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서 홍시를 두개 꺼내어 식탁 위 흰 접시에 올려놓으니
제법 모양이 난다
그녀들의(홈쇼핑) 작은 입술이 티 스푼으로 잘 익은 홍시를 오물오물 퍼먹으면서
이래도 안 드실레요? 유혹을 하갈레 그럼 유혹당해볼까? 빙긋 웃다가
감 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 난 그~~~래 하고 당해뿌러 하고 전화를 했는데
부르고 대답하듯 빠르게 속사포처럼 감이 왔다
그녀의 얼굴이 작은탓인가
입이 작은건가
생각보다 작은 홍시가 왔다 내 얼굴이 큰건 모르나 흠
실망하기 없기다
예전 임금들도 못먹어본 여름 홍시를 이 몸이 먹는 영광 이것만 즐기만 되는거지
뭐...
추운나라에서 더운나라로 이사온 홍시는
금~방 하얀 무서리를 내 뿜더니
껍질이 사르르 벗겨지면서 마님 어서 드셔요 침을 고이게 한다
커피잔받침접시에 하나씩 얹어서
남편과 마주 앉아 떠 먹다가
어느덧 옛적 감서리하던 시절 감 나무위로 올라가 있는데
주인이 이놈들 호통을 치다가 동네아이들인걸 알고
혹여 다칠까봐 살살 내려오라고 타일렀다는 얘기
겨우 익힌 민화투로 내기를 해서 남의집 홍시를 사 먹었다는 이야기
정작 자기네 지붕에도 홍시가 있었는데도 그걸 사먹었다고
멋쩍게 웃는 남편의 얼굴에 아주 오랜만에 보는 향긋한 미소가 맴돈다
간만에 작은것에 만족을 하는 소시민 그와 나
여름에도 홍시를 먹을수 있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다
홍시광고 절데 아님을 밝히면서...
작은걸로 어제 행복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