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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7

미안하기만 한 십년지기 친구


BY 신법천문도병풍 2007-03-04

  (휴먼스토리 / 십년지기 친구)

 

저에겐 대학 1학년 때 만나
10년 동안 우정을 쌓아온 절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작년 5월 5일에 결혼할 때
그 친구는 일찍 졸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던 때였고
저는 휴학생 신분이라 멀리 마산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심야버스를 타고 올라와
결혼식 참석한 걸로 축하를 대신해야 했습니다.
축의금도 못 내었지요.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갔었지만
저는 이등병 시절이 너무 힘들어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 같이 힘내자...
할매집에서 닭볶음탕에 소주 먹던 시절이 그립다.\" 등
정성어린 편지로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에게 편지가 한 통 왔는데,
이놈이 착각을 했는지 여자친구에게 보낼 편지를
저에게 보낸 것입니다.

 

편지 내용은 대충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힘들고 후회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리 잘못 보내온 편지였지만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얘기 등
그 친구의 힘든 심정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전 답장 한번 보내지 않았습니다.

 

저도 당시 개인적 고민이 있었고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을 때라
그 친구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스스로 정당화하기도 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게 후회됩니다.

 

이 일 외에도 저는 그동안 그 친구에게
섭섭하게 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친구라고 이놈은
그때 잠깐 섭섭하다고 표현할 뿐
지나면 다 잊어버리고 이해해주는 한결같은 친구이지요.

 

근데 며칠 전,
그 친구에게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딸 돌이다. 연락해라.\"

 

하지만 현실은 저를 힘들게 하더군요.
저는 답장을 안 했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아직 취업 못한 제 신세가 초라하고
다른 친구들 볼 용기가 안 났던 거지요.

 

그냥 당당히 전화 한 통 해서 축하한다고 하고
이번엔 못 가지만 조만간 놀러가겠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말을 그 친구에게 한다는 게
너무 염치없고 미안해서 그냥 연락을 안 했습니다.

 

 오늘 확인하니
지난 28일이 돌 잔치날이었네요.

 

오늘 그 친구 미니 홈피에 들어가 보니
예쁜 딸 \'서희\' 의 사진이 새로 올라와 있더군요.

 

친구 딸 사진을 보고 있자니
더욱 미안해졌습니다.

 

그래도 지금껏 입버릇처럼
베스트 프렌드 라고 자부하던 사이인데
말은 안 해도 그 친구 많이 섭섭했을 것 같습니다.

 

새벽편지 운영자님...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물론 제 수준에 맞는 그런 선물을 사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저에게나 그 친구에게나
서로 부담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의미 있고 부담 없는 그런 선물을 찾던 중에
이곳의 캐리커처를 생각했습니다.

 

친구 딸
돌 기념 선물 하나 부탁드립니다.

 

그려주시면 컬러로 잘 프린트해서
예쁜 액자에 넣어 나중에 친구 만나면
제 마음과 함께 주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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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벗과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가슴 벅찬 감동이요, 행복입니다.

 

두 분 우정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반짝반짝 빛나길 기도해요.

 

- 친구를 위해서라면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아 부어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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