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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BY 올리비아 2008-01-31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무용을 배우는 곳에서 몇몇 엄마들과

친구처럼 가까워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보면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부부지간인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그 속내는 참으로 다양하기도 하다.


두 엄마가 있다.

나와 비슷하게 결혼 20년차이면서

외동딸과 외동아들을 둔 그녀들.


세 아이들을 키우는 나로썬

그녀들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로움이 마냥 부러웁기만 한데

부부생활을 들여다보면 꼭 부러운 것만은 아닌것 같다..


한 엄마는 결벽증에 가까운 아니.. 결벽증임에 분명하다.

예를 들어 외출하고 오면 무조건 현관 앞에서

먼지 묻은 옷을 다 벗고 들어온다고 하니..


그런 그녀가 조심스럽게 남편과의 부부생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자기는 병이라고 할 정도로 결단코 싫단다...아니 병이란다.


“근데 어케 애는 생겼대?.. 누구처럼

결혼생활 중 손가락 꼽을 횟수만큼 한겨?~^^*“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 말은 곧

농담이 아닌 사실임에 우린 또다시 놀라고..


말 많은 아줌마들 가만있지 않고 한마디 한다..


“자기는 병이라 치지만 아저씨가 넘 불쌍하다..--;”


하지만 제 삼자의 생각과는 달리 그 부부 역시

그 무엇으로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그녀의 미소를 보면 느낄 수가 있었기에 ..


감히 부부생활로 행복을 가름할 수 없음이리라....


또 다른 엄마의 이야기다.

수줍게 큰 눈을 깜빡이며 조용히 말을 하는데...


“난 말야.. 지금도 잠자고 있는 남편의 얼굴만 봐도 넘 좋아~^^*.”

 

“헉! 뭐셔?..시방...... 죽고 싶은겨?..

지금 모두들 결혼생활 20년 넘어설랑 

내손이 네손같고 네손이 내손같은 이싯점에서

권태기에 우울증에 사람 환장할 나이에

이게 무신 자다 봉창 두둘기는 소리래~$%$%^@~.”


하지만 오십인 나이에도 그녀는

새댁처럼 우리에게 수줍게 말한다.

..얼굴만 바라봐도 좋다고...


순간 모두들 천연기념물 바라보듯

탄식에 가까운 외마디 물음을 던진다..


“진짜??.......”

“웅..지금도 남편 안 들어오면 못자겠어..”

 

그 말을 들은 엄마들 제각각 멋퉁가리 없이 툭툭 내뱉는다.

 

“우린 잘 자는데.....-.-^ ”

“맞아 ..들어와도 몰러.ㅡ,-;”

“생사만 확인하고 자믄 되지무신~ ㅡ,,-^”


하여간 신기한 부부일세....


“그럼... 아저씬 바람 한 번도 안 피었겠네?”
“아니..한 2년 핀적 있었지. ”
“헉!! 모냥~.......\"

 

그리곤 그 바람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었다.

..바람을 피려면 자기몰래 피우라고 했다나...

 

허긴 도둑은 쫒는거지 잡는거 아니라했다.

(그래도 두둘겨 잡아삔다..그래야 후환이 없재~ㅋㅋ)

 

\"그래도.. 남편이 좋아?”

“웅..”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어쨌거나 그런 마음을 갖을 수 있는 자긴 참 복 받은겨~”

 

물론 모두들 남편을 사랑한다.

하지만 수 십년 결혼생활에 아직도

남편의 얼굴을 보면 가슴 설레이고 사랑스러운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 몇이던가..


\"안쓰럽고 불쌍해 보일때는 있더라... \"

 

모두들 입 모아 그리 이야기 하는데

그 엄마만 유독 아직도 남편이 멋있다고 하니..

 

그래서 우린 아무 죄 없는...아니

오로지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다는 죄..

그거 하나만으루다가 죄인 다루듯 하나하나 묻기 시작했다


“당최 얼마나 멋있길래 그런겨~빨리 불어봐~ 조사하면 다 나와~.”


키 몸무게 성격..취미..남의 남편 신상조사를 막 끝낸 후..

우린 마치 심판관들 처럼 마지막 최후질문에 들어갔다..


“그럼.. 자기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과 다시 살고 싶은가?”

 

우리들의 질문에 그녀는 짧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니!!”


그녀의 뜻밖의 대답에 모두들 놀라 물었다.

“왜애???” *.*;


“음...이렇게 좋은 남자를 나 혼자만 차지하면 안되잖아 ~

다른 여자들도 한번 살아봐야지..^^*“


“뭐셔!!!아우증말~재수없떠~!!@#$#%@@~”


ㅎㅎㅎ

웃지 못할 극과  극의 두엄마를 보면서

잠시나마 ..부부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사랑도 미움도 그 모두 사랑일진데...

지금 우린 어느 무게로 사랑을 지탱하고 있는지..


과연...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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