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아직도 봄이 오기를 포기했는지
왠 겨울비만 추적추적 오던가
아니면 눈발이 날리던가 한다.
밝은 햇빛을 보기가 어려워서인지
몸과 마음이 가라앉고 있을때였다.
\"띵~~동~~~\"
현관 유리로 내다 보니 아무도 없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왠 남자아이가 도망가는 모습이 보인다.
학교와 가깝고 또 아이들이 있다 보니
가끔 우리집에 와서 장난 치는 아이들이 있는 탓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한국이나 여기나 아이들의 장난끼는 매한가지라서
낮에는 이렇게 벨을 눌르고 도망가는 장난을 하는 것이다.
귀여운 녀석들......ㅎㅎㅎ
그러나 며칠후...
또 \"띵~~똥~~~\" 하는 소리가 난다.
마침 현관 근처에 있던 나와
문에서 안을 들여다 보는 녀석의 눈이 딱 마주쳤다.
금발을 하고 베이지색의 잠바를 입은 녀석이다.
대충 누구인지 알것 같았다.
분명히 8학년 농구팀의 일원이 분명했다.
마침 7학년의 농구팀에 있는 우리 막내를 데리러 갈겸
차고의 차를 얼른 빼서 그 아이가 갈길을 따라 갔다.
역시나 베이지색을 입은 녀석과 다른 아이가
학교체육관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겁을 줄겸 그 아이들 앞에서 잠깐 차를 세우고서
아이들의 얼굴을 한번씩 들여다 보았다.
역시나 시치미를 뚝 띠고 있었다.
나도 속으로 \'이번만이야, 한번 더 하면 혼나!\' 하면서도
이곳 사람들 특유의 웃음을 한번 흘려 주고는
유유히 그아이들의 앞으로 가서는
우리 막내를 태우고 집으로 왔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은 장난을 안하겠지 하던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며칠후 근처에서 의사로 일하시는 할머니가 오셔서
같이 점심식사를 막 끝낸 직후였다.
시간은 방과 후였고 둘째는 헬스클럽으로 운동을 갔고
막내는 학교에서 농구연습중이었다.
지난번의 8학년의 농구팀 아이들에게는 공백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이날은 한번이 아닌 여러번을,
벨을 눌르고는 도망을 가고 또 와서 하는 것이었다.
하면 할수록 대담해지고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내가 문을 열고
\"더 이상 하지 마라. 나는 너희가 누구인지 안다.\"
라고 외쳤다.
그래도 아이들은 계속했다.
이번에는 문앞에다가 핫도그 반토막을 놓고 간 것이었다.
\"아니 쟤네들이 왜 저래? 돌같은 것은 안 던져?\"
하시는 말씀에
\"돌은~요? 애들인데요. 그러지는 않지요.\"
하면서도 내 속은 부글부글 하면서
\'이놈들을 그냥~~~>>..
장난으로 봐 줬는데.... 더이상은 없다.\'
그날 집에 온 우리아이들에게 말하였다.
다시 우리집에 와서 장난 치지 말라는 말을
8학년 아이들에게 말하라고...
우리 아이들이 그 말을 할리가 없다.
그냥 웃기만 한다. 장난이라고....
나만 화난 상태다.
또 이놈들도 혼이 나지를 않았는데
그냥 거기서 멈출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영어도 잘 못하는 한국아줌마라
더 깔 봤음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경찰에 신고 할수도 없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엄마인데 일을 크게 만들수는 없다.
그러나 내 한번 맛을 보여 주리라.
한국아줌마의 매운맛을....흐~~~ㅁ~~~
전에 중국할머니가 이곳 아이들을 보면
괜히 화를 내고 흘겨 본다는 말을 들었다.
손주들의 친구 아이들이 전화를 하면
중국말로 혼자 막 화를 내고 전화를 끊는단다.
이제와 생각하니 장난 전화에 시달리고,
동네 아이들의 벨 누르고 도망가는 장난에 시달린 것이다.
지난번 우리 아들의 휴지던지기 장난에
화를 냈던사람도 아이들의 심한 장난에 지친것이리라.
나도 계속 되는 장난에 시달리다 보니
남의 마음도 헤아려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제발 아이들이 여기서 그만 하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영악한 아이들은 내마음을 비웃고
또 모두 다 친구로 지내는 입장이니
내가 어찌 안 할것이라는 생각에 며칠후에 또 왔다.
이번에는 4명의 아이들이 와서는
현관앞에 여러가지 빈깡통, 돌멩이....등을 놓고
벨을 눌르고는 히히덕거리면서 도망을 간다.
내가 잡으려고 보니까 그중의 한명은 우리 막내의 친구다.
으휴~~ 내가 저걸 ....
툭하면 차에 태우고 다니고
우리집에 수시로 와 있고는 하던 놈이...
차를 몰고는 쫒아 갔다.
그 아이들은 안 보였으나 다른 아이들이 있어서
그 아이들(같은 농구팀)에게 말했다.
\"장난 칠려면 다시 우리집에 오지 말아라.
벨 눌르고 도망 가는 것이 한두번이지,
나는 이제 지쳐서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
나도 아이가 있기에 가만 있었는데 다시 한번 더 하면,
나는 이제 경찰에 신고를 할수밖에 없단다.
우리집에 왔던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렴.\"
이미 그아이들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내가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서
자신들이 그러지 않았다면서 그말을 전하겠단다.
그날 7학년과 8학년의 농구게임이 있던 날이었는데
한국아줌마가 무지무지 화가 났다는 말이
농구팀에 쫙 돌았고 한편으로는 겁도 났었나 보다.
학교에 수시로 찾아 오기도 하는 아줌마이고
우리 아이들이 한 말을 들어 보면 걱정도 되리라.
또 선생님들이나 코치의 귀에 들어 가면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도 있었으리라.
어떤 아이는 우리 막내에게 와서는 자신은 아니라고
나에게 말해 달라고 하더란다.
결국 장난을 친 놈들의 명단이 내 귀에 들어 왔다.
그러나 우리아이들이 봐 주라고 한다.
그럼 봐 줘야지 내가 어째,
자식앞에서는 힘없는 엄마인것을...
그렇지만 그날,
나는 그 아이들이 돌멩이등을 놓고 간 현장을
사진 찍어서는 상자속에다가 보관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야단을 쳤다.
\"나는 이렇게 증거도 있고 증인도 있으니
누구든지 한번만 더하면
그때는 그대로 경찰서로 직행이다.
우리집에 접근 금지를 시킬거야.
이 말을 아이들에게 꼭 해.\"
이렇게 약간은 오버를 하면서 우리아이들에게 말하였다.
장난은 항상 웃고 넘길정도로만 해야지
도가 넘으면 상대방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라면서
중국할머니의 입장도 설명해 주면서
특히나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이 장난을 해서는 안된다고...
시골이라 갈데도 많지 않고,
집에 가기는 시간이 안되다 보니
우리집에 와서 장난친 놈들을,
나도 이해는 하지만 아이들이기에 가르쳐야만 한다.
또 내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의 기회도 되고...
(장난은 정도껏, 그리고 아닌것은 단호히 거부하는..)
아이들은 착하고 순진도 하지만 때로는 영악하기도 하고
심지어 간혹 잔인 하기도 한 것이 아이들의 속성이다.
그러나 교육이란 것이
그 아이들 속에 있는 악한 것이 나오지를 못하게 억누르고,
선한것이 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교육에 있어서 학교의 교육만이 다는 아니리라.
학교, 가정 그리고 사회가 모두 한마음이어야 하리라.
이 놈들 또 와서 장난만 쳐 봐라.
그냥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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