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비가 옵니다.
일기 예보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온다고 하던니
천둥 번개는 치지않고 비만 계속옵니다.
주루룩 거리다가 잘잘 거리다가 지 맘대로 옵니다 .
백내장 수술을 하시고 비오는 방 밖을 쳐다보시기도 하시다 누워계시는
어머님을 보고 불현듯 어머님께 이 편지를 씁니다.
제가 편지를 쓴다한들 어머님께 보내지도 않을것이며 보낸다 한들
어머님 읽어보실수도 없으니 그냥 제 맘속에 편지를 씁니다.
어머님 이렇게 날씨가 굿으면 제몸 어딘가에도 이상신호가 오는것은
저도 이제 어머님 나이에 가깝게 다가감이 느껴집니다.
감히 팔순이 넘어신 어머님께 이렇게 말할수 있다는것은 그 만큼 어머님과 제가
살아온 날들이 많았기 때문이겠지요.
어머님과 제가 만나 부모자식으로 인연맻고 산 세월이 강산이 두번 하고도
반이나 더 지났습니다.
그 동안 어머님께 며느리 노릇 잘 하였는지 모르겟습니다 .
어머님 마음에 들지않는 부분이 있었다면 어머님께서 이뿌게 보아주세요.
제가 처음 어머님을 만난것은 결혼날 잡아놓고 저희 친척집에서 어머님을 뵈었지요.
흐트르짐없이 단정히 빗어넘긴 머리에 금 비녀를 꽃으시고 한복을 곱게 입어신
그 모습 지금도 생생 합니다.
저를 바라보시던 싸늘하던 그 눈빛도 기억합니다.
그 냉정함 그 차가움 지금도 기억합니다.
어느날 논에서 일하시면서 어머님 그려셨지요.
어머님 살아오신 고난의 세월들을 제게 애기 하실때 저 그때 맹세했습니다.
내 친정 어머님만 고생하신줄 알았는데 시 어머님도 고생 많으셨구나
물질적으로 잘해드릴수는 없겠지만 마음만으로 진정한 자식이 되자
저 자신과 약속 하였습니다.
집에서는 집에대로 들에나가서도 어머님 노골적인 냉대에도 저 죽었습니다
하고 죄인 아닌 죄인이 되었지요.
그때 참 울기도 많이 하였다는것을 어머님 아시는지요.
지금 어머님께서 막내딸 때문에 가슴아파하시고 눈물 흘리시는것처럼 그때
제 친정 어머니 그렇게 가슴아파하며 딸에대한 아픔으로 눈물 흘렸다는것을
어머님 아시는지요. 아신다한들 지금 계시지 않는 제 친정 부모님께
무얼 어찌 하겠습니까.
이제 그때 그 서슬 파랫던 어머님 모습도 얼굴에 웃음이라곤 없고
차가움만이 제게 보이시던 그 모습도 이제는 세월에 묻혀 버리고만 어머님을 뵐때
참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네요.
이제 제가 점점 어머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은 아닐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과 또 한번 약속을 합니다 .
어머님 계실때까지 자식노릇 제대로 하겠다는것과 남의 자식이지만
내 집에 들어오는 자식에게 차가운 별빛같은 모습은 보이지않으리라
약속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 약속 지켜질지요.
한분 계시던 친정 어머니 돌아가시고제게 이제는 시 부모님 밖에 계시지 않으니
두분을 친정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가식없는 마음으로 자식이 되자 또 한번
약속했지만 저역시 어머님께 부족한 것이 많은 자식이었다고 인정합니다.
애교 스럽지 못한 저의 행동에 가끔은 어머님 섭섭해 하신다는거 알지만
그것 또한 저 타고난 천성이니 어쩌겠습니까.
어머님 께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님 !!
이제 남은 세월 편하게 계시다 가실수 있도록 어머님 뜻 거스르지않는
며느리가 되겠노라 다시 한번 약속합니다.
어머님 !
부탁이 있습니다 .
딸들만 생각지 마시고 이 며느리도 좀 챙겨주세요
이 며느리도 이제는 중년의 나이랍니다 .언제나 청춘이 아니랍니다.
어머님 마음에 딸을 품듯이 이 며느리도 어머님 마음에 좀 품어 주세요.
어제 병원에서 의사가 그러시던군요 어머님 하시는 행동을 보시고 며느리님
젊어서 고생좀 하셨겠습니다라고요
이제는 어머님의 가슴깊이에 숨어 있는 어머님의 아집을 좀 버려주셨으면 합니다.
어머님 !
계시는 동안 부디 지금처럼 건강하게 계시다 편히 가시기를 기도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하나뿐인 며느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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