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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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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 때면 ..


BY 혜진엄마 2007-05-08

아랫도리를
부지런히 놀려
여기저기  씨뿌리기  즐겨하던  애들 아비

 

어버이 날인 오늘  무슨 심정일까

 

이 밭 저 밭 
거둘 생각 없이  마구 뿌려 둔
씨들이 

 

아비를 아비라  여기지도 않고
길에서 마주쳐도 
꼿꼿이 고개 쳐들고  지나고 마는 지금에


오늘 같은 날  지 놈 맘이 어떨까

 

나이도 오십 하반기이니
존경받고  편하게 살아도  허무한 세월에 말이다

 

얼마 전

딸 혜진이가 


퇴근하느라 어둑해진 길을 가고 있는데
길옆 풀 빵 기계 앞에 서있는 제 아비를  봤다 했다

 

뭘 하드냐는 

내 물음에


어스름한  저녁

길에서 풀 빵 씹어 넘기느라
불룩불룩 하던   옆 볼태기만  흘겨보며 지나쳤다나  어쨌다나 ..

 

쉰 훌쩍 넘긴  남자가 
어둑한 길 혼자 서서  풀 빵을 먹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젊어 날리던
여자 후려대던

 

솜씨도  오래 묵으면
별 쓸모 없는지

 

뭐든 오래 하면  노하우가  있는 법인데 ..

 

 

바람기라는 건   몸뚱이 쇠하고  외모가  맛이 가면
기술도 함께  사라지나보다


시방은 

제 늙은 몸뚱어리   거두어 줄 여자 꼬랑댕이 하나   없는 걸 보니 말이다

 

아이들은 제 아비의
용태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길에서 만나던
일하는 병원에서  마주치던


그 당시는   

\"아! 저이가  내 아비였지 .. 하고 흥미롭게 보지만

그 뿐이다   그냥..

 

 일말의 동정이나  호기심도 없이
그저  지나가는 풍경처럼  전해 줄뿐이다  나에게 ..

 

그를 거쳐갔던 여자들 ..


아이까지 낳을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들
그리고  여기저기  낳은 서넛 되는 아이들

 

그들도 오늘 


아비라는,

남편이었던  인간에 대해  생각을 해줄까?


아주 잠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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