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밭에 방울 토마토 입니다.
사진 줄이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올립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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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작년부터 남편의 고교 동문 카페에 밑도 끝도 없는 잡글을 올리면서
남편의 친구들을 비롯 하여 부인들까지도 귀한 인연을 맺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의 학교 동기들이라 어렵기도 하고
부인들도 어렵고 불편 하기는 마찬 가지여서
복달 아빠한테 “마 난 오늘은 안갈란다..어색해서 말야..,혼자 가소..”
뻐삐디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요즘은 남편의 친구들이나 그 부인들의 근황이 슬며시 궁금해지기도 한다.
지난주 고교 산악회에 총무를 맏고 있는 남편이
계곡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이벤트가 있어
장을 보러가야한다기에 남편 에게만 맡기기 못 미더워서
마트로 남편과 장을 보고 준비를 했다
창고에 먼지 소복히 쌓인 아이스박스를 꺼내어 씻어 엎어놓고
얼음을 얼리네 파 재래기를 하네 모처럼 바쁘게 움직이는데
문득 달전에 두역씨 부인이 생각이 났다“
웬지 계곡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좋을 것 같은 여자..”라고 생각이 된것은
우리집 가까이 살아서 마음이 땡겼을지도.
아니면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두역씨 부인과 나는 부부동반 산행때 세 번정도 만난적 있지만
사담을 길게 나눈적도 없고 전화통화를 해본적도 없었는데
산행 전날 소풍 준비를 하면서 그녀가 떠오른것이였다.
마침 여기저기 산행 여부를 체크하는 남편에게
“복달아빠..거 그분..달전 사시는.. 이름이..두..”
“어..두혁이?”
나는 남편을 통해 집 전화번호와 두혁씨 부인 핸드폰 번호를 알아 내어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다.
누구나 그러 하겠지만 어려운 상대에게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을때
상대가 뜨악한 목소리가 아닌 반가운 목소리로
“어머나!반가와라~~·~네네~”이런 반응일때는
조금전 전화번호를 누를때 가벼운 긴장감이 살 풀어진다
잔뜩 긴장 하는 자리에가서 맥주 한잔 마시고 이완되는 그 기분 처럼..
그녀가 나의 첫 전화를 그렇게 받았다 .
“이렇게 전화를 다 주고~~너무너무 고마워요~~너무 기분 좋아요~~”
사소한 전화 한 통화에 감동하는 그녀에 목소리에서
중년 여인만의 후덕함이 전해져왔다
사정이 있어 산행은 못갈것 같다기게 다음달 산행에서 보려나 했는데
그녀는 뜻밖에 그 이튼날 밝은 목소리로 데이트신청을 해왔다
“전화까지 왔는데 어제..산행 못가서 너무너무 미안해요~~오늘 12시에 점심 먹읍시다~”
그리하여 그녀의 절친한 선배 언니와 우리 셋은 달전 골짜기
“들안길”이라는 호젓한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개업 한지 석달 됐다는 그집에서 백세주로 낮술을 하게 되었는데
한잔술에..약간의 어색함은 전 찌져 먹듯이 사라지고 자연스런 분위기 조성되어갔다.
세가지 나물에.. 참기름을 듬뿍 넣어 맛갈나게 무친 정구지와
돗나물 초장 무침의 새콤 달콤한 맛 만큼 ..분위기가 새콤달콤했는데
어찌 하다보니 들안길 여사장까지 동참하여 술잔이 오고가고 갔다
나와 동갑인 여사장도 분위기에 취해서 장사도 팽계?치고
유월에 땡 볕살을 온몸으로 쪼이며 네 여자는 시골길을 여유롭게 걸었다
계란 후라이 같은 개망초꽃이 도로가에서 유월에 바람에 흔들린다
한잔의 술은
가슴 언저리에서 온화함이 생성 되게하는 마력이 있다는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날은 유난히 세상이 유연 해보이고
나로 인해 가슴 아팠던 사람들이 지금 곁에 있다면
어루만져주고 싶은 너그러움이 물안개 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네여자들은 백세주 한잔에 취하고 자연의 취하고 사람에 취해서
낮익은 야생화가 소담스레 피어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니
울창한 숲속에 장어집이 우리를 유혹 했다.
우리 저기갈래요?그런 물음따윈 필요없이 예정된것처럼 ..당연하듯이..
약속이나 한듯이 숲속에 장어집으로 들어가니 거기도 말이 통할것 같은
여사장이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밤 나무 그늘 아래서 자리를 잡고 담소를 나누다 보니 저녁 노을이
숲속으로 스며들어 주홍색 망사커튼 처럼 차양을 치는데
남편 퇴근전에 집에 가기로 했건만 그날 분위기상 여기까지만 하고
그냥 갈수는 없었다
우리들은 퇴근시간이 된 남편들을 장어집으로 유인?을 하고
두중년의 여시들한테 홀린 두혁씨와 복달아빠가 간발에 차이로 도착을 해서
마누라들의 깔깔댐에 두남자들은 덩달아 즐거워서 입이 바솔만하게 벌어졌다
취중에 두혁씨와 복달아빠를 찬찬히 뜯어보니 세상에 저래 인물좋은 사람들이 있었나
했는데 ..그날 만큼은 두남자가 그래 보였었다
물은 빠져봐야?그깊이를 알고 사람은 겪어봐야 했다했나.
난 그녀가 그렇게 애교가 넘치며 표현이 솔직한 하고 맑은 여자인줄을 몰랐다
나란 여자는 남앞에서 애써 밝고 발랄한척 하지만
나의 내면은 칙칙한 여자이거늘..그니까 겉과속이 다른 나와는 다른 그녀였다
“결혼전 남편의 직장이 좋았어요 그래서 편하게 살려고 결혼을 했는데 회사가 해체 될게 모여요.
어느날 나를 달전 촌골짜기에 나를 데려다 놓더라구요
그때 달전에 들어오고 지금까지 이골짜기를 못벗어나는데 처음엔 기가차더군요..”
지난날 애환을 마치 추억하듯이 재밋게 풀어내는 통에 다들 와..웃을수밖에...
밤은 깊어가고 밤나무아래 조명이 켜지자
흰 밤꽃들이 비릿한 향을 뿜으며 밤 하늘 아래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그녀와 나는 남편 입회하에 순간의 자유.순간의 행복.순간의 희열 속에서
열두시간을 일상에서 벗어나
그날밤 그밤의 주인공이 되어 소박한 축제를 즐겼다.
30대 때만해도 지금 만큼 인연을 중히 여기지를 않았던것 같다.,
별거 아닌거에 인연을 쉽게 져버린적도 있었지만
사십을 훌쩍 넘기고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보니
내 주변의 인연들이 소중하다는것을 한두번 깨닫는게 아니였다
이게 연륜 아니겠는가
좋은 인연은 상대가 만들어주는게 아닌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것.
그날밤 그녀와의 만남이 허브향 처럼 은은하고 숭늉맛처럼 구수했는데
해마다 밤꽃 피는 유월이 오면 그녀에게 전화해서
“그날밤 비릿한 밤꽃향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유혹 할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