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
그냥 오늘도 잘 살고
아마 낼도 그럭저럭 살고..
좀 시간이 흐르면 늙은 아줌마가 되겠지요.
아직 늙은 아줌마닷컴은 없는 것 같고
만든다면 가입을 당연 내가 젤 먼저 일겁니다.
늘 물가가 우리들 관심사이지요.
그래도 아직은 콩나물이나 두부는 젤 만만하고
된장 만들지는 못해도 맛은 기차게 맞추는 미각이라
저보고 청와대입이라나요.
그래도 전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금방 구운 붕어빵을 뜨거워서 호호 불고 먹으며
다녔더니 어딜 여자가 길거리에서 먹고 다나냐고 막 그러는 거예요.
괜찮아..난 아줌마야..
누가 이쁘다고 한 번도 더 돌아보거나 봐 준 적 없는 데
뭐 그런 게 걸리적 거리냐구?
울 동네 근처에 오일장이 서는 곳이 있는 데.
튀김도 단팥죽도 칼국수도 즉석에서 팔아 참 맛있어요
제가 이 칼국수를 참 좋아하는 데.
백발이 성성한 한 할머니가 옆에 앉아계시고
그 앞에 좀 젊은 할머니가 그러시는 겁니다.
\" 아휴..형님같음 집에 계셔도 괜찮은 데 장사까지 할려면 월매나 힘들꺼나?\"
\" 그녁 나이가 워찌 된디야?\"
\" 인자 칠십이지라..\"
\" 에비비...내가 그 나이라면 시집가겄다. 이런 시장통에서 장사는 안 헌다아!\"
옆에 있던 저나..그 옆에 계신 수염이 덥수룩한 할아버지나 칼국수파는 아줌마가 박장대소하십니다.
시집 가신다는 그 백발할머니가 갖고 나온 집에서 담근 집된장이 모두 얼마나 되냐고 했더니
다 사가지 말라네요. 오천원치만 판다고 하시는 데. 그래서 오천원어치 샀지요.
저녁에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정거장 근처는 맨 논이고 밭입니다.
아직 봄은 멀고 겨울바람은 쌩쌩부는 데. 세상에나 겨울냉이가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다닥다닥 서로 엉겨붙어 살고 있는 겁니다. 보라색 자연산 냉이, 누구네 여편네 눈두덩이에 색조화장 한 것 처럼 푸르딩딩하게 잎키워 내는 그 냉이를 뿌리째 뽑았습니다.
겨울 저녁에 지는 태양도 오늘은 참 붉습니다.
물론 바람도 차갑지요.
시집가신다는 할머니 된장에 겨울냉이를 넣고 오래 오래 지졌더니
그 냉이향기가 기찹니다. 아휴...글쎄 밥 두그릇을 비벼먹고 배불러 테레비를 틀었더니
테레비에서도 무슨 먹거리를 연방연방 생중계를 해주네요.
그래도 그런 것 보다. 더 구수한 된장찌게가 더 맛있었지요.
울 아들이 삼월에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데 여행가방을 찾으라네요.
근디 그 가방이 도무지 어디서 봤는 데.생각이 안나요.
있다가 아빠오면 물어 봐라? 했더니
엄마는 아는 게 뭐여?
뭐시 이눔이 엄마한테 대드냐? 했더니 아들이 그러네요.
\" 그러니께 맨날 아빠가 미련한 곰퉁이라고 그러지?\"
그래서 저두 한 마디 했습니다.
\" 그 곰이 네 곰이냐 ? 짜샤~~?\"
오늘은 이렇게 살았다고 보고를 드립니다. 끝!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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