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무용을 배우는 곳에서 몇몇 엄마들과
친구처럼 가까워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보면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부부지간인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그 속내는 참으로 다양하기도 하다.
두 엄마가 있다.
나와 비슷하게 결혼 20년차이면서
외동딸과 외동아들을 둔 그녀들.
세 아이들을 키우는 나로썬
그녀들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로움이 마냥 부러웁기만 한데
부부생활을 들여다보면 꼭 부러운 것만은 아닌것 같다..
한 엄마는 결벽증에 가까운 아니.. 결벽증임에 분명하다.
예를 들어 외출하고 오면 무조건 현관 앞에서
먼지 묻은 옷을 다 벗고 들어온다고 하니..
그런 그녀가 조심스럽게 남편과의 부부생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자기는 병이라고 할 정도로 결단코 싫단다...아니 병이란다.
“근데 어케 애는 생겼대?.. 누구처럼
결혼생활 중 손가락 꼽을 횟수만큼 한겨?~^^*“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 말은 곧
농담이 아닌 사실임에 우린 또다시 놀라고..
말 많은 아줌마들 가만있지 않고 한마디 한다..
“자기는 병이라 치지만 아저씨가 넘 불쌍하다..--;”
하지만 제 삼자의 생각과는 달리 그 부부 역시
그 무엇으로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그녀의 미소를 보면 느낄 수가 있었기에 ..
감히 부부생활로 행복을 가름할 수 없음이리라....
또 다른 엄마의 이야기다.
수줍게 큰 눈을 깜빡이며 조용히 말을 하는데...
“난 말야.. 지금도 잠자고 있는 남편의 얼굴만 봐도 넘 좋아~^^*.”
“헉! 뭐셔?..시방...... 죽고 싶은겨?..
지금 모두들 결혼생활 20년 넘어설랑
내손이 네손같고 네손이 내손같은 이싯점에서
권태기에 우울증에 사람 환장할 나이에
이게 무신 자다 봉창 두둘기는 소리래~$%$%^@~.”
하지만 오십인 나이에도 그녀는
새댁처럼 우리에게 수줍게 말한다.
..얼굴만 바라봐도 좋다고...
순간 모두들 천연기념물 바라보듯
탄식에 가까운 외마디 물음을 던진다..
“진짜??.......”
“웅..지금도 남편 안 들어오면 못자겠어..”
그 말을 들은 엄마들 제각각 멋퉁가리 없이 툭툭 내뱉는다.
“우린 잘 자는데.....-.-^ ”
“맞아 ..들어와도 몰러.ㅡ,-;”
“생사만 확인하고 자믄 되지무신~ ㅡ,,-^”
하여간 신기한 부부일세....
“그럼... 아저씬 바람 한 번도 안 피었겠네?”
“아니..한 2년 핀적 있었지. ”
“헉!! 모냥~.......\"
그리곤 그 바람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었다.
..바람을 피려면 자기몰래 피우라고 했다나...
허긴 도둑은 쫒는거지 잡는거 아니라했다.
(그래도 두둘겨 잡아삔다..그래야 후환이 없재~ㅋㅋ)
\"그래도.. 남편이 좋아?”
“웅..”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어쨌거나 그런 마음을 갖을 수 있는 자긴 참 복 받은겨~”
물론 모두들 남편을 사랑한다.
하지만 수 십년 결혼생활에 아직도
남편의 얼굴을 보면 가슴 설레이고 사랑스러운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 몇이던가..
\"안쓰럽고 불쌍해 보일때는 있더라... \"
모두들 입 모아 그리 이야기 하는데
그 엄마만 유독 아직도 남편이 멋있다고 하니..
그래서 우린 아무 죄 없는...아니
오로지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다는 죄..
그거 하나만으루다가 죄인 다루듯 하나하나 묻기 시작했다
“당최 얼마나 멋있길래 그런겨~빨리 불어봐~ 조사하면 다 나와~.”
키 몸무게 성격..취미..남의 남편 신상조사를 막 끝낸 후..
우린 마치 심판관들 처럼 마지막 최후질문에 들어갔다..
“그럼.. 자기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과 다시 살고 싶은가?”
우리들의 질문에 그녀는 짧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니!!”
그녀의 뜻밖의 대답에 모두들 놀라 물었다.
“왜애???” *.*;
“음...이렇게 좋은 남자를 나 혼자만 차지하면 안되잖아 ~
다른 여자들도 한번 살아봐야지..^^*“
ㅎㅎㅎ
웃지 못할 극과 극의 두엄마를 보면서
잠시나마 ..부부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사랑도 미움도 그 모두 사랑일진데...
지금 우린 어느 무게로 사랑을 지탱하고 있는지..
과연...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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