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거요~.
가방에 살짝 넣어주는 쑥떡.
이런 진짜 쑥떡을 구경해본지가 얼마만인가.
그저 쑥조금, 쑥향만 나게 한 인절미나 연한 쑥으로 갈아서 넣은 인절미만 보다
이렇게 말린 쑥을 몽땅 넣고 만든 진짜 전라도 시골떡을 오늘 받았답니다.
지난 여름 70대의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와서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를 시어머니는
요즘 나오시질 못하고 며느리만 나오는데 덕을 보낸겁니다.
봄날 들녘을 다니면서 뜯어 말린 쑥으로 삶아서 쓴 물을 우려 내어 만든떡을 가방에 넣어주는
이 이국 며느리는 이쁘기도하고 당돌하기도해서 \"특별생활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하소연을 가끔 듣게 되는데 아들의 사랑이 도가 지나치고 이 며느리는 \"예쁘다,예쁘다\"하니까 걸핏하면 어머니게 대든다며 하소연을 하십니다.
왜 선생님 말씀은 잘 듣는데 시어머니에게는 큰 눈을 홀기고 대드는지 괘씸해하는 시어머니께는 요즘
시대상황을 말씀드립니다. 나이들고 어른이 더 감싸고 사랑하면 결국 내식구 내 자식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이 젊은 각시들에게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가르치고
어른들에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를 하루에 다섯명 이상에게 하기.
마나지 못하면 전화라도 하기.
할 사람이 없으면 선생님에게라도 전화해서 하기를 숙제로 내 주었습니다.
\"숙제 검사 할까요?\"라고 하고 직접 발표하게 합니다.
경어법에 서툴지만 가족은 물론이고 이웃이나 사회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경어법을 훈련시키고
제대로 사용하기위해서 이런 훈련을 하고 있는데 시어머님게서 눈치채신 모양입니다.
덕분에 저는 극존칭의 인사를 매일 받고 연습시키고 있습니다.
쑥떡은 시어머니의 선물이랍니다.
그런데 이 쑥떡이 정말 맛있어요.
뙤약볕에서 이 쑥을 뜯어 늙은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만들었을 떡이 감사하고 주름진 손등이 생각나
마음 아픕니다.
여러님들 설 잘 쇠고 내년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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