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장이라도 올해 부터 주 오일제 근무가 보편화 되어 토요 휴무가
보통인데 나의 근무처에서는 한 달에 한 번은 지원자에 한하여 별도 수당을
지급하면서 토요 근무를 독려하고 있다.
파트별로 진행하는 업무가 다 다른데 내가 소속한 팀은 거의 본인 스스로 지원하는
근무가 아니고 반 강제(?)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진행하는 업무 특성상
매월 10일 부터 열흘간 퇴근도 1시간씩 OVER TIME으로 진행하면서 그 열흘안에
걸쳐진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세상 거저 얻어지는 공짜는 없듯이 힘든만큼 급여날에 다른 직원보다 높은
성과급으로 차등 지급을 받게 되는데 점점 같은 업무를 진행하는 동료들의
다수가 평일 연장 근무와 토요 근무에 회의를 느껴 돈 보다 휴식에 비중을
두면서 전과 달리 다른 파트로 지원을 한다든가 아니면 이직까지 고려중이다.
하지만~
아직 대학 공부하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는 나의 현실에서 선택의 결정권은 없다.
어제 16일 남들이 다 싫어하고 기피하는 토요 근무가 있었던 날이었고
나는 평일에 출근처럼 그렇게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화장을 하면서 뉴스를 들으니 날씨가 이상 기온으로 30도가 넘을 거라고 했다.
아파트 단지 마을 버스를 타고 직장으로 향하는 환승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섰는데 그때 눈에 가득히 하늘이 들어왔다.
파란 하늘이었다
가을 하늘처럼 높고 구색 맞춰 흰구름도 둥실 떠있는 그런 하늘이 눈에
한 가득 들어왔다.
분명 30도가 넘을 더위가 있을 거라는 일기 예보를 들었으나
오전 게다가 아침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간간 바람도 산들 불어 마치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기분마져 들었다.
아주 잠깐 내가 타고 일터로 가야 할 버스를 기다리면서
6월에 9월 같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고마운 일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았는지 잠시 생각에 잠겨 보았다.
몇년 전 저런 가을 하늘을 바라 보면서
앞날이 너무도 불 투명하고 갑갑해서 수도없이 눈물 떨구며
아이들과 앞으로 어찌 살아 가야 하는지 가슴 치던 날들이 있었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단 하루의 쉼표없이 열심히 달려 왔기에
이제 그 희망없던 가을도 다 지나고 이제 그 괴롭던 가을을
단지 추억이라는 이름표를 달아 기억하면서 한결 여유를 갖고 바라보게
된것이다
아들 아이 군복무 무탈하게 잘 마치고 복학하여 대학 3학년
딸 아이 전공 따라 교환 학생 선발되어 유학까지 다녀와 대학 4학년
게다가 기한되어 집 비워 달라는 말 안들어도 되게
내집 마련까지 했으니 얼마나 두루 두루 고맙고 감사한지~
동료들이 그렇게 버거워하는 토요 근무!
그 싫다하는 토요 근무 출근 길 버스 정류장에서 왜 나는 그리 행복했을까?
지난 날 힘들때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듯 하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기차는 지금 터널을 통과중
지금 힘든것은 종착역에 다다른것이 아니고 그저 지나가고 있을 뿐이니까~~
PS-- 정말 쨍한 날씨입니다 올해 어쩌면 이렇게 일찍 더위가 찾아 오는지...
에세이방 여러분 오늘도 행복하고 좋은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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