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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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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수다를 떱니다.


BY 정자 2007-12-28

여기는 그냥 와야 됩니다.

뭘 재고 , 또 싸고 지고 오는 것 없이

빈 몸으로 와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글을 읽으면 또 잊어야합니다.

그걸 시험 보듯이 밑줄치고 외우고

빨간색 형광펜으로 색줄을 표시해도

다시 들춰보는 것은 처음보다 더 어렵습니다.

예습도 안하는 데 복습은 쉬운 게 아니듯이.

 

우리가 한 해를 다 보내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을까

곰곰히 생각하지만, 잃은 것이나 잊어버린 사실들은 또 얼마나 쌓엿을까

생각하면 심란해집니다. 곧  우울증 걸릴 것처럼.

 

눈치도 필요없습니다.

살다보면 그 눈치도 재테크나 어디 취업에 발을 동동 구를 때나 노심초사 할때나 요긴하게

쓰는 것이지. 절대 여긴 그 누굴 염치불구하고 늘 와도 탈 안납니다.

 

제가 벌써 아컴에 들락날락한지 오년이 넘어갑니다.

새삼  참 새롭고. 지난 기억이 더 오롯하네요.

이렇게 물 흐르듯이 지나서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더욱 근사하게 살든가. 아님 더 싹싹하게 상냥하게 인사를 해 둘 걸 후회도 해 봅니다.

 

할 수 있을 때 그때가 가장 좋은 때라고 했던가요?

그냥 이렇게 궁시렁거리다가 시들해지면 휘리릭 사라지는 사이버세상을

휘젓고 다닐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사람팔자는 시간팔자라지요?.

울 아줌마들도, 지금 금방 새내기된 새댁들도, 앞으로 또 아줌마가 될 미래의 여성에게도

늙은 아줌마의 신세한탄을 어디서 읽어 볼 수 있을까요.동네 마실 다니는 옛날이나 가능한거죠.

 

서로 말을 안해서 많이 하지 못해서 통로가 막혀버린 상태인데.

이 때는 누군들 귀만 있으면 통사정이나, 아니면 하소연이나. 시끄런 수다를 풀어야

홧병 안 생깁니다. 뭐든지 예방은 쉽습니다. 치료는 그래서 더욱 어려운 것이죠.

 

글로 수다를 떨어야 합니다.

그래야 밑바닥에 고여 있는 슬픔이 배인 아픔이 헝클어져 부상하면.

하나씩 하나씩 손맛 댕기는 낚시꾼처럼.

특히 빈둥지증후군이나. 애덜 지 알아서 인생찾아가는 길목에서 의젓하게 손 흔들어주는 엄마가 되려면 어디라도 소가 언덕에 만만하게 비비듯이 비벼 댈 곳이 있어야 합니다.

 

만들어 놓은 장소는 무진장이죠.

그냥 와서 보고 듣고 읽어도 돈 안듭니다.

읽으면 반드시 댓글 한 줄이라도 쓰는 연습을 합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고맙다고.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행복하다고, 감사하다고 수 백번 쓰면 이게 다아 나에게 그만큼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비록 때와 상황이 다르게 더디게 오지만 이런 것을 기다리는 연습은 또 한 즐거움이 추가가 됩니다. 달리 즐겨찾기가 아니죠.

 

아컴에 오래 된 회원이고 연장자이시고 작가님들도 많이 계신 줄 압니다.

이젠 서로 글쓰기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니 여담이라도 골목에 배인 아리고 쓰린 사는 애기도

삐뚤 빼뚤한 철자가 틀린 수다라도 실컷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울화통터지는 일이라도 쓰다보면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구나라는 자가진단도 하게 됩니다.

 

어디 원리원칙에 철자 하나 딱딱 맞게 띄어쓰기 신경쓰다보면 제대로 된 수다 못 떱니다.

너무 긴장한 것은 더욱 부담을 안겨 줄 수도 있구요.

열 받아도 있는 그대로 풀다보면. 오히려 신선한 나를 발견한 경우도 있었지요.

 

 

그동안 아컴에서 읽었던 글들이 내 인생에서 한 지표가 되고,

곳곳에서 안 보이게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한 것을 그냥 고맙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드린다는 게 좀 미안했습니다. 답례를 해드려야 하는데.

 

해갈이가 얼마 안남았기에. 할 수 있을 때 해야 겠기에

중언부언 수다를 떨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누리시길 아컴에 기원드립니다.

 

정자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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