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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거..누구 없소?


BY 도영 2007-01-26

 

3개월전부터 배드민턴을 배우러 다녔다

배드민턴도 배우냐고 묻는다면 당연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동네에서 치던 배드민턴을 생각하고  사설 배드민턴장을 찾았을때

오년도 넘은 배드민턴 라켓을 가지고 갔다

그것도 그당시 보험들고 받은 보험회사 이름이 찍힌 라켓을.들고 말이다

저렴한 운동일거라고 만만히 생각하고 갔지만

라켓부터 시작하여 예상외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골골 거리며 병원 드나드는것 보다는 건강을 위해 투자를 해? 합리화를 시키고

배드민턴을 배운지..3개월.

 

내가 했던 운동중 운동량이 제일 많은 배드민턴은

복식 게임을 할때가 가장 재미가 있고 반대로 강습시간이 되면 가슴이 쫄아든다.

빽 푸시..리턴,,빽 드라이브 포 드라이브.헤어핀 등등 낮선 용어와 함께

스텝과 동시에 손 동작을 맞추려면 발 따로 손 따로 노는 통에

코치 한테 구박 꽤나 받고는 한다.

 

며칠전 스물살짜리 남자애들과 복식 게임을 하다가 수비 라켓에 오지게 맞아서

눈티 밤티가 되어서 며칠..바깥 출입을 못하고 있다.

복식게임을 할때 원칙이 있는데 자기 자리를 지키는것이다.

앞에선 사람은 수비..뒤에선 사람은 공격수.

 

사고가 난날..

내 아들들 보다도 어린 스무살 짜리 머슴애 중 한명이 나와 한편이 되어서

상대편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열띤 경기를 하고 있었다.

내짝지인 팔팔한 머슴애는 강습을 받지않고 치는애라 자리 지키는 것도 잘 모르지만

50이 다된 아지매와 한조를 이루고 치자니

굼뜬 내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하여 내 짝지는

수비와 공격수를 넘다들며 내 콕까지 쳐주는 친절을 베풀다

나의 오른쪽 눈썹에 머슴아 라켓이 부딫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진짜로 땅..소리가 났다. 으윽..아파서 눈물이 질끔 나는데도 아픔보다는

왜그리 창피하던지..탁구공만한 혹이 눈썹위에 대롱대롱 매달렸지만

아줌마의 저력으로 경기를 끝까지 마치고 집에오는데

머리가 띵...욱씬욱씬..이튼날 아침..거울을 보는순간 켁...

눈썹을 맞았것만  건포도 색깔에 멍이 오른쪽 눈으로 내려와서

눈주위가 꺼멓게 변해 있었다.

 

아..오늘 제사장 봐서 시댁에 가야 하는데.흠흠.고민을 하며 거울을 보는데

여동생이 전화가 왔다.

“얘..나 공치다가 한방 맞았어..멍 며칠가제?”

“한참가~까맣타가 새파랗타가..누렇게 변해서 삭는거지.~모르는 사람들은 남편한테 한방 맞은줄 알겠네·~하하·~끊어~~”

총알처럼 다다다..내뱉고는 끊어버린 전화기를 붙잡고

얄미운 지지배..어쩜 설명도 얄밉게 한담..

 

제사장을 보러가면서 당당히 선글라스도 끼지않고 갔다

왜냐면...맞은게 아니고 운동하다 그랬기에 굳이 감출 필요가 없기에 말이다

그런데 상대들은 그게 아니였다.

과일가게 아지매..고사리 파는 할매..두부 파는 아저씨에 표정이

“아구야..맞고 사나벼..”

“저나이에 패싸움을 한건 아닐테고..남편한테 달겨들다 한방 맞았군.”

\"남편이 돌 깡패 인감?맞기도 제대로 맞았네\"

뭐.대충 그런 표정 이였다

 

차라리 “어쩌다 그래됐수?”물어만 주면 자세히 설명을 해주겠구만

동정 어린 시선으로..과일 한 개를 더 담아 주실뿐.아무도 묻지를 않았다.

동생말처럼...건포도 처럼 까맣턴게 새파랗게 변해서

오늘은 붓기가 뺨까지 내려왔다.

누리끼리한 색깔을 띄려면 며칠 더 있었야 하는데 며칠 집에 있자니

우울모드가 나를 지배한다.

누굴 원망하랴..

 

눈이라도 내려주면..얼마나 좋을까.

무채색 겨울이 너무나 상막하다

잎 하나 없는 앙상한 은행나무 가지들 사이로 메마른 겨울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레이스 같은 겹겹에 파도가 백사장에 사르륵 사르륵  스며드는 바다가 보고 싶기도 하고

도토리 묵국수가 맛있는 호수가 보이는  “소소원” 이란 주막에도 가고 싶다.

사람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지 혼자서는 살수없는 동물인가보다.

여보세요·~거.. 누구 없소~~이 노래 누가 불렀드라..

거 누구 없습니까? 대답좀 해주세요·~



<우울한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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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마루 2007-01-26
    울언니가 예전에 택시에서 내리다 문에 부딪쳐 멍든 일이 있었는데 울형부가 누명을 썼었답니다.ㅋ억울한 형부...그나저나 사람들이 너무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일절 묻지를 않더랍니다.좀 물어봐주징~참 애매하셨겠네요.
  • 월출산 2007-01-26
    아따 아줌씨 어쩨야 쓰까잉 고게 멍이 가실려면 한참걸리던데요....동생분이 설명을 참말로 니얼하게 했구먼 ...우짜것소 한몇일 집에서 애린 속을 달래야것소...
  • 오월 2007-01-26
    눈티방티 됐다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내일은 결혼식이 있어 못 올거 같아서 오밤중에 들어왔네요.\'그 빈궁마마님 딸\'오늘 전화해 봤더니 그래도 목소리 밝더라고요.손님들께 티 안 내려고 그러는지...언니 다친건 유감이지만 그래서 시간남아 이곳에서 만나니 우리는 행운이라고 해야하나????언제나 자기 자신에도 열심인 여자 멋진 도영 파이팅!!!
  • 알골 2007-01-26
    ㅎㅎㅎ웃으면 안되죠??? 그래도 웃음이 납니다...ㅎㅎㅎ 저번에 내친구도 운동하다 눈티밤탱이 되었던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니, 운동하다가 다쳤다고 스스로 말을 하대요...묻지도 않았는데...하하하.
  • 그린플라워 2007-01-26
    그 노래 한영애라는 가수가 불렀더랬어요. 대단한 허스키보이스... 선글래스 안 끼고 다녔으니까 맞은 게 아니고 다쳤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맞은 경우에는 그 정도 되면 두문불출 하는 게 상례잖아요? 그래도 다시 배드민턴 치실 거지요? 앞으로는 연배가 적당히 맞는 사람과 한조를 이루도록 하세요. 어쨋든 빨리 나으셔야 할 건데...
  • 은지~네 2007-01-27
    하하하... 말없이 과일 한개 더 담아 주더라는 대목에 그만....전에 막내의 친구 아빠가 우리에게 하룻밤을 맡겼던 아이를 데리러 우리집으로 왔는데 손에 붕대를 감고 있어서 살짝 쳐다 보니까 묻지도 않았는데 왜 다쳤나를 설명 하더군요. 그거 원~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겠네요. 그리고요. 사람들을 못만나서 답답하실때는 항상 그러고 사는 은지네를 생각해 주시와요.
  • 개망초꽃 2007-01-27
    ㅋㅋㅋㅋ ㅎㅎㅎㅎ 우울모드...ㅎㅎ 잼나게 읽었어요.답글 달자니 넘 졸려서 이만 인사드려요. 멍 가시면 실컷 다니셔용~~~
  • 남편마음 2007-01-27
    남편이 때린 것 아니예요..!.. 남편이 때린 것 아니예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시고 다녔어야, 복달아빠께서 욕을 안 먹는데... 선그라스도 일부로 안끼고, 해명도 안하시고.. 남편들을 그렇게 자꾸 코너로 몰아대면서 훅을 날리시면... 뭐 할 수 없죠.. 뭐.. 맷집으로 버텨야죠... 역시 글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어느새 이도영님 팬이 되 버렸습니다.. 다음에 배드민턴 하실 때는 공격을 하세요... 그리고 복수의 라켓을...ㅎㅎ
  • 푸른언덕 2007-01-27
    아하 우리 남편도 그런 적이 있었어요 아침운동을 늘 가는데 그날 은 젊은 오빠와 한 팀을 이루어 치다가 그만 그 오빠 라켓에 콧등이 맞아서 콧뼈가 부러 졌어요 내가 봐도 넘 웃기더라구요 ..
    웃을 수도 없고 운동 신경이 넘 둔 한 우리 남편이 어쩔 줄을 몰라 했어요 큰 일 날뻔 했지요 눈을 찔렀으면 어쩔뻔 했는지 아휴~~~~조심 하세요 ^^|
  • .. 2007-01-28
    한영애 .. 누구없소
  • 박실이 2007-01-28
    그렇게 몸 관리를 하니 .. 그렇게 이쁜 이십대 이리라. ㅎㅎ 어쩌다 그런... 그래도 .. ㅎㅎ
  • 캐슬 2007-01-28
    저도 배우고만 싶은 운동인데....저 좀 가르쳐 주세요. ㅋㅋ 잘 보고 물러 갑니다.
  • 꽃향 2007-01-29
    ㅋㅋㅋ.도영님은 우울모드신데 지는 우째 웃음이 멈추질않을까요~~계란으로 문지르시던가, 쇠고기로 팩을 하시면 더 일찍 빠지는뎅~~옛날 기분대로 쉬운 운동이라 여겨 두어 시간 아들넘과 베드민턴하구나선 삼일간 몸살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