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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레를 널다가


BY 김효숙 2008-02-08

아침 햇살 받으며 빨레를 너는 행복 또한 새롭다

집에서 햇볕을 바라보며 빨레를 널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주일에나  한가롭게 베란다에 서 본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겨울 찬바람조차 훈풍처럼 느껴짐은

시간에 쫓기지 아니함이라.

 

빨레를 널다가 아침햇살에 눈이 부셔 가슴이 따스해져 온다

빨레를 널고 문을 닫으려다가

대나무로 된 채반위에 말라가는 무우말랭이가 나에게 한마디 던진다

 

이제 그만 햇볕에서  데려가 주세요 한다

얼른 물에 불려 가족에 아침 사랑 차리셔야죠?

나 혼자 웃는다

우리집 베란다에는 계절이 올때마다 미리 말려둔 나물들이

신문에 곱게 말려 두루두루 싸여 있다.

무우첨시레기 무우 말랭이 질경이 나물 취나물 고구마 줄거리.......

호박 나물... 아무리 바빠도 겨우살이 나물은 다 말려 놓기 때문이다

나물을 채반에 말릴 때  난 행복하다

곱게  고운 햇살 받으며 말라가는 나물들이 새롭게 태어날 그 맛이

궁굼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번이나 집에서 밥을 해먹는데.

저 나물들을 언제나 해먹을까.. 나혼자 웃는다

작년에 말려 놓은 나물들이 해를 넘겼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맛있게 무쳐서 우리 가족 맛있게 해주어야지..

 

아주 작고 소박한 꿈들이 내 어깨에 내려앉는다

아주 작은 행복들이 고운 햇살 안고 내  무거운 어깨를 풀어준다

 

효숙씨 ! 힘내기에요

난 문을 닫으며 웃었다

바람과  햇살과  구름으로 곱게 말라 나를 웃게 해주는 나물들을

바라보면서 비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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