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환자 입니다
벌써 23년째 병마와 싸우며 살고 있습니다
일년내내 단 하루도 안 아픈적이 없습니다
누가 내 병명이 머냐고 물으면 그 병명 말하는것보다 그 병명의 해설이 더 많은 아직도 희귀하고 치료 방법이 없어서 병원 차트엔 언제나 \"산정 특례환자\"란 낙인이 찍혀 남들보다 병원비가 나라에서 보조가나오는 그래도 옛날보다 심적으로 부담이 들 가는 병 입나다
병명은\" 베체트\"
참 화도 나고 기가 막힙니다
이런 개 같은 병이 나 한테 오다니..................
왕 손톱 만하게 입안이 헐고 피부로 종기가나고 물도 아니아니 침도 삼킬수조차 없엇 입안의 가래와 피가 섞여 밤새 뱉어야하고 컥!컥!가래 뱉느라 힘을쓰고 가래을 뱉으면 목안 헐은곳에서 피가 같이 가래와 나옵니다
먹질 못하니 힘도 없고 돈도 자식도 신랑도 필요 없습니다
자궁이 헐어서 팬티조차 입질 못하고 껄다란 고름같은것을 닦아 내야하고 소변도 볼수가 없습니다
걸을수도 없죠
이렇게 심하게 아플때면 난 차라리 죽고 싶습니다
언젠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했을때 난 화장실서 죽으려 링겔줄을 자르려다 걸린적고 있고 집에서 약을 먹고 죽으려고 아들을재우고 마시려다 신랑한테 걸린적도 있었습니다
고통은 표현할수가 없어 차라리 난\"뼈가 녹는다\"라고 말을 합니다
왜 하필 나 한테 이런병이 왔을까 모든 사물을집어 던지고 사람과 말도안하고 어디 가는것도 싫고 죽고만 싶었습니다
가족들도 나의고통에 같이 동참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들 하난 친정집에 보내야 했죠
그래도 엄마라고 울고불고 안떨어지는것을 강제로 띠어 엄마와 동생한데 맡기고 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신랑은 집에서 혼자 회사를 다녀야만 했죠
서로 각자 떨어져 걱정하고 돈때문에 힘들어 하고 아파서 많이도 울었습니다
갓난 아들을 띠어 놓고 병원에 입원한 난 아들 걱정과보그픔에 더 한층 힘이 들었습니다
하루만에 1키로씩 빠지는 내 몸무게는 아랑곳 없이 링겔병을 들고 병원 복도에 나가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고 엄마한테 전화를 합니다
\"엄마~~나 ㅇㅇ 잘있어요?우유는 잘 먹어? 울지?\"
\"걱정마라 잘 놀고 잘 먹는다 지 엄마 아픈줄 아는지 잘 큰다 넌몸이 어떠냐 많이 아프제?누가병원에 갈 사람도 없고 그몸으로 밥이나먹냐? 밥을 못 먹으니 미음이 나오겠구나 ..에혀~~밥을 먹어야 얼른 병이 날텐데... 밥을 삼킬수가 없으니 빨리 낳겠나 그래도 삼키기 힘들어도 입을 적셔서 조금이라도 먹어야 한다 아범 봐라 그놈은 무슨 죄 있냐 새끼 떨겨놓고 기집년 병원에 있고 그놈도 무슨 기운에 재미에 회사서 일 하것냐 그래도 착하고 열심히 하니까 병원비며 아들 우유값이며 착실히 벌어오지 이휴~~셋다 불쌍하다 내가 너 먼저 갈까바 걱정이다 못 고친다니 할수없고 니 팔자니 참으라 하지만 얼매나고통이 많것냐 참고 살면 좋은날 있을거다 그러니 에미야 다른 생각 말고 의사가 하라는대로 하고 있거라 아 걱정은 말고 \"
\"응 엄마 끊을께.\"
그렇게 끊고 복도에 앉아 링겔을 바닥에 놓고 많이도 울었습니다
링겔병으로 피가 흐르고 지나가는 보호자가 발견해 날 병실로 데려오고 다시 링겔을 꽂고 ..
항상 내 머리맡에는 화장지가 4단졉혀져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신랑이 해줄수 있는건 날 안아 주는것과 머리맡에 화장지 수북하게 4단으로 끈어서 쌓아놓는것입니다
누워서도 바로 손을뻗어 화장지 가져다 가래와 침을 뱉어 내야 하니 신랑이 배려해 준것입니다
\'여보 나 죽고 싶어 정말이야 나 죽었음 좋겠어 나 당신도 싫고 다 싫어 나 안아프고 싶어 이제 못 참겠어 \"
입에서 껄다란 침이질질 나옵니다
혀도 헐어서 엄청 부어있고 입술도 턱까지부어 내려져 있습니다
발음도 못하면서 울고 소리지르고 대화는 눈을 깜박이는걸로 신랑은 알아 듣습니다
\"그래도 죽으면 어떻해 ㅇㅇ가 있는데 살아야지 \"
신랑이 아무 말 없이 날 꼭 안고 얼굴에 얼굴을 문질러 줍니다
눈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내립니다
\"진통제 맞고 잘까 \"
설래 설래 머리를 흔듭니다
사실 맞어도 통증은 똑같이 있으니 맞으나 마나 입니다
신랑이 날 침대에 눕히고 갓난 어린애 재우듯 토닥토닥 거려 줍니다
얼른 집에 가서 저녁도 먹어야 하고 집도 치워야 하고 씻고 자야 낼 다시 출근할텐데 여기 병원으로 퇴근 을 한 신랑도 피곤하고 어려움이 보이지만 난 그걸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세월이지난 지금도 난 벌써 며칠째 밤을 새웁니다
수면제먹고 잠을 청해도 1시간남짓 잡니다
입과 목이 그리고 잇몸이 파여서 밤새 가래를 뱉고 목과 어깨가 아파 견딜수 없습니다
그 아픈세월에 알아낸건 이렇게 아플때 무엇을 어떻게 어느때 먹어야 하는지와 어찌하고 있으면 덜아픈지 이런 것들만 난 깨우쳤습니다
3일째 벌써 남자들 장딴지 같은 무를 하루에 하나씩 먹었습니다
입이 젖으면 밥도 얼른 먹고 무가 먹고 싶어 먹습니다
씹을때 아무 간이 없으니 덜 아프고 물이 많아 시원하게 목을 적셔 줍니다
아들이 이제 커서 어제는 \"보신탕\"을 사줘서 먹었습니다
아들이 국물만 먹고 내 숟가락에 고기을 얹어 줍니다
\"어머 세상에 아들이우? 신랑도 그렇게 못하겠네 어떻게 총각은 먹지도 않고 엄마숟가락에 고기을 간을찍어 얹어주지? 엄마가 많이 아픈가 보네\"
\"ㅎㅎ네 좀요 \"
\"엄마 갠찮아요? 천천히 먹어 고기가 크면 잘게 찢어서 줄까?\"
\"아,,니 갠아..\"
\"응..알았어 알았어 말 하지마 \"
아들이 웃으면서 입가로 흐르는 국물을 화장지로 닦아 냅니다
내가 신랑한테 닭백숙이 먹고 싶다 했더니 어느새 시장에 다녀와서 마당서 닭을 삶고 있습니다
안에서 하면 냄새 때문에 먹질 못한다고 마당서 한답니다
지금은 온 관절과 눈과 심장도 안 좋다고 합니다
그래도 서울살때 보다는 다 낫다고 생각 합니다
이젠 이 병도 내 것입니다
내가 죽어야 같이 죽는 내 것으로 내 안에서 살살 달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밤을 새우고 여기 앉아 글을 씁니다
자판기 옆엔 어느새 화장지가 수북히 엉클어져 있습니다
가래와 침이라서 역겨운 냄새도 납니다
글이 끝나면 얼른 치워야 겠습니다
정신이 이러다 미칠것 같습니다
몽롱하면서 졸리는데 잠을이룰수가 없습니다
아들이 뒤척이네요
우리 착한 아들이...........이제 끝내야 겠습니다
아들이 깨면 미안하니까요 ...
오늘도 해는 떠오르 겠죠?
난 오늘도 아마 아플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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