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꼬꼬 꼬``
내 이름은 금순이예요.
주소는요.. 불국사마을 마동, 호랭이 할매집 뒷마당이고요
건축물은 철골구조물에 시맨트벽돌조, 플라스틱 기와집입니다.
이건 순전히 할매가 마련해 준 집인데
전에는 멍서방이 살았던가봐요, 온천지에 멍서방 냄새가
찌릿찌릿하지만 할매가 농사짖느라 멍이배설물을 한소쿠리씩
담아가면서 점점 그 냄새도 사라지고요~
터가 넓어 운동도 되고 첨에는 낯설더만
서서방도 작은눈 매롱매롱 굴려 할매 안볼때 놀려오고
참새도 짹짹짹 양식 갈라묵자고 단체로 날아들고
여기저기 할매양식 다 새나가지만
그래도 우리부부 먹고 살기엔 넉넉해요.
얼마전에 할매 딸이 할매한테
\"엄마~ 금순이밥 참새가 다 뺏어간다\" 하니까
할매가 \"놔또라~ 새는 농사 안짖는다\" 하더라고요..
딸보다 할매가 더웃긴거 있죠~호호헤헤헤
며칠에 한개씩 알을 낳아 줬더니 할매가 꺼내다가
아들도 먹이고 손자도 먹이고.. 그대신 내게 주는 것은
먹던 밥찌꺼기랑 쌀알을 주더군요.
옛날에 우리 조상들에 비하면 호강이지만
에구~ 누가 요즘 세상에 쌀만 먹고 사나요?
옥수수 보리도 먹고 푸른 채소(풀)도 먹고 웰빙, 그 뭣이냐
날짐승(파리) 길짐승(파리엄마=구+기)도 먹어야
영양도 고루 퍼지고 알도 자주 낳아 줄낀데
이집엔 할매가 살아서 영~ 옛날식이라니니깐요..
이러다가 영양실조로 죽기밖에 더하겠나~ 싶어
죽기전에 아기라도 한개 낳아 족보나 이어 줄라고
알맹이 한개 깔고 앉았다가 호랭이할매한테 댄통 혼났어요.
길따란 작대기를 들고와서 겁을 주는데 아휴~ 원 참!
맞아 죽는줄 알았어요.
그 후에 또 한번 할매 몰래 깔고 앉았다가 또~ 그런일을 당하고
이젠 영~ 우리 부부만 살다가 자식없이 가는구나~ 푸푸
포기하고 살았더니 된장냄새 폴폴나는 할매 딸이 와서
침대하고 이불을 턱 넣어 주데요~ 호홋
완전 모텔방인줄 알았다니깐요.. 너무 갑작시런 일이라
감히 올라갈 엄두도 못내고 넝감이랑 둘이서 지붕위에 날밤을
샌지 몇날 며칠.. 그러다 보니 된장아줌니가 모텔방 이불을
걷어 나가더군요. 아뭏튼 된장아줌니는 우릴 무지 이뽀하셔요
폭신한 잠자리에 이불도 깔아주고
먹는것도 옥수수와 보리와 영양제가 썩인 종합 웰빙식품을
넣어주니 요즘에사 호강하죠, 밥을 잘 묵으니
날개짓도 잘하고 목소리도 넝감 목소리도 커지고
고마와서 날마다 알을 낳아 바쳤답니다.
1차 2차 3차 아기낳기 실패하고 있는 터라 그냥 이대로 살깡..
했는데 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꼭 넝감닮은 아기를 낳아 주고 싶은걸요~
그래서 이번엔 두개 깔고 앉았어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니 할매는 작대기위협도 않고
된장아줌니가 알을 더갖다 주데요~
놀래서 꼬꼬~~~~~~꼭꼭 도망갔더니
\"찮다 금순아~ 착하지~~ \"하면서 물하고 채소를 넣어주며
\"입뿌다~ 이뿌다~\' 하면서 이름도 지어주더라고요.. 금순이
된장아줌니가 지어준 이름인데 괜찮지요? 히힛
그래서 맘 고쳐먹고 알을 잔뜩 놓고 올라가 하루, 이틀, 열흘,,
나 지겨워 죽!겠어요.
빡국 빡국^^ 전봇대 위에 뻑국이가 꼬리를 들썩거리며
노래불러.. 저 뻑국새가 부러워요.
나도 빨리 훨훨 날아가고 싶어요. 푸훗<<
이제 5일만 있으면 알을 깨고 나 닮은 아기, 넝감 닮은 아기가
나올텐데 그래서 죽을힘 다해 꾹꾹^ 참고 견디는 중에 엊그제..
아휴~ 깜짝깜짝 놀래게하는 된장아줌니 땀시 밋치겠더요.
글쎄 가만.. 있는 내게 불빛을 번쩍 비추면서 찰칵! 소리를
내지 않나.. 채소를 들고 방구석에 콕! 하고있는 내 코앞에
주면서 \'먹어 먹어라 아구.. 불땅한거..\' 거기까진 좋았어요.
그런데 내가 젤로 좋아하는 채소가 코를 툭툭 치는데
아~ 그만 꼭지 돌아버리데요~ 꼬꼬닥~!!!! 하면서 뛰쳐나갔죠 멀~
아휴~ 올만에 나가니 살판나더라고요.. 길어진 발톱을 땅에다
싹싹 긁으니 시원~하죠, 날개를 훨훨 맘대로 푸닥거리니
국민체조 에어로빅 저리가라했다고요.. 후훗
어깨가 시원~ 하고 속이 후련~한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몰랐어요.
냉수도 먹고 하늘도 쳐다보고 소리질러 노래도 불러보고..
지난 15일동안 못해본거 다~ 해봤어요. 호호헤헤
너무 기분좋아 체조한판 뛰고~ 다시 들어와 알까는 중이예요. 훗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아휴~ 알속에 꼬물꼬물 아기들이 난리래요~
빨리 보고싶포효.. 꼬꼬~꼬~꼬~~
그동안 아빠는 밖에서 근무서느라 고생이네요.
날마다 하던 부부생활도 못했어요.
넝감한테 고맙기도하고.. 미안키도하고.. 그래요.
아기만 나오면 그때부터 또.. 욜띠미 스포츠도 하고
댄스도하고.. 아기들도 키우고~ 잘 해주면 되겠죠 긋쵸?
꼬옥~ 꼬~꼬~``
이상, 오늘은 금순이가 썼습니다. 호홋
**다음 \'토함산된장녀\' 의 돤장카페에 님들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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