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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86

아버지.


BY 도영 2007-04-19

어제 오후 뜻밖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정도영씨 폰인가요?”

봄빛 처럼 따사로운 젊은 여인이 나를 확인하는 전화였다

“네..접니다만.”

“안녕하세요..저는 월간지 기자인데요 몆년전에 정도영씨가 보내주셔서 실렸던글이

 다시 영문판으로  번역되어 영상 시디로 만들어져서 해외로 나갈  예정입니다 .

사전 양해를 구하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여 기자의 전화에 혼쾌히 승낙을 하고 전화를 끊고나니

5.6년전에 서툰 글을 쓰기 시작 하면서

한 삼년전 글빨?날리던 시절이 떠올랐다


삼년전쯤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보고 작가나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오거나 내가 직접 보낸글들이

월간지 .TV .라디오 방송국 .신문사등에 내 글이 실렸었다

어느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연재를 하자는 제의도 받았던 그시절.

글쓰기에 탄력 붙은 나는 신들린듯이 글쓰기에 매달렸었다.


그때 나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일들을 하는거에  대단한 기쁨과 열정으로 가득 찼었고

그 삼년전이 내 인생의 최초에 봄날 이였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미친듯이 글을 쓴건은

젊은날에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공백을 글로써 메꾼것일지도 모르겠다

 

타고난 내안의 끼를 제대로 꺼내보지도 못하고 접어 버린 내 젊은날

그 시기에  나의 아버지는 아들이 아닌 딸이라는 이유로

내게 후광도 언덕도 그늘도 되어 주지 않으셨다


그리하다보니 결혼을 하고 내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아버지를 이해못한 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정 아버지를 외면을 했다

나 어릴적 아버지는 당신 딸에게 어떤 재능이 있으며.

당신 딸이 어떤것을 하고 싶은지 어떤 슬픔과 고민을 안고 사는지 안중에 없었다


오빠나  남동생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일에 대단하다며 추켜세웠고.

딸인 내게는 못난이 취급을 하시면서 딸은 필요없어! 하시며

父情 을 주려 안하셨기에

학교 조차도 내 힘으로 다녀야했다.

세상때 묻지 않은  어리고 여린 소녀가 내 앞에 놓인 삶을 홀로 헤쳐 나가려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는데 그게 세상 살이였다


스스로 알아서 내삶을 살아온 딸에게 삼년전 아버지에 전화가 걸려왔다

아마도 나 결혼하고 이십이년동안 포항산이래 세번째 전화였던걸로 안다

 

“포항이여?”

“네?누구?아.아버지..”

“어찌 아버지가 내게 전화를...”

“........”

“.......”

부녀지간에 짧은 침묵을 아버지가 먼저 못 견디셨는지 아버지는

 

“듣냐?그냥 해봤어..니..테레비 나온다며..”

“아..그거요...그거 아버지 이야기 쓴겁니데이..”

“장혀..내가 널 더 가르켰으면 하는 후회가 돼..

내가 너한테는 미안혀..내가 너를 믿어서 그런겨..”

 

칠십하고 중반을 넘긴 아버지는 미운오리 새끼였던 딸에게

믿어서 그랬다는 사과를 하고는 전화를 끊으셨고

나는 아버지의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에

방 바닥에 후두둑 떨어지던 설움의 눈물을 닦을 휴지를 뽑아야했다

지금 생각 해보니 아버지로서는 대단한 용기가 아니였나싶다


그런 아버지가 얼마전 중풍으로 쓰러지셨다는 동생들에 전화를 받고

그 고집쎄고 무섭고 외곬수인 아버지도 세월이라는 강적 앞에서는

자식에게 의지해야하는  팔순의 노인네가 되어 버렸다.


삼년전 “너한테는 미안혀..”했던 아버지는

다시 젊은날에 아버지로 돌아가서 내앞에서 신경질을 내시며

나를 맞으셨다.

아버지 드리려 사간 티셔츠를 입혀드리자 고맙다는 말대신

“나는! 인쟈 병신이여~!~옷만 좋으면 뭘햐·~이딴걸 왜사와! 돈도 썩었지~~”

하면서 내 속을 뒤집어 놓으셨는데

철?들자 쓰러지셔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아버지가 그저 원망스러울수밖에..

나중에 아버지는 돌아가실적에 또 내앞에서

“너를 믿었기에..심통 부렸어.미안혀..”그러실련지 그저 슬플 따름이다..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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