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가 친정 어머니 지붕을 봅니다
스레트가 삭아서 엉기설기 비닐로 덮고 두꺼운 강목으로 그 위에 올려진 지붕입니다
구석엔 구멍이 나 있어서 쥐들이 대낮에도 지세상인양 드나들고 보일러 연통을 타고 거실까지 와서 밀가루 구멍을내고 냄비에 똥을싸고 나가고 씽크대 밑에 새끼를 낳고 밤엔 사람들이 살지 않는듯 다사락다사락 다닙니다
\"에미니? 비가 오는데 거긴 갠찬냐 우리집은 비가새서 아버지가 허리가 아픈데도 아까부터 비 맞고 장작을 가지고 지붕에 가서 비니루를 덮고 잇다야 아구 속상해라~~\"
\"엄마~~비 많이 오지? 많이 새요?어디가 새요?\"
\"거실에도 천장이 젖엇고 신발벗는데 잇잔니 거기선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야 아그 속상해라 장마철이 다가올까바 겁난다 비가 더오기전에 해야지 어디서 물엇더니 돈이 많이 든다는데...그냥 속상하다 불쌍한 요놈의 인생이 속상하다 그래서 그냥 너 한테 전화 해 밨다\"
옥이가 전화기 내려놓고 심난하다
그래서 이번 어머니 칠순때 부주 들어온걸로 지붕을 해 드리기로 형제들간에 약속이 잇어서 지붕을 해 얹는다
\"엄마 밥 해야지 아저씨들 밥\"
\"그래 벌써 한다 뽀글장 해서 드려야지 머가 잇나 우리집에\"
\" 엄마 갠찬아요 김치잇고 물김치잇고 조선간장 양념해서 날김 싸먹고 다시마 말린거 튀김잇고 그리고 나물도 잇네 진수 성찬인데 멀\"
\"그런가 ㅎㅎㅎ 아그얘 그러보 보니 반찬이 많구나 ㅎㅎ\"
\"아저씨 식사하세요 거기 지붕서 잘 내려오시구요 새거니까\"
\":하하하 아줌마 걱정마세요 우리가 하면서 깨지게 내려가겟어요 \"
\"그래두요 ㅎㅎㅎ\"
\"어구 반찬이 많네요 밥도 많이도 푸셧네요\"
\"반찬 없어도 많이들 드슈~` 우리집은 돈이 없어 반찬이 찍어먹을게 없어도 밥은 많이 펏어요\"
엄마가 밥을 수북히 퍼놓았다
밥상 한가운데서 뽀글이 장이 보글보글 바작바작 끓는다
\"밥이 참 맛있네요 물도 맛있구요\"
\"없는집에서 드시면 원래 맛있다우 많이들 드시~~\"
\"아네요 사먹는 밥보다 맛있는걸요 할머니 \"
\"고맙구려 그리 말해주니 많이들 하시구려\"
커피를 한잔씩 들고 나와서 아저씨들이 서서 마신다
나머지 반찬으로 엄마와 아버지가 드신다
옥이는 안먹어도 배가 불러 먹질 않고 웃기만한다
\"엄마 꺼먼색 갠찮지?\"
\"그래 좋다 야 비만 안새면 되지 머 좋은걸로 하면 머하냐 \"
양철 지붕을 기와처럼 만들 까만색 지붕이다 새것이라 반질반질 햇살에 반짝인다
처마도 양철로 마무리 햇다
용마루엔 무궁화 꽃을 그린 것으로 해서 넣었다
한층 멋스럽다
\"아구 집이 아침에 보던거 하곤 전혀 딴판이네 그려~`\"
\'자식들이해준다는구료 지들도 돈이 없는데\"
\"그래요 잘하나 못하나그래도 자식이고 요놈의 백성이라고 말하지마요 자식들이 이렇게 잘하는데 그렇게 자신을 구박하지 말아요 ㅇㅇ 엄마 이바 큰딸이라고 와서 신경쓰고 아픈데도 와서 웃고 얼마나 좋아 커피도 주고 ㅎㅎ\"
옥이도 웃는다
근데 어디서 왔는지 꺼먼 잠바 차림에 기지바지 입고 큰차를 세우더니 옥이 친정엄마를 보고 머라 말을한다
\"저~제가 딸인데 누구세요?\"
\"그러세요 전 여기 땅 주인입니다 지붕 한다소리듣고 왔어요 우리가 이땅에다 집을 지을거라고 말씀을드렸는데 이렇게 집에다 돈을 들이면 어쩝니까? 참내 애매하네요 와서 보면 두 노인네들만 사시고 해서 내가 당장 나가란소리못하고 그냥 보고가고보고가고 했는데 이렇게 집에더 돈을드리면 어떻게 나가라고 하겠어요?\"
\"미안해요 그런데 가랑비가 와도 비가 샌다고 하시니 어쩌겠어요 당장 나가라고 해도 지붕을 해야지요 언제 집을 지으실지 모르지만 나가라면 나가야죠 어쩌겠어요 걱정마세요 집을 지으시면 나갈게요 아저씨 그리고 그 동안 고마워요 신경써주셔서 \"
\"아닙니다 와서 보면 노인네들이 어렵게 사셔서 나가란소리 못하고 몇년후면 집을 지을거니까 그때까지 그냥 사세요 햇는데 이렇게 돈을 들여서 내가 나가란 소리 못하지 않습니까 기왕 이렇게 지붕을 하셧으니 또 몇년 사셔야지요 \"
\"그래요 고마워요 언제든지 공사 들어가면 나갈게요 걱정마세요 고마워요\"
\"그래요 갈게요 \"
\"네,,,안녕히 가세요\"
옥이가 맥이 풀리고 힘이 없어진다
그러찮아도 약을 많이 먹어서 기운이 없는데다가 이런소리 들으니 점심도 못먹은 옥이가 힘들어진다
\"엄마 우리 양철 지붕 남은거 아범이 가져간다니까 구석으로 몰아넣고 난 가야지 저녁인데 가바야지 집에\"
\"가기는 아범 언제 퇴근하는데 여기와서 밥먹고 가라 응? 아파서 그러냐?\"
\"아니 아범 늦는데 집에 가야지 내가\"
\"그래 그럼 또 언제 오니?\"
\"어디 집이 멀리잇나 언제 오니 하게 낼 다시 올게요\"
옥이가 그 지붕하는 아저씨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왔다
\"아저씨 이돈이면 맞죠 며칠전 계약금하고요 안세바도 맞을거에요 내가 다 해서 맞혀 놨거든요\"
\"그래요 그럼 그냥 가지요 허허허허 아줌마 하시는거보니 다 맞겠는데요 멀 담에 보면 차나한잔 합시다 오늘은 바빠서요\"
\"그러세요 잘 가세요\"
옥이가 웃는얼굴로 집으로 들어와 앉는다
그 아까 땅주인 아저씨의 몸매무세와 얼굴이 귀티나게 생기신게 생각나고 가슴이 시리다
칠십평생 잠 한숨잘 땅한평 없다니 ......
허리가 구부러지고 엄마는 반신불수인데 평생을 그렇게 사시다 가시게 생기셨다니 옥이가 가슴을 부여잡고 운다
\"어떻게 엄마 이렇게 내가 가슴이 아파요 서러움에 소리내어 운다
지붕을 해이어도 맘하나 편치않고 옥이도 아픈데 그런옥이가 맘이 고달퍼 울어버린다
아무생각이 없다
병이 더 심해져서 약을 한달치 못주고 일주일치 더세게 더 많게 준다는 의사 의 말에 옥이는 오줌에도 노랗게 약색이 묻어나오고 오줌에서 약 냄세가 진하게 난다
팬티 밑이 약물에 꺼멓게 삭아서 삶아도 안진다
그런 옥이가 지금 집에 혼자 앉아 불도 안킨 컴컴한 방한구석에 앉아서 숨죽여 운다
엄마가 아버지가 밉고 불쌍해서 옥이 서러움에 운다
갸여운 엄마 아버지....일하시는내내 그래도 좋으셔서 나무하나 잘나낸 지붕 조각을 주어서 구석에 조금 모아놓고선 허리가 아파서 양지쪽에 앉으신 아버지 키가 워낙 작으셔서 작은아이 앉은것 같은 아버지...그 옆에 어머니가 갸냘프게 서 있으신다
부잣집 담벼락안에 목련나무 그늘이 옥이부모님 머리에 드리운다
그렇게 평생을 그늘에 사신 부모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