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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진짜 일 하기 싫은 때가 있다.


BY 그대향기 2008-01-07

 

 

넓은 거실엔 온통 양말짝이며 마시다 만 물컵,

 머리 감고 던져 놓은 젖은 수건, 찌그러진 우유팩,

보다가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신문쪼가리,

머리 말리고 감아 놓지 않고 길~게 펼쳐 둔 헤어드라이기,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정말 신경 쓰이는 아이들의 긴~~~~머리카락들

텔레비젼 보면서 기댔던 넓은 쿠션

일복 갈아 입고 벗어 둔 런닝머신 위의 양복과 와이셔츠

애견이 신문지 위에 해 둔 응가

네방에 골고루 분산돼 있는 이불과 베개

현관에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벗어둔 신발 신발 신발들.....

.

방 4개와 거실에 골고루 어질러진 잡다한 물건들이 밖에서 들어오는 나를 반길 때!

으ㅡ 악 소리라도 질러버리고 싶을만큼 지독하게도 어질러 놓았다.

초등학생도 아닌데 도무지 치우는 것엔 빵점들이니....

잔소리에 협박에 회유에 돈으로도 매수까지 해 봐도 고쳐질 기미가 없다.

반짝은 되는데 꾸준한 이음이 없다.

씽크대 개수대에 라면이나 볶음밥을 해 먹고 아무렇게나 쳐벅아둔 냄비나 그릇을 볼 땐

정말이지 몽땅 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알만한 나이들인데 오로지 내 손만 의지하려드니 왕 짜증이다.

세탁물 분리대를 사 뒀지만 실행이 안되고 있다.

벗어서는 가장 편한 방법으로 부엌 가스오븐 옆에 휙 ㅡㅡ던지면 끝~~~

난 빨래는 끝내주게 잘 한다.

누가 벗어두기만 하면 끌어 모아 세탁기에 마구마구 돌려 버린다.

때로는 색깔 옷을 구분 안하고 섞어 세탁하는 바람에 건조 후에 알록달록 꽃~대궐이다.

아끼는 옷이 그 지경이되면 딸아이들의 원성에 귀가 다 아플지경이다.

엄~마!

또 예요?

난 몰라. 어쩔거예요.

뭐 어째.

속에다 입지.....(약간 작아진 음성으로  ㅎㅎ)

학교 다닐 때는 바빠서 그런다지만 요즘 방학을 해도 마찬가지니 내가 교육을 잘못했지

하는 자책감이 든다.

 어릴 때 잡으려고 안치우면 모두 버린다고 엄포를 내리고 진짜 버릴려고 감추어

뒀었는데 아이의 놀란 얼굴을 보는 순간 허물어지고 말았으니 이 우유부단함.

엄마가 집에서 탱자탱자 노는 것도 아닌데 정말 난감하다.

맨날 고함도 못지르고 좋게 달래도 금방 잊어버리고.

진짜 어느 날은 바닥에 어질러진 물건들을 죄다 소각해 버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밖에서 수련생들이 500 명이 넘으면 많이 피곤한데 집에 오면 맞이 하는게 온통 폭탄맞은

거실이며 방들이니....

이라크에 떨어진 미군 폭격기의 폐허가 이럴까?

아무 것도 안하고 세수만 하고 자고 싶지만 그렇게는 잠이 안오고 발부터 씻고

진공청소기로 넓은 거실 두루룩  밀고

막대걸레에 극세사 걸레 부착해서 쓱싹쓱싹

바닥 끝 순서는 스팀 청소기(요즘은 진공청소기와 스팀청소기의 일체형이 있다던데)

수세미에 주방세제 몇방울 묻혀서 휘리릭 뽀드득 쏴쏴쏵 그릇 씻고

양말짝들 세탁기행

방마다 다니며 침대위 이불 정리 평탄화 작업

애견 용변처리

거실 화장실 앞 파우더룸 정리

베란다에 꽃이 피었나 졌나 인사하고

두개의 화장실 세척락스 뿌려서 쌰쌰쌱 훌렁훌렁

일사천리가 따로 없다.

발에는 신는 걸레 신고 날은다 날라.

 

 

그러다보면 땀도 나고 적당히 사람사는 집 모양새 나온다.

꽤 넓은 집인데 어질러 놓으면 완전 시장바닥이니....

주부가 때로는 싫은 때가 있다.

똑같이 밖에서 생활하고 들어와도 치우는 것은 여자 몫이니.

어쩌다가 남편이 봐도 본인이 너무 한다 싶으면 커다란 비닐봉투를 들고 와서는

아무거나 다 넣고 버린다는 통에 불안해서 곁을 안 떠나고 있으면 방에 들어가 있으란다.

버릴 것과 안 버릴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남편은 자기에게 소용되지 않는 것은 모두 버림에

해당한다.

남편이 비닐에 넣어두고 서재로 들어가면 도로 꺼내야 할 지경인데 완전히 맡기지도 못해.

 

지치고 힘들 때는초강력 대형 청소기로 확 빨아버리고 싶다

요즘 둘째나 큰애가 진짜 가끔 씽크대 그릇은 씻어둔다.

자기네들도 쬐끔 미안했던가 보다.

난 완전 결벽증은 아니고 제자리에만 있어준다면 만사가 좋을 것 같다.

주방물건이 주방에 자주 있고 수건들이 세탁기 주변에만 있어 줘도 좋겠고

양말은 진짜 싫은게 맨날 뒤집어서 벗어두니 씻을 때 마다 또 까뒤집어야 하니

기본적으로 자기가 만진 물건은 제자리에만 두면 치울 일도 없으련만.

훈련이 잘못되어 내가 고생이다.

너무 깔끔 떠는 것도 문제지만 너 ~~무 산만해도 문제는 심각하다.

 

혹시 저와 같은 애로사항으로 고생하시는 분 어디 없으세요?

좋은 방법 아시는 분도 알려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상금이나 상품은 추후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일간지나 월간지로 대서특필하지요.

 

전 400 명 3박 4일 수련회 끝내고

내일부터 300명 2박3일 수련회 합니다.

속히 연락주시면 제가 좀 편하겠습니다.ㅎㅎㅎㅎ

복 많이 받으시고 이웃사랑을 실천하시는 님들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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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반지름 2008-01-07
    어떻게 이런일이 가끔하기 싫어요. 부지런함을 타고 나신듯하네요. 그러다가 병나시겠어요. 똑같은 일상이죠. 사실 하루 한시간만 휘다닦처리하면 일사천리긴 하지만. 아이들과 남편이 돕지 않는다면... 정말 심각하죠. 가끔 도우미 덕을좀 보는건 어떠신지...
  • 김해선 2008-01-07
    저도요~ 직장맘의 비애인듯,,, 어쩜그리 다들 똑같은지 ㅋㅋㅋ퇴근후 집에가면 울집은 큰폭탄이되어있고, 아이들은 눈치보느냐고 애쓰고잇고 그때그때 제자리에 정리하면 그다음은 좀쉬울텐데,그게 쉬운일은 아닌가봅니다,공감100ㅎㅎㅎㅎ행복합시다 내가사랑해야할 가족들,,,,,,
  • 오월 2008-01-07
    문제는 아마도 그대향기님이 말씀은 이렇게 하셨지만 직접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 아닌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초등학생도 없고 일하는 엄마가 애완견 변까지
    ....이건 좀 문제가 그리고 러닝머신 하나 사면 집안에 온통 몸짱 나올줄 알았는데
    비싼 옷걸이로 쓰는건 우리집과 같고요 ㅎㅎㅎ 탱자탱자 노는건 어차피 여자는
    못해요.ㅎㅎ 탱자가 없기에 한번 웃으시고 힘내세요.
  • 정자 2008-01-07
    헤헤..전 날라리주부...방법이 뭐 있나유.. 난 했는 데..열심히 했는 데..이것도 한거냐? 막 이러면 전 양보를 합니다..잘하는 사람이 청소하기..반찬 다 먹을 때까지 다른 메뉴는 절대 없슴!! 히히..양말 세수 할 때 빨기..이건 제가 잘 못해요..그래서 양말 한 이틀 더 신지요..글고..제가 잘 못하니까..할 수없이 가족들이 하데요..자립형 개인화!!!..근디 이거 당첨이 될려나 모르겠네요..헤헤
  • 그대향기 2008-01-07
    반지름 님.우리 동네는 다 할머니들 뿐이라 진짜 피곤할 땐 도우미라도 불러보고 싶어도 없어요. 때로는 빗자루로 쓰 ㅡ윽 밀어 놓고 자기도 해요.타고난 부지런함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편 입니다.님의 앞날에도 즐거운 일들이 있기를....
  • 그대향기 2008-01-07
    김해선 님. 가끔씩은 안먹이고 싶고 안 입히고 싶죠? 그러면 설거지도 빨래도 없으니까....ㅎㅎㅎ양말 뒤집어 벗으면 신을 양말 안준다고 했더니 한 이틀? 반짝은 바로 벗더니 꽝! 버릇들이기 정말 힘드네요. 네 네. 행복합시다 같이 모두 다
    오월 님.애완견은 딸이 갖다 두고는 이뻐만 하고 뒷치닥거리는 내 몫이네요.
    런닝머신의 변신은 무죄?
    허리를 수술하고는 아예 안 올라가고 딸들이 가끔 아~주 가끔 뛰어요.
    직접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절대 아니고 식구들이 장소 이동만 하니 원...
    정자 님.우리 집에는 양말 전용세탁기가 따로 있어요. 작은 드럼세탁기로.
    양말을 한 열흘 모아서 양말만 건조되는 세탁기에 넣고 씽~씽 막 돌리죠.
    그래서 우리집엔 양말 무지하게 많답니다.ㅎㅎㅎㅎ
    자립형 개인화 !매력 있네요.한번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네요. 감사합니다.
    .
  • 바늘 2008-01-07
    김장 천포기, 400명 500명 수련회... 그대 향기 아우님은 도데체 그 파워가 어디서 나오는건가요? 게다가 아컴에 마음 쓰린 식구들까지 다 쓰다듬어 주니 그 세심한 고운 마음은 도데체 어디서 샘솟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향기 아우님 다시 한 번 고마워 여러가지로...
  • 그대향기 2008-01-08
    언~니야.제 에너지의 원천은 가족입니다. 타고난 성품도 덜덜이고 낙천적인데다가 남편이 그걸 이해해 주고 아이들도 엄마가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라니 그저 좋을 수 밖에요. 늘 착각에 빠져 지냅니다요.ㅎㅎㅎ많은 봉사자들이 오고가고 또 오고가고....그렇게 15년이 지났답니다. 늙지 말래요. 저보고. 무슨 수로 안 늙겠습니까만 늘 밝게 푼수끼 넘치는 제가 이쁘데나요? 그런가요? 정말일까나?.....
  • 박실이 2008-01-09
    ㅎㅎ 자업 자득 이니라~~ㅎㅎ 요렇게 이야기 할수밖에 없나이다. ㅎㅎ 건강 돌보면서 일도하구 그러세요.
  • 그대향기 2008-01-09
    박실님. 요즘은 애들이 쪼금씩 철이 듭니다. 요쪽 조쪽 치우는 것도 하고 저녁엔 엄마를 돌아가면서 주물러줍니다. 그 재미로 또 하루를 씽씽돌이로 살고.....
    연속되어지는 수련회로 발바닥이 불이 난다는 표현...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면 거의 주일만 빼고 그러고 삽니다. 이젠 조금씩 여기저기가 비정상으로 움직이려 하네요.전 사람만 많으면 언제든 활기가 넘치는 중증입니다.
  • 미오리 2008-01-10
    ㅎㅎㅎ 그대향기님 ~ 님의 생활이 생동감이 넘쳐서 좋아보입니다
    선청적으로 타고난 좋은 성품때문에 곁에 있는사람도 잠시 머물다 가는이도 님의 편안한 마음이 그리워 다시찾는것이지요 수없이 오고가는 사람마다 님의 부담없이 솓아놓는 정성을 마음가득 담아가지고 다음을 기약하며 가는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 그대향기 2008-01-10
    체력의 한계를 느낄만큼 수련회가 일주일에 두개씩 500~700명 에약이 되고 실행이 될 때는 입에서 단내가 훅 ㅡ훅 나요.그래도 저를 보며 즐거워하고 제가 한 음식을 먹고 맛있었다 칭찬해 주면 마약을 먹은 사람처럼 다시 쌩 ㅡ쌩.....
    겨울방학을 여름방학을 저는 그렇게 보내요. 다이어트 ???따로 안해도 됩니다요....워낙에 음식욕심도 없고 많이 먹으면 부대끼는 기분이라서 일정 양 이외에는 절대 안 먹어요.남편은 23년 결혼 생활 중에 제가 과식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대요.봉사자들을 위해서라도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늘 밝게 살자 가 제 생활 신조랍니다 .미오리 님의 생활에 제 넘치는 에너지를 보냅니다.
  • 정혜숙 2008-01-16
    새벽 4시반 기상해서 밥해먹고 현장에 6시30분 그때부터 정신없이 작업하고 아홉시경 새참먹고잠시 쉴 겨를 없이 일하고 또한점심 먹고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 했건만 제때 돈을 주지 않으니 일 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아마 이천 화재 사고로 돌아가신 분 중에도 노임 못받고 돌아가신 분도 계실수도 일용직들의 고달픔을 어디에다 하소연 할까요|
  • 하늘사랑 2008-01-16
    바쁘고 힘들게 돌아가는 생활들...집에 오면 쉬고 싶은데 도와 주는 사람 한명 없고 서글픈 현실이지만 향기님은 그래도 그런생활속에서 행복을 찾으면 잘 살고 계시는것 같아요.
  • 농촌사랑 2008-01-18
    전 제가 그렇게 어지르고 살아서 이제 결혼해서 살려니 정리정돈 하는데 넘 힘이 듭니다. 하기 싫거든요 ... 아이들에게 정리하고 사는 법을 꼭 가르쳐줘야 할거같아요 ... 타고난 천성인 것 같아서요.. 아이들은 나 안 닮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그대향기 2008-01-18
    농촌사랑 님. 처음 만나네요? 반가와요 , 아컴 방에서....저희집 둘째도 무지무지 어질러 놓는 편인데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ㅎㅎㅎ뭔가에 집중하는 편인데 정리는 잘 안 해요. 엄마의 수고나 자신의 청결은 안중에도 없고 연구에만 정신을 쏟아요.
    님도 조금 힘드신가 봐요?. 나이들면 더 힘들거든요.ㅎㅎㅎ
  • 그대향기 2008-01-27
    정해숙님. 어떤 일을 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힘겨움이 느껴지는 글이네요.그래도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기지 싶어요. 성실함이 무기잖아요. 아줌마의 은근과 끈기로 해 보시고 좋은 일거리 나오면 다시 시작하는 거지요. 기회는 기다리는 사람의 몫이니까요.열심히 하시고 힘들면 가끔 푸른 하늘을 마셔요.
  • 그대향기 2008-01-27
    하늘사랑 님.이름이 참 맑아서 좋아요.저의 생활이 많이 바쁘고 힘은 들어도 애들이나 남편이 속을 섞이지 않아서 감사해 하며 살아요. 특별히 야단스럽게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앞으로도 주 ㅡ욱 이 일을 하면서 기쁨으로 할려고 합니다. 단 , 체력이 뒷받침되는 날 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