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전부터 배드민턴을 배우러 다녔다
배드민턴도 배우냐고 묻는다면 당연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동네에서 치던 배드민턴을 생각하고 사설 배드민턴장을 찾았을때
오년도 넘은 배드민턴 라켓을 가지고 갔다
그것도 그당시 보험들고 받은 보험회사 이름이 찍힌 라켓을.들고 말이다
저렴한 운동일거라고 만만히 생각하고 갔지만
라켓부터 시작하여 예상외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골골 거리며 병원 드나드는것 보다는 건강을 위해 투자를 해? 합리화를 시키고
배드민턴을 배운지..3개월.
내가 했던 운동중 운동량이 제일 많은 배드민턴은
복식 게임을 할때가 가장 재미가 있고 반대로 강습시간이 되면 가슴이 쫄아든다.
빽 푸시..리턴,,빽 드라이브 포 드라이브.헤어핀 등등 낮선 용어와 함께
스텝과 동시에 손 동작을 맞추려면 발 따로 손 따로 노는 통에
코치 한테 구박 꽤나 받고는 한다.
며칠전 스물살짜리 남자애들과 복식 게임을 하다가 수비 라켓에 오지게 맞아서
눈티 밤티가 되어서 며칠..바깥 출입을 못하고 있다.
복식게임을 할때 원칙이 있는데 자기 자리를 지키는것이다.
앞에선 사람은 수비..뒤에선 사람은 공격수.
사고가 난날..
내 아들들 보다도 어린 스무살 짜리 머슴애 중 한명이 나와 한편이 되어서
상대편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열띤 경기를 하고 있었다.
내짝지인 팔팔한 머슴애는 강습을 받지않고 치는애라 자리 지키는 것도 잘 모르지만
50이 다된 아지매와 한조를 이루고 치자니
굼뜬 내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하여 내 짝지는
수비와 공격수를 넘다들며 내 콕까지 쳐주는 친절을 베풀다
나의 오른쪽 눈썹에 머슴아 라켓이 부딫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진짜로 땅..소리가 났다. 으윽..아파서 눈물이 질끔 나는데도 아픔보다는
왜그리 창피하던지..탁구공만한 혹이 눈썹위에 대롱대롱 매달렸지만
아줌마의 저력으로 경기를 끝까지 마치고 집에오는데
머리가 띵...욱씬욱씬..이튼날 아침..거울을 보는순간 켁...
눈썹을 맞았것만 건포도 색깔에 멍이 오른쪽 눈으로 내려와서
눈주위가 꺼멓게 변해 있었다.
아..오늘 제사장 봐서 시댁에 가야 하는데.흠흠.고민을 하며 거울을 보는데
여동생이 전화가 왔다.
“얘..나 공치다가 한방 맞았어..멍 며칠가제?”
“한참가~까맣타가 새파랗타가..누렇게 변해서 삭는거지.~모르는 사람들은 남편한테 한방 맞은줄 알겠네·~하하·~끊어~~”
총알처럼 다다다..내뱉고는 끊어버린 전화기를 붙잡고
얄미운 지지배..어쩜 설명도 얄밉게 한담..
제사장을 보러가면서 당당히 선글라스도 끼지않고 갔다
왜냐면...맞은게 아니고 운동하다 그랬기에 굳이 감출 필요가 없기에 말이다
그런데 상대들은 그게 아니였다.
과일가게 아지매..고사리 파는 할매..두부 파는 아저씨에 표정이
“아구야..맞고 사나벼..”
“저나이에 패싸움을 한건 아닐테고..남편한테 달겨들다 한방 맞았군.”
\"남편이 돌 깡패 인감?맞기도 제대로 맞았네\"
뭐.대충 그런 표정 이였다
차라리 “어쩌다 그래됐수?”물어만 주면 자세히 설명을 해주겠구만
동정 어린 시선으로..과일 한 개를 더 담아 주실뿐.아무도 묻지를 않았다.
동생말처럼...건포도 처럼 까맣턴게 새파랗게 변해서
오늘은 붓기가 뺨까지 내려왔다.
누리끼리한 색깔을 띄려면 며칠 더 있었야 하는데 며칠 집에 있자니
우울모드가 나를 지배한다.
누굴 원망하랴..
눈이라도 내려주면..얼마나 좋을까.
무채색 겨울이 너무나 상막하다
잎 하나 없는 앙상한 은행나무 가지들 사이로 메마른 겨울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레이스 같은 겹겹에 파도가 백사장에 사르륵 사르륵 스며드는 바다가 보고 싶기도 하고
도토리 묵국수가 맛있는 호수가 보이는 “소소원” 이란 주막에도 가고 싶다.
사람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지 혼자서는 살수없는 동물인가보다.
여보세요·~거.. 누구 없소~~이 노래 누가 불렀드라..
거 누구 없습니까? 대답좀 해주세요·~
<우울한 도영>
웃을 수도 없고 운동 신경이 넘 둔 한 우리 남편이 어쩔 줄을 몰라 했어요 큰 일 날뻔 했지요 눈을 찔렀으면 어쩔뻔 했는지 아휴~~~~조심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