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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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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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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며 (4)


BY 오월 2008-04-01

\"웅이 아버지 이리 오시요 냉큼 오시요.\"

아직 꿈나리를 헤매고 있는 남편을 향해 아침이 소란스럽다.

따끈한 커피에 잘 먹지않게 되는 우유를 먹고 ,먹일 요량에 단지만한

머그컵에 찰랑거릴만큼 우유를 부어 두 잔을 마련해 놓고 남편을 깨운다.

나이를 먹어가며 말 잘 듣는 남편이 되기로 작정이나 한 듯한 남편이

비척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웅이 아버지 나 오늘 축하해 줄 일 있어요 나 축하좀 해 줘!\"

의아해 하는 남편손을 끌고 체중계앞에 세워두고 살짝 체중계 위로 올라 선다.

\"앗싸 4자 ㅎㅎㅎㅎ\"

남편이 손을 높이 들어 하이파이브.

 

주말이면 가끔오는 딸아이를 조수석에 태워 다니다 보면 언제 부턴가 말이

없는 딸아이가 자꾸만 혼자서 중얼거린다.

잘 들리지 않아 무심코 넘겼는데 어느날 많이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세상에 딸아이가 혼자서 중얼거린 말들은 이런것이였다.

뚱뚱한 사람이 지나쳐 갈때마다

\"아줌마도 할 수 있어요.\"

\"당신도,할 수 있어요.\"

\"나도 했답니다.\"

우린 마주보며 웃었지만 딸아이 마음을 알기에 가슴이 많이 아팠다.

2,6키로 아주 작은 몸으로 세상에 나왔던아이 등에는 검은털이 시커멓고

머리는 나오다 한번 걸렸나 커다란 혹을달고 참 밉상을하고 세상에 나왔었다.

 

근데,그 어린놈이 얼마나 순한지 그저 배만 부르면 혼자 놀고 자고 남들이 말하기를

아이하나 거저 키운다했다. 눈,코,입 또렷또렷 쌍꺼풀진 눈에 속눈썹 달아노은것같은

검은눈 사진 콘테스트에 한번 내 보내 보라는 권유를 받을만큼 통통하고 예쁘게

자라던 아이가 점점 살이 찌기 시작하더니 초등학교 때 아동복을 입지 못할만큼

중고등 학교때는 80키로를 웃돌기 시작했다.

교복을 사러 가서는 들어서지도 못하게 하는 곳도 있었고 다른곳에 가봤자 없으니

여기있는 이 옷을 입으라기에 선택에 여지없이 옷을 사면서도 아이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그 하나만으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곤 했었다.

먹자고 드는 아이를 말리는 것 이것도 아마 안해본 부모는 그 아픈심정을 모를 것이다.

 

울고 싸우고 딸아이가 받을 상처를 지켜보는 마음

하지만 고 3 딸아이는 3개월에 걸쳐 대학준비의 하나라며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오로지 음식 조절과 인터넷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참고삼아 25키로를 빼고 큰 키에

날씬 빠꼼이가 되어 대학에 갔다.

그렇게 게으르고 마음만 좋고 결단력도 없어 보이든 아이가 정해진 시간외에

아무리 맛있는 음식으로 유혹을 해도 먹질않는 모습.

내 딸이 그렇게 무서운 결단력이 있었다는 사실 자식을 다 안다 생각한 어리석은

깨달음 168키에 55키로 하지만 아직 본인의 기대치에 못미친다며 열심히 운동하며

부지런히 사는 딸아이가 참 대견스럽다.

 

나 역시 힘들어지면 제일먼저 하는 것이 다이어트다.

회사를 줄여가듯 가정 생활의 모든것을 줄여야 하는데 일을 가진 사람이다 보니

입성도 신경이 쓰인다. 아이들이 집에 있을때는 그래도 먹일것 먹이고 입을것

입혀야 하기에 제대로 해보질 못했는데,아이들이 없는집 힘들어진 경제 사정

모질게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뚱뚱한 냉장고 냉동고 비우기 아이들 헌옷 챙겨입기

화장품 샘플 굴러다니는것 챙겨쓰기 등등

어느날은 톡특한 냄새의 화장품이 있어 살펴보니man이다

내가 언제 써보겠어 남자 화장품을.....

남편보고 나 이제 거뭇한 콧수염이 숭숭 나면 어쩌지 하면서 남편과 깔깔웃었다.

 

밋밋하게 사는것 보다 이런 삶들은 탄력이 있다 통통 튀기도 하고 쫀득쫀득 쫀득

거리기도 하고 고무줄 처럼 죽 늘어지기도 또는 오그라 들기도 아들의 청바지가

쏙쏙 내 몸에 맞는다. 요리보고 조리봐도 분명 몸매가 잡혀가고 있다.

얼마전 그 유명한 몸짱 아줌마는 이제 탤런트로 데뷔를 한다지.

작은키 못난얼굴 탤런트는 못되어도 나 환희에 찬다.

도전할 것이 있다는 거 얼마나 축복된 삶인가.

그 과정또한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가.

이제 내 목표치 4자 체중계 앞으로의 계획은 내 나이와 내 몸무계가 함께 가는거.

모임에서 그런다.

\"밥도 안먹나 봐 아니면 운동을 무지 열심히 하든지 허리에 군살이 하나도 없네\"

그런 소리를 들을 때 난 이렇게 가증을 떤다.

아침일찍 출근하지요 하루종일 업무보고 밥해주고 저녁에 들어가면 할일은 또

얼마나 많게요.저처럼 막사는 사람도 아마 없을걸요.

그리고선 늦은밤 난 행복에 겨워 있다.

요건몰랐지 요건몰랐지 하면서

오늘밤도 난 거울앞에 발가벗고 서서 이렇게 외친다.

볼록나와 아직 남아있는 똥배야 고맙다.니가 있어 내가또 이렇게 열심히 사는구나.

 

딸아이의 중얼거림을 그 아팠던 마음을 오늘도 헤아려 보며.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나도 했는걸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누군가 말 했다면 그것이 어찌 내것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아자아자 파이팅!!

인생 무엇이냐 내가 그 주체가 되어 살아가고 있음이 참 인생아닐까.

내 의지로 살 수 있는 삶일때 우리는 게으른 삶을 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 힘겨워도  과정또한 소중하기에 오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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