 적금이 더 들어가서 많이드릴수가 없네요 헤헤\"
\'아고 멀 주니 다들 어려운데 그리고 에미는 아픈데 네 얼굴 보여주는것만도 난 좋다 난 네 얼굴만 바도 좋고 네가 웃으면 안심이 되고 네가 먹는걸 보면 병이 다 낳은거 같아 내가 편타\"
\"엄마 나 갠찮어 나 보면서 걱정하지마 금방 죽나 머 사람 목숨이 바로 안끈어 진다고 엄마가 맨날 그랫잖어 엄마 걱정말고 맛있는거나 사 먹어요\"
\"그래 고맙다 우리 손주도 고맙고올때마다 주는구나 우리 손주 돈은 내가 얼마나 귀하고 중하게 쓰는지 우리 친구들이 눈을 흘긴다 저만 손주 있냐고 ㅎㅎㅎ그래도 난 \"그래 나만 있다 왜 니네들도 잇냐?\" 하고 내가 소리 지른다 아주 좋다 고맙다 잘쓰마 이번에도 ㅎㅎ\"
\"네 할머니 담엔 더 많이 드릴게요\"
옥이가 아들한테 고맙다
어느사이 아들이 커서 할머니 용돈을 드리고 푸근하게 할머니 감싸안고 웃는거 보면 대견하다
며칠후 정말 어버이날엔 옥이가 혼자 새벽에 산에 오른다
입구에서 친구를 만나 같이 오른다
\'오늘 어버이날이라고내가 서울 어머니 한테도 친정에게도 난 다 전화 올리고 다햇으니 편하네 ㅎㅎ우리 아들한테도 전화 받고 그멀리 외국서 전화하고 ㅎㅎ어버이날이라고말야\"
옥이가 같이 웃지만 씁씁하다
옥이는 사실 아들전화 새벽에 올줄 알았는데 아무 연락이 지금것 없다 그런 아들이아닌데 서운하기도하고 괘씸하기도 하다
땀을 흘리며 산에 올라가 맨손체조을 하고 내려왔다
가슴에 붉은카네이션이 오월에 햇살에 더 눈부시다
카네이션은 역시 오월달이다
\"댕크덩~\"
혼자대문을열고 들어와 음악을 틀었다
옷을 갈아입고 설거지 하고 정리를 하고 점심때가 되어간다
\"따르릉~따릉\"
\"여보세요?\"
\"엄마 저에요\"
옥이가 금새 밝아진다 웃음도 잇고
\"어 그래 아들아 왜? 아무일 없지?\"
\"네 오늘 어버이 날이라서 전화드렷슈`\"
\"일찍 하지 산에 갓는데 친구들이 전화 왓다하고 자랑하는데 난 할말이 없어서 그냥 올라갓다왔는데\"
\"그 시간엔 바쁘고 엄마도 산에 운동하러 가잔아 그래서 일부러 안햇지\"
\"그럼 문자라도 기다렷는데\"
\"ㅎㅎㅎ엄니 문자는이따가 1시에 들어 갈거에요\"
\"그래 그런것도 잇어? 시간 따져서 ? ㅎㅎㅎ그렇구나 고맙다 전화하고 문자 하고 ㅎㅎㅎ\"
\"네 엄니 항상 건강하시고 잘 먹고요 \"
\"그래 너도 잘 지내 네가 내 아들이라 내가 좋다 고맙고\"
\"네 엄니 이제 끈어야 되 엄마 사랑혀요~~~\"
\"그래 나두 \"
먹먹해진 수화기를 놓고 옥이가 시계를 본다
1시를 기다리는것이다
속으로 생각한다 (우리 둘다 1시면 신랑도 나두 똑같이 똑같은 문자 받겠지 ㅎㅎ)
옥이는 아들이 자신한테 하는것보다 신랑한테 잘하는게 더 보기 좋고 대견하다
항상 아들한테 말을 했다
\"ㅇㅇ야 엄마 없어도 아빠한테 잘 해야 되는거 알지 아빤 엄마 없으면 누구한테 밥달라 소리도 못하고 살거란거 알지? 네 부인한테도 밥달라 소리 못하고 살 양반이란다 하도 순하고 착해서 남한테 멀 시키는것도 멀 다란소리도 못하는거 알지 그러니 네가 잘해야 한다 네가 아빠 사랑 받고 자랐으니 네가 해라 아빠 불쌍하시다 엄마 만나서 매일 일만 하고 엄마 아파서 매일 병원서 허방하게 출근하고 먹을거 굶고 ..알았지? 잘해 드려라 엄마 없어도\"항상 이렇게 말을 했다
올핸 어버이날에 꽃도 없이 옥이가 혼자 눈부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랑한테 전화를 건다 웬지 맘이 서럽고 아프다
\"여보 나\"
\"응 왜? 나 눈물나고 서러워\"
\"아고 왜 ㅎㅎ우리마님이 왜 또 그래\"
\"어버이 날인데 꽃도 없고 향은네도 아까 가보니 꽃바구니 잇던데 부럽고 \"
\"아고 그랫어 그럼 내가 퇴근길에 꽃 사다 줄까?\"
\"그럼 우리 앞으로 아들이 멀리 있으니 우리 둘이서 꽃사다가 서로 달아 주는거야?\"
\"ㅎㅎㅎ그럼 어때 꽃만 있으면 되지 그치?
\"응 그래도 좋겠다 응 이따 사와 기다릴게\"
\"그래 울지말고 밥 먹어 알았지?\"
\"응\"
옥이가 다시 웃는다
마당에 철쭉과 카네이션꽃이 생글거린다
\"이 카네이션을 가져다 식탁에 꽂을까\"
옥이가 웃으면서 꽃잎을 만져본다
분홍과 붉은색이 선명해서 더 이쁘다
옥이가 장독대위로 가서 뚜껑을 열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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