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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9

양아치


BY 꽃단이 2007-11-09

남편과 그는 오랜 친구였단다.

\" 재수씨?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였는지 알아요?   해해해...  우리는, 부랄친구유!  \"

그렇구나.     너나할것 없이  벗고, 툼벙 뛰어 들어 같이 놀았구나.

\" 그래요?  하하하...   지금도, 제일 좋아하고 있어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거 아시죠?   \"

부랄 친구라니...   우습진 않다.   

그렇다고,  당황스럽지도 않다.     내가 부끄럽지도 않다.   내 것도 아닌데... 뭐.

누군가 그랬었지.    친해지려면 목욕탕에 함께 가라고 했지.

 

그는, 만날때마다 예전 모습보다 순진해져 있는듯 하다.

우리는, 그를 만날때마다 예전 모습보다 교활해져 있는듯 하고...

처음엔,  낯을 가리는 내게 그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존재?   그랬었다.

그의 얼굴엔 화상으로 깊은 상처가 있다.    도둑질한 흉과,  딘흉은  숨길 수가 없다했던가?

\" 깜짝이야!   재수씨가 저를 좋아한다는 줄 알구유.    저도 이 놈을 제일 좋아해요.  믿고.  \"

남편을 믿기까지야...   놀랍진 않다.

그렇다고,  의심스럽지도 않다.     내가  부담스럽지도 않다.    내 것도 아닌데... 뭐.

누군가 그랬었지.    사람을 믿느니 개를 이뻐하겠다고 했지.

 

그는,  영화  \' 약속 \' 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었다.

그래서,  비디오테입을 구입했다나?    정말, 감동 받은 눈동자였다.

그러더니,  어느날 여의사인가,  약사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했다.

결혼도 생각중이라고도 했다.

나이차이도 심하게 난다고 했다.

결혼까지야...   걱정이 됐다.

그렇다고,   속지말라고도 못했다.    내가 생각해봐도 아니다.    내 것도 아닌데...어쩌랴.

누군가 그랬었지.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야 잘 산다고 했지.

 

그 사람은 그랬다.    얼굴은 누가 보아도 무섭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남을, 잘 믿었다.

그 사람은 그랬다.    의리가 있었다.    누군가 아프면,   선뜻 몇백을 쥐어 준단다.

남편은,  그 몇백을 주었노라는 말을 듣고는 미안해 했다.

정말 어려울때 돕지 않았기에...  도울 수 없었기에 미안하다 했다.

우리가 돕지 않은 사람이 한둘이더냐?  

남편은, 마음에 여유라도 누리며 산다는 생각이 든다.    한약찌꺼기 씹는 기분이든다.   

아뭏튼,   그 죽일놈의 잘 믿는게 문제다.

죽일놈의 믿음으로 결혼을 했더니,  남걱정 할 여유는 죽이게 없다.

 

누군가,  항구에 몰래 밀수입한 명품티샤쓰라고 만원에 사라하면 극비리에 구입했다.

극비리에 구입해서,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떠들며 자랑했다.    

\" 이거가 잎쌔노랑여!   몰래 밀수입한겨!  \"  라고 자랑했다.

어떤, 샛노랑 싸가지의 소유자가  \' 입센노랑 \'  이라고 그를 속였나보다.

천천히 떡잎부터 알아봐야 하는데...   하긴,  떡잎을 알아보는 내가, 음흉한거지.

떡잎이 건강하여도,  나는 사람 믿길, 두려워 하지.   아니...  음흉하게도 믿는척 하지.

그는, 꾸밈이나 속임을 모를듯한  억새풀에 손을 베이면서도, 

억새풀 소리가  기러기 노래하는 소리라고 믿는다.

속여도 믿고,  속지 않아도 믿고,  정작 자신은 얼마나 믿을까?

그러나,  그는 떡잎부터 보고서도  믿는다.

그러니,  어려서도 나쁜놈였다는 후배양아치새끼에게 돈을 빌려주지. 기어이 못 받지.

속여도 주고,  속이지 않다도 주고,  정작 자신은 얼마나 남았을까?

흔히,  양아치라고 하지만...   글쎄.  그를 보면  글쎄?  하면서 답답해진다.

 

그는 또, 어린날의 기억을  그리듯 잘 이야기 한다.

그가, 옛이야기를 하면, 어릴적 뻥이 센 친구의 허무한 거짓말처럼 그렇다.

진실을 알면서도,  거짓말에 빠지는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 기억속엔,  그가 언제나 대장였다.   

거짓말에, 빠져보는 교활하고,  음흉한 나.

 

음흉한 내가, 거짓말에 빠졌다가 나오며, 미안한 마음에 그를 추켜 세워 본다.

그는 대장이다.   나름 대장처럼 살고 있다.   그를 추켜 세워 본다.

대장이 별건가?    부하 잘 거느리는게 대장이지.

사내대장부가 별건가?   여자 맘 아는척 하는게 대장이지.  

남편에게,  퇴큰길에 재수씨 떡볶이와 순대 좀 사 주라고 하는 사람.

그러게.  많이 따뜻하지만, 보잘것없는 군것질거리를,  남편은 사들고 오는 날이 없었지.

대부분 그럴테지?    내가 나이 들어 요즘, 사람들을 몰라서 그런가?  

아내가, 결혼전 친구와 웃으며, 거리에서 먹었을 맛과 기억들까지, 귀엽게 여기며, 

품안에 식지 않게 먹거리를 품고 돌아 왔으면 좋겠다.  

1000원어치, 2000원어치, 3000원어치의, 행복이 얼마나 커질지는 상상을 못할테지.

상상을 잃어 버린 남편을, 가엾다고 여기며 사는 진짜 가여운 아내가 된 나. 

하하하  웃자. 웃어보자.  어쩌겠나?   왜 사냐고 물으면 웃으라더라.

 

언젠가,  그 사람이 그러고 살 길 바란다.

아내를,  생각만해도 행복한 가장이길 바란다.

양아치가, 부인에게는 양아치로 보일 수 있을까?  

아닐거다.    가장으로 보일게다.

그러면,  누구에게나 양아치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점점 그는 변할것이다.     행복한 가장으로 세상을 전부 책임지려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양아치도,  우두머리도, 경찰도,  변호사도,  대통령도,  근로자도,  누구도누구도...

사랑을 하는가 보다.    결혼을, 하는가 보다.

단 한사람이,  축이 돼어 준다는 것.    고마운일이지.

좋게 생각하자면,  끝이 없다.   

나쁘게 생각하자면,  \' 뒈지고 말지! \'  로 끝나고 말지만 말이다.

끝도 없이 좋게 생각하여서,  그에게 말하고 싶다.

\"  양아치여 결혼하면, 잘 살 수 있다!  \"

그러나,  말 안 한다.  못 한다.  

잘 못 살고, 양아치로 계속 살게되면,  \"  차라리 뒈져라!   \"  하고.

슬프게 양아치탓을 해야 할테니.   내가 좋게 생각한 건 꿈이라고 해야 할테니.

 

결혼전엔,  참으로 순수하였는데, 

양아치같은 남편을, 만나서  양아치같은, 인생을 살게 됐다는 여인에게 

 \"  양아치를,  사랑하라!  \"  라고 말해 주면, 큼직한 돌이 날아오겠지?    아프겠지?

그러니,  양아치가 어찌 살든,  양아치같은 삶을 계속 살게 되든...  신경쓰지 말자.

내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 삶은 양아치같지 않다고, 음흉하게 버티면 된다.

 

어둡다.  자야겠다.

그가 오늘은,  저녁값이 있었나? 없었나?  

걱정까지야...   궁금친 않다.

그렇다고, 추운날에 별걱정 다 한다.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내 것도 아닌데...

누군가 그랬었지.      \'  너나 잘 사세요 \' 라고 했었지.

 

그러니, 이제 잠이나 자자.    어여.

그래도,  \"  양아치여 사랑하라!   양아치를, 사랑하라!  \"  혼자 작게 말하면 누가 뭐라할까?

내 입으로, 내 집에서,  작게 말해도 뭐라하면, 

\" 뒈지든, 살든 너나 잘 사세요! \"  라고 말해줘야지.  

하하하.   웃자.    왜? 웃냐고 물으면,  웃지 그럼 우냐고 해야지.

내 상상은, 자유고 내 것인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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