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주말,|||2
젊은이로 넘쳐 나는 대학로,
그곳의 중앙에서 얼굴이 동그란 큰딸을 만났다.연극 광수생각을
딸이 보여 준다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광수생각은 우리 아이가 입시를 치르던 그때, 매일매일 스크랩을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조선일보를 보는 우리집에서 꽤 크게 지면을 차지 하여 연재되던
광수생각은 신문을 읽는 즐거움을 아침마다 선사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지면이 없어졌지만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있다.
아이의 입시 스트레스 해소책으로 영화를 보러 가곤 하던 한 귀퉁이
에 만화 광수생각도 끼어 있었다.
연극은 만화에서 약간의 모티브만 따오긴 했지만, 광수생각을 떠
올릴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즐겁고 유쾌 했다.
소심한 광수와 끝까지 마음의 연인으로만 남는 지현이 발랄한
여동생과 그부모, 그리고 양념역의 친구들....
끝나고, 딸과함께 배우들과 사진도 찍었다. 아줌마 로서 좀 쑥쓰러
웠지만.....나이 먹은 사람은 나 밖에 없는 듯 했다.
딸과 나란히 앉아서 본 소품에 가까운 광수생각은,
지금보다는 젊었을때의 아이들을 기르던 그시절을 떠올리고,더
올라가 연극에 취해 이곳저곳의 공연장을 다니던 더 젊은날을
기억하게 하고, 그시절의 연극을 하던 친구를 아련하게 떠올리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연극 \"광수 생각\"은 오랫만에 내게 행복한 주말을 선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