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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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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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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BY 일상 속에서 2007-07-04

 

남의 먹기 힘들다더니... 동안 밥만 먹었던 나... 정말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 나는 아이들의 교육비라도 벌어보겠다고 일을 시작한지 3일째다.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 행정 도우미>란 사업이 올해 7월부터 시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척추장애 5급의 복지카드가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이다..

기본급 83만원에서 이것저것을 떼고 받는 돈은 고작해야 70만원이라지만... 그래도 안 버는 것보다 났다 싶어서 도전을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초과된 인원수로 처음엔 떨어졌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중도 포기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내게까지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엔 거주관할 동사무소에 배정되어 업무를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4km나 떨어진 동사무소로 배정되었다. 요즘 같은 불경기...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변변한 학벌과 자격증, 기술...도 없는 내가 이것저것 가릴 형편이나 될까?


7월부터 출근이라면서, 연락을 받은 것은 6월 29일경이었다.

출근 여부를 알려주며 보충을 덧붙였다.

출근(?) 첫날,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관할구청 5층 대강당으로 오라는 했다.

첫 출근, 결전(?)의 그날...각오를 다지며 목적지로 향했다

내 스스로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일을 하겠다고 지원했으니 자존심 따위는 집안 장롱 깊숙이 집어넣고서...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근무시간만큼은 공무원과 같았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편한 일이겠거니 생각했다.


출근시간 9시보다도 20분이나 빨리 관할구청에 당도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함께 나와야만 했으니 정신없이 바쁜 아침을 보내야 했다.

자전거로 출. 퇴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장맛비가 내리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해야만 했다.

출근하는 많은 인파 속에서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뭔가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색다른 기분까지....

그런 마음이... 1시간도 되지 않아서 깨져버릴 줄이야...


구청의 대강당,

9시 정각이 되어 구청의 장애인 담당자가 들어왔다.

크고 작은 각자 다른 장애를 지니고 있는 18명의 장애인들 앞으로 사람 좋게 생긴 담당자가 입을 열었다.

“요번이 첫 번째로 국가에서 장애인을 상대로 시행하는 사업입니다...... 중간 생략...... 우리는 모두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벗으면 잘 보지를 못합니다.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 안경이라는 보조기구를 사용해서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은 본능적으로 장애인을 기피합니다. 이번 사업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을 하셔서 다음(정규직이 아니라 6개월 단위로 정규모집을 한단다.)에 모집을 할 때에는 동사무소마다 ‘우리도 장애인 행정 도우미를 보내주십쇼.’라고 부탁하게 만드십시오...”

2시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담당자는 걱정과 의안이 되는 이야기를 해댔지만...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이야기라고는 <일반인은 본능적으로 장애인을 기피합니다. 나도 예전에는...>라고 서술한 말 몇 마디뿐이다.

비참함에 눈물이 핑 돌았다. 집안 장롱 깊숙이 집어넣고 온줄 알았던 나의 자존심이 어느새 내 마음 한 가장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리라... 겉으로 멀쩡한 사람도 간이식을 해서 장애등급이 5급이 되었다는 늘씬한 미씨도 있었는데 강당 문밖을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시무룩했다.

식대도 나오지 않고 어느 사람은 자비를 들여 통근 비를 지출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나만큼이나 모두 의욕을 다지고 온 사람들이었을 텐데...

문 밖을 나서는 장애우들, 동질감이 들어서인지 서로를 바라보는 낮선 시선들에서도 정감이 느껴졌다.

중년의 한 아주머니께서 내 곁을 스치며 독백처럼 말했다.

“에이...하다가 못하겠으면 관둬야지...”


그분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작은 자존심이나마 소유하길 바라는 오지랖 넓은 마음으로 나는 입을 열었다.

“그래도 6개월은 채우는 쪽으로 해보세요. 돈을 떠나서, 다음에 시행될 때에는 담당자 말처럼 ‘우리 동에 장애인 좀 보내주세요.’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맡은바 일은 충실히 해보자구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사실 일 말은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스스로의 다짐이라고 표현해야하나...


각자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배정지 향해서 뿔뿔이 흩어졌다.


슈퍼나 시장에서 물건을 배달하는 것도 아니고 ‘장애인을 보내주세요’라니...

거기다 공무원인 자신들도 상황에 따라서는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음식물 쓰레기도 치워야 하니 어떤 일이 주워지건 간에 열심히 하길 바란다나...

분명 장애우를 생각해주는 듯한 말이었지만 소견머리 작은 내 귀에는 분명 담당자부터가 장애우들 보다 한 계단 위에서 내려다 본채로 우리를 대하는 말투였다..


장애...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생긴 우리들의 괴로움들이다.

결코 자신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짊어진 무거운 짐들인 것이다.

잘나가던 연예인도 한 순간에 장애인이 되어 결코 상관없을 것 같았던 삶을 살아야 했을 때의 상실감과 고통을 팬들도 지켜봤을 것이다.


누구나가 모두, 나와는 절대로 상관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때가 오는 게 아닐까?

내가 장애를 가진 것도, 지금의 궁핍함을 겪는 것도...

내 의도와는 상관없는 삶들이다.

장애란 생긴 모습이나 행동이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러니 장애인들이 정상인들을 상대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장애인들은 보통의 정상인들보다 정신적으론 강건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척’하는 연기를 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상인이 장애인을 상대로 우월감을 느낀다거나 자만심을 느낀다면... 그 사람이 장애인만도 못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모두 동등하다.

단순한 사고를 지닌 우리 인간들은 그것을 때때로 망각하며 사는 것 같다.

어떠한 상황에서건 내가 그래도 저 사람보다 났다는 우월감을 느껴보려 안간힘을 쓰고들 있으니 말이다. 순간순간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배정된 동사무소에서 업무를 한지 3일째가 되었다.

다행인지(?) 복인지(?) 담당자의 말처럼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음식물쓰레기를 만질 일은 없는 곳에서 근무를 하는 것 같다. 아직 며칠 지나지 않았으니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동사무소의 규모도 일반적인 낡은 건물이 아닌 지하 2층을 포함한 총 7층에 외관도 멋진 신축건물이다. 거기다 이 더위에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사무실에서 <전, 출입 전산 업무>를 보고 있다. 단점이라면 정신적으로 피곤할 것 같다는 것...

그동안 수없이 다니던 동사무소, 그곳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공무원들을 볼 때마다 속으로 팔자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경험하지 않고는 그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없는가보다.

‘체험 삶의 현장’이란 TV 방송을 통해서 유명인 들이 곧잘 하는 대사,

“그동안 이런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좋은 경험을 하고 갑니다.”

라고 하는 18번 대사처럼... 나 역시 좋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채권, 채무자들의 초본 발급이나 타인의 건물 주민별 세대 열람 등... 종류도 다양한 양식에

본인이 아닐시 위임장을 보고 출력 여부를 확인하며 작성하는 양식 등... 그다지 좋지 않은 내 머리가 매순간 제대로 긴장을 하고 있다.

3일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를 하고 당황해하는 나를 보고 곁에 있는 공무원들께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공무원 본인들도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수십 년을 했어도 난해한 부분들이 생긴다는 설명까지 덧붙여주셨다.

내가 하는 이 일이 며칠이 되게 될지, 최소한 1달은 채우게 될지 그것도 아니면 6개월을 넘어서 다음 기회까지 연장해서 업무를 하게 될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취직을 하겠다는 각오 하에 임했던 마음과 출근하기 직전까지 다짐했던 마음가짐을 간직하고 한다.

예전에 나라면...이런 구차한 상황에서 거기다 급여까지 작은 일 따윈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하려고도 않았겠지만... 지금의 나는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강해져야한다는 마음이 지배적이다.


나의 이 글이 모든 것을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다.

장애인을 대하는 정상인들의 시선이나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바라보는 민원인들의 시선들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눈높이의 잣대를 제공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곳에 있는 동안 나는 중개인으로써, 대변인으로써 노력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 같다.

막중한 책임감(?)마저 든다.


혹여...여러분들이 동사무소에 들렸을 때 <행정도우미>라는 문구 앞에 앉아있는 장애우가 있다면 따뜻한 눈빛으로 수고한다는 말씀한마디 전해준다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분명 용기를 내어 좀더 당당하게 세상을 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결코 쉽게 놀며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곳에 있는 3일 동안 벌써 이곳에서 벌어지는 몇몇 해프닝을 겪었다.

그동안 일상이 비슷했던 관계로 소재가 다양하지 못해 스스로 슬럼프로 빠져들었던 나였는데 간간히 재미난 소재를 바탕으로 글을 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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