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오월이 익어간다.
알맞게 맛있게 익어간다.
이따금 시샘이라도 하는듯 부르르 거리는 떨림으로 바람이 꽃잎을
흔들지만 그래도 오월은 빛난다.
어느새 오월도 막바지에 이르릇다.철이른 꽃들은 지가 피어나야하는때도 모르는듯
막 피어나려 애쓴다 .
크다란 화분에 심어둔 여름 연산홍이 어느새 활짝 피어버렸다.
깊은 계곡 양지녘도 아니것만 고운 꽃들은 피어났다.
꽃피고 햇살좋은 오월에 생일이다 생일 선물로 제주도를 주겠다한다.아제가.
일년전부터 아제의 직장 산악회에서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였던터라 가기로한다.
어머님의 백내장수술을 한 뒤라 어머님을 두고가려니 마음이 편치않지만 일주일정도
되셨으니 괜찮다는 큰 시누이의 배려로 마음놓고 가기로 한 것이다.
가지않으면 일년동안 넣어둔 회비를 돌려주는것도 아니고안가려니 넣어둔 돈이아깝고해서
약간 무리인듯 하지만 가기로한것이다
새벽 비행기를타고 제주도에 도착하여 바로 한라산 등반이다 .
지금쯤 한라산 중턱쯤에 철늣은 진달래가 피어있을것이다.
산으로 가는것은 언제나 숨가프고 힘들다 그럼에도 산으로 가는것은 자기자신의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산을 오르다보면 정상에서 느껴보는 성취감에
자신에게서 자신을 갖는다.
좋은 산이있고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힘듬이 있으면서도 산을 오른다.
지난 1 월달에 눈 산행을 할때와는 너무다르다.
그때는 땅위에도 나무가지에도 키 작은 대나무잎새에도 눈들이 쌓여 지루한줄모르고
그저 낭만적인 기분으로 산엘갔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
다만 그때 눈으로 쌓였던 나무들이 빈 가지가 아닌 새파란 새잎으로 살아나 푸르는 녹음속
으로 길을 걷는다 크다란 키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보일듯 말듯한 틈새로 간간히 빛추이는
햋빛이 눈이부시다.
365 일 중에 50일 정도가 날씨가 좋다는 한라산 .어째그리 날씨가 좋은지..
하지만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바람이 조금씩 불어대던니 아예 강풍으로 변해버렸다.
육지에서의 태풍보다 더 힘센 바람이 한라산 정상ㅇ에서 불어대니 내 몸이 바람에 밀려
몟 발짝 밀려난다 볼을 때리는 바람이 따갑기도하고 어느새 입은 얼어진듯 말이 잘 되지를
않는다. 중턱에 있는 진달래밭은 아직 꽃이 피지않아서 올해에는 일주일 정도 늣어진다한다
간간히 피어있는 꽃을보며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기에 다행이지 정상에서 먹었다면 바람에
도시락이 날아갈뻔했다 시어머니 심술 바람보다도 더 강한 바람속에서 먹은 점심밥이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먹은 밥맛은 꿀맛이었다.
백록담 한 가운데 고여있는물은 바람이불적마다 바람에 청보리 쓰려지듯 사르르 거리며 밀
려가는 비취색의 물색이 고와서 미친여자 머리카락 흩어지듯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는데
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바람때문에 더있지못하고 급하게내려오는길이 아쉬기만하고 솜 한뭉텅이 풀어놓은듯 하던
구름마저 바람에 밀려가고나니 하늘도 텅텅 비워진듯하다.
한라산이 아니고 정상에 백록담이 없었다면 지겨운 길일수도 있는길을 8 덟시간의 산행시간이 소요됐다.
호텔에서 단체 합숙을하고 다음날 시내관광에나섰다.
여미지 식물원 동양최대 식물이라는데 정말 신기하고 처음보는꽃들이 자기나름대로 아름다
운 자태를 품어내고 있었다.
이국적인멋을 연상케하는 여려가지 이름의 야자수 나무아래서 아제의 사진모텔이 되어주기
도하고 .여미지 식물원구경을 마치고 대기해두었던 버스를 타고 중국 기예단 공연을 보려
갔는데 쬐끄만 몸뚱이의 일곱살짜리 소녀가 공중 곡예를 할적에는 잘하고 있었지만 잘한다
는 마음보담 눈물이 나려 할 만큼 안스러웠다 한창 재롱피워도 될나이에 삶의 경쟁대열
에 끼어서 저 어린몸이 얼마나 고통 스러울까,
목에줄을걸고 빙빙돌적에는 앗찔하니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쨘 한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천제연 폭포를 한군데 더 들렸다.
제 이 폭포에서 작은 물줄기가 흐른다 웅덩이에 고여있는물 역시 빛 좋은 비치색이다
손으로 물을 한움큼 쥐어보았다.
물을 쥐어본 손가락 사이로 내가 살아온 세월이 흘려가고 또 앞으로의 세월이 흘려간다.
생일 선물로 제주도를 주겠다는 아제의 배려로 제주도 관광을 마치고 마지막 비행기로
어둠속에서 밝은 빛으로 날 반겨주는 내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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