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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보다가


BY 바늘 2008-04-11

연분홍 꽃이 보인다

 

바람이 한 가닥 불 때마다 꽃잎은 눈처럼 흩어져 날리우고 벚꽃 나무 밑은 4월 봄날에 한겨울

눈이 내린 것 마냥 소북소북  꽃잎이 지천이다.

 

크게 자란 벚나무 밑으로 줄 맞혀 세운 듯 병아리 닮은 노란색 개나리가 이제

가지 한쪽은 꽃이 지면서 초록 잎사귀를 삐죽삐죽 내밀고 화단 저쪽 탐스런 목련은 커다란 꽃잎이

어찌 그리 소담한 것인지 바라다보고 잠시 머믓거리는데 마음마저 꽃송이처럼 푸근해져 온다.

 

봄 봄 봄 봄이로구나~봄 봄

 

며칠 전 해마다  때를 놓치고 내년을 기약하던 회사 앞 여의도 윤중로 벚꽃 놀이를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가게 되었다.

 

마침 생일인 후배가 있어 생일잔치 겸 꽃 구경을 가게 되었는데 이미 다른 곳으로 이직한 동료까지

아름 아름 연락을 취하여 퇴근 후 모이게 되었는데 딸기에 키위, 체리까지 얹어진 생크림 케이크,

치킨, 족발에 김밥까지 고루 준비를 하였고 강바람 솔솔 부는 강변에 돗 자리를 펴고 시원한 캔맥주로

건배를 하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졌었다.

 

옮겨간 회사에 업무는 어떤지 급여 수준은 또 어떤지 정보도 서로 교환하면서 퇴근 후 출출한 배도

든든하게  채워가는데 그만 구로 쪽 직장에서 지하철로 여의나루역으로 온다던

동료가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하여 한 시간을 헤매다  도착하여 그 점이 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해마다 직장 사무실 9층에서 윤중로 벚꽃이 개화하면 그저 먼 발치에 서서 바라만 보았었는데

꽃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항상 며칠 사이로  봄비가 내리고 그 비가

한 두 차례 바람까지 동반하여 내리고 나면 늘 허무하게도 이미 꽃은 지고 흔적만이 남으니...

.

아무튼 그날 퇴근 후 정겨운 동료들과 강변에 앉아 기념 촬영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고 생일

폭죽도 팡팡 속 시원하게 터트리면서 순간 살아가는 삶의 묘미를 진하게 느껴 보았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 괴롭던 날들에는 꽃이 피는지 지는지 지금이 봄인지 가을인지 모든 게

무의미였으나 이제는 꽃도 보이고 향기도 느껴지니 살만한 세상인가 보다.

 

두어 시간 그렇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강변 잔디에서 생일 파티를 멋지게 하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윤중로 밤 벚꽃 꽃길을 따라 한참을 걷고 걸었다.

 

가로등 조명 불빛을 받아  비치는 꽃송이가 황홀한 아름 다움이었다

 

 

사십 중반부터 이제 오십 대열에 들어선 나까지 모두가 낮시간 직장에서 고단하게

근무하고 모였던 모임이었는데 오늘 그날 찍었던 사진을 후배 홈피에 들러서 보았더니

모두가 환한 미소속에 어찌나 아름다운지~

 

꽃 속에 꽃들이 활짝 피어 웃고 있더군요~

 

윤중로 벚꽃놀이~

 

해마다 바라만 보다가 올해 소원 푸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살면서 내일 하지 아니면 모레 할까?

 

마냥 느슨하게 미뤄오던 일들을 이제는 그때 그때  때 맞춰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오늘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PS---->에세이방 여러분들도 행복한 봄날 이벤트 많이들 계획하시고

즐거운 날들 많이 많이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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