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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그딴게 뭐였길래(마지막편)


BY 영영 2006-10-26

 <나쁜남자>마지막편.

복철네라고 우리동네엔 일년이면 삼백일쯤은 우당탕탕 하고 노상 부부쌈을
해대는 집이 있었다. 해가 어둑어둑 해 질 때쯤이면 복철 아버지는
곤드레만드레 술에 쩔어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자기집 싸리문 안으로 들어섰고, 
그런날엔 의례히 악에 바친 복철엄마의 악다구니와 찌그러진 세수대야나 
양동이가 사정없이 날라다니곤 했으니, 복철네 6남매의 아이들은 어미애비의 
다툼이 끝날때까지 덜덜 떨며 싸리문 밖으로 쫒겨 나와 있곤 해야했다.

그 집 부부는 우리집하고 같은 성씨인데다 촌수로 따지면 
우리와 먼 인척벌이 된다해서 나의 친정 아버지 어머니께 아줌니 아저씨 
하면서 자주 우리집 농사일도 도와주곤 했다.

울고불고 하는 복철엄마의 악다구니 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운 날엔
아버지는 다음날 새벽같이 복철아버지를 불러들여 사내가 노상 술이나 먹고
처자식에게 추태나 부리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호되게 꾸지람을 하시였다.
그럼 복철아버지는 불퉁해진 얼굴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것이 아니라
애엄마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또 이러고 저러고해서 부화가 나 술을 마실수 밖에 없었노라며  
이유아닌 이유를 대며 복철엄마를 원망하는 투의 말을 늘어놓곤 했던것 같았다.

아버지는 그런 복철아버지에게 어쨋거나 사내대장부는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애들 낳고 사는 아내에게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나무라셨다.


반면에 어머니는 서방때문에 속상해서 못살겠다는 복철엄마에게
술 먹고 들어오는 남편을 너무 그렇게 몰아세우지 말고 잘 다독여가며 
여자는 힘들어도 참고 품어가며 사는거라며 아녀자의 목소리가 담장밖을 
새어 나오는건  자고로 배우지 못한 몰상식한 여자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남편때문에 속상해 하는 복철엄마를 가르치고 타일르셨다.

실지로도 복철엄마는 가난한집에서 농사 지으며 찌들려가며 살아 그러는지
보통여인들 보다는 억세게도 생겼지만 뚱뚱하고 힘도 쎄고 욕도 잘했으며
좌우지간 동네사람들은 술 안먹었을땐 한 없이 순한 복철아버지 보다는 
복철엄마의 잘못도 크다며  뒤 소리를 하기는 한것같다..

어떻게 보면, 우리 집안에는 무능력하고, 
책임감 없이 주야장창 술이나 먹고 가족들을 괴롭혀 대는 
한심한 위인은 한사람도 없었으니 
어머니는 당신이 몸소 직접 그런고충은 격어 보시질 않으셨기에 
같은 여자이면서도 복철엄마의 고난을 내면으로 
잘 이해하지는 못하셨는지도 모르리라..

그래서였는지 어머니는 
남들처럼 복철엄마의 흉을 뒤꽁무니에서 보고 하는 
무식한 행동은 성격상 절대 하지 않으셨지만, 

복철엄마의 악다구니 하는 소리가 새 나올때마다 
아녀자가 저러면 안 되는거라며  \'남잔 여자하기 나름인데..ㅉㅉ\'이라는 
말을 혼자서 하시며 복철네를 안타까워 하곤 하셨었다.

그때의 복철엄마의 썩어 문드러지는 속은 
어머니의 너무나도 도덕적이고 
교과서적인 훈시가 얼마나 답답하고 야속했겠는가..

어머니가 \'우리집양반은 생전가도 그러시질 않는다\'시며 
남자들이 그러는건 마치 부족한 아내들의 내조 탓이라는것처럼 
남편들의 불성실성이나 술 주사로 맘고생하는 아내들 입장에선 
자칫 엄마가 잘난척 하시는걸로 들릴만한 말씀을 하시는걸 자주 보곤 했는데

어쩌면 어머니가 너무 당연시하게 그러하셨던 댓가를.. 
이다음이 되서 
어머니가 그렇게도 누구보다 건강하게 잘 살 줄 알았던 
당신의 막내딸인 내가 톡톡히 치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번씩 하곤 했다..

------

우리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다시는 떠 올리고 싶지 않은 
눈물과 엉크러진 머리카락과 희끄무레한 정액으로 얼룩진 뻘건 메트리스가
널푸러져 있는 여관방을 개심치레한 몰골로 빠져나왔다.

한계단 두계단 마루계단을 뚜벅뚜벅 내려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하룻동안의 이사람의 행동은
술 주사로도 그어떤이유로도 너무나 상식에 어긋난 무책임하고 
형편없는 행동이었어.

그치만 평소에는 그렇게도 평범하고 순하던 이사람인데 
어제 그러했던건, 아마도 자랄때 잘 못된 가정환경이었던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심이 들어,, 
처음으로 이사람의 가정환경에 대하여 가늠해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가정교육을 잘 못 받고 자란 탓일거라는 생각에 
그간의 정이 들었슴인지 이사람이 안됐다는 약간의 동정심과 
앞으로 차츰차츰  이남자의 그릇된 행동을 
바로 잡아 나갈수 있도록 
옆에서 내조를 해 줘야 되겠다는 생각을했다..


여관방에서 불과 200 여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곳에 
지금쯤 참담한 심정으로 날 기다리고 있을 오빠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버티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깐 오빠에겐 나랑 어제 일찍 헤어졌다고 그래..\"

그는 너무도 순진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오빠에게 가서
자기와는 일찍 헤여진거라고 말 하라는거였다.

\"어떻게 그리 말해요 그러면 오빠가 믿을것 같애?.. 이러지 말고 우리 함께
들어가요. 응? 가서 아까 정한대로 그렇게 말하자..\"

그래도 한참을 버팅기던 그는 그럼 너가 먼저 들어가서 
오빠가 어떻게 하고 있나 출근했는지 아직 집에 있는지 
아직 집에 있으면 들어가 이야길 하고 자기를 불러 달라는거였다.

그때는 그의 그러한 것들이 오빠를 어려워하는 착하고 순진한 
성격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강한자 앞에선 단 한마디의 아 소리도 못하는 소인이 되고
자신에게 저자세로 잘 해주는 친절한 사람은 약한자라 생각하고 
잘 해 줄수록 한 없이 만만하고 함부로 요구하는게 이집 식구들의 
최대의 악점이라는걸 가정생활을 꾸린 나중에야 
비로소 깨달을수 있었다.

골목입구에서 또 그렇게 한참을 옥신각신 실갱이를 하다가 끝내는 
나 혼자서 대문안으로 들어갔다.

마당이 넓은 1층엔 주인댁 식구가 살고 대문옆으로 철 계단을 오르면 2층에 
세멘트가 깔금한 마당과  마루와 부엌과 방이 딸린 오빠와 내가 세 살고 있는 집이었다.

주인댁과 우리 두세대가 살고 있는 깔끔한 양옥집 2층집이다.

마루 현관문을 여니 오빠가 자다 잃어 난건지 방에서 조간신문을 보고 있었다.
\"오빠..\" 하고 부르니 오빠는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나의 얼굴을 쳐다 본다.

순간 나는 대낮같이 훤한 그시간까지 방 천정에 현광등이 켜져 있는 것과
오빠의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고는 밤새 뜬 눈으로 지샜구나 하는걸 
직감 할 수 있었다.

마음에 무척 죄책감이 밀려들어 왔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랴..
잘 못 된 현실을 좀이라도 무마해 보고 싶은 마음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 같은 밝은 표정을 어거지로 지어내며 

\"사실은,,, 어 ㅈ ㅔ.... 봉식씨와,,, 둘이,,,, 월미도엘 갔었거던?,,,,,, 그랬 ㄴ ㄷ ㅔ,,,
봉식씨와,,, 소주를,,,먹었다?,,,,, 근 ㄷ ㅔ,,, 봉식씨,,,가.. 회,,, 를 먹다가,,,,, 
글쎄,,,식중독에 걸린거야!!!..... ㄱ  ㄹ ㅐ 서... 밤~~새도록... 병원 ...\"

묻지도 않는 말을 먼저 외워 둿던 것처럼 주절거리며 
병원,, 하는 순간 오빠는 들고 있던 신문을 탁 내려 놓더니 
\"됐어 그만해...널 앞으로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남기곤 내가 서 있는 현관을 휭하니 나가버렸다..

\"오빠,, 아침은,,, 어제 저녁은 먹었어?...\"

고연히 말을 붙이고 싶어서 나가는 오빠 등뒤에 대고 
밥 먹었냐고 물으니 
\"됐다\" 하고는 오빠는 쓸쓸한 등을 하며 철 계단을 내려갔다.

오빠가 나가고 나서 한참을 마루에서 멍하니 안자있다가
그제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사람이 생각이 나서
마당 난간으로 나가니 그는 벌써 집 대문앞에 와서 
내가 들어 오라 할때를 기다리는 중이였다.

\"오빠가 내 말을 안 믿는거 같아요..화 많이 나서 나갔어요\" 하니
그도 걸어 나가는 오빠를 보았다고 했다.

약혼잘 그렇게 해 놓고도, 오빠에게 아는체도 못하고 길에 숨어서 
쭈삣대는 남자.. 이 남자는 나보다 6살이나 많고 오빠보다도 3살이나 많은 
나이 서른인 남자다...

오빠가 누웠던 방을 치우고 양치를 하고 세수를 했다.

그사람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밥을 푸는데 전날 낮에 먹던 밥이
하나도 안 줄고 그대로 있었다.
오빠는 밥도 못 먹고 굶었구나.. 마음이 무거웠다.

밥을 먹고 상을 치우자 이사람은 또 나를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지난 밤 오빠가 우리때문에 지세웠던 방으로..

\"지금 집에서 뭐하는거예요. 
제발좀 이러지좀 말아요\" 해도 막무가내인 이사람..

오빠가 올지도 모르는데..

잠시후 우려했던대로 훤하게 열려져 있던 방창문은 꼭꼭 닫아놓고 
커튼까지 내려놓고 방안에 둘이 있는상태에서
나갔던 오빠가 불쑥 다시 들어 왔다.
그러니 또... 오빠의 기분은 어떠했겠는가..
정말이지, 이사람 하는짓이 오빠앞에서 난처해서 미칠지경이었다.

데체 이사람은 나를 왜 이렇게 힘이 들게 하고 망가트리려 하는가.. 
원래가 이리 무분별한 사람이었는가...
평소에 말하는건 멀쩡하고 외관으로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이사람의 됨됨이를 대체 종 잡을수가 없다..

그때의 행동으로 이사람의 절제되지 않은 이성관과 
나이답지 못하고 책임감이 결핍된 나약함까지.. 
그때 알아 봤어야했지만
남잔 아내 하기 나름이라는걸 너무나도 당연시 여겼으니

비열한 방식으로 그렇게 나의 순결을 빼아았지만 
이제 내 남편이나 마찬가지가 되버린 이남자를 
어떻게든 반듯한 남자로 내조해나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그랬는데...ㅋㅋㅋ 
그건 완전히 나의 시건방진 큰 오산이었다.

도통 분별력이 없고 통제력이 한없이 나약한 사람이라는걸 
그날 그일의 후에도 다른 일로 여러차례 너무나 절실하게 느꼇슴에도 

오직 순결을 빼앗겼다는 죄의식에서, 
무조껀 파혼하라는 주위사람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강행 한 결과는,,

,,,,


첫 애 낳고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한번만 해 보자고 떼를 쓰더니
끝내는 애 낳은지 5일째 되던날  노모들 문전에 놔 두고 관계를 해야했다.
찟어지는 아픔도 참아가며 바로 방문앞에 있는 어머니에게 들킬까봐
숨도 못 쉬는 불안함과 고통을 참아가면서..

밤늦에 아기가 고열로 응급실에 가야하는 실정임에도 \"아이가 아무래도
이상해요 
지금이라도 병원엘 가야겠어요\" 하니 
\"아이~ 지금 병원문 다 닿았을텐데 무슨 병원이야.. 내일가..\" 
\"그럼 저 혼자라도 업고 갈볼께요\" 하니
\"아이씨~ 지금 가면 안된다니까!!!\" 라고 성실을 피워
병원에도 못가고..

가습길 틀어놓고 해열제 먹여가며 물 대야 갖다 놓고 열 식히느라 
아기 앞에서 간호하는 것 조차도  빨리 불끄고 자자고..
눈 감고 다 죽어가는 아기를 방구석에 쳐 박아 놓은체  아내를 이불속으로
끌고 들어가 품고자려는 아기아빠..

아픈 아이를 놓아 둔채 불을 끄고 누울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얼마나 잠들었을까... 잠결에,,, 탁,탁, 쇠 꼬챙이가 나무기둥을 치는 듯한 소리에
놀래 벌떡 일어나 불을 키니..

아이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고열이 너무 올라 눈을 하얗게 뒤집어 까고 이빨이 딱딱딱 
부닥치는 소리였다.

울고불며 입안에 피투성이에 불덩이가 된 아이를 끌어않고 
물을 먹여가며 병원에 가려고 진정 시키는동안 
야밤에 불이 켜진 걸 보고  어머니가 \"왠일이라니\" 하면서 나오셨다.

몇시간 사이로 아이의 숨이 간당간당 끊어질것 같아보이니
어제밤의 그의 사람같지 않았던 행동거지가 
분통이 터져서 못 견딜것 같았다.

그제서 겁이 났는지 옆에서 멀뚱이 안자 애 얼굴만 내려다 보는 그를
비수같은 눈으로 째려 보았다.

그랬더니  그 장면을 목격한 어머니

\"아니, 어린애 이런걸 애비가 뭐랬다고 이 지랄이라니??.
참나 별꼴 다보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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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일로 중간에 들어왔는지 오빠는 쭈삣쭈삣 서 있는 그에게
\"배는 괜찬아요?..\" 하며 
어제까지의 친절함은 간데 없이 무표정으로 묻는다.

괜찬아요.

오빠에게 욕을 크게 먹을 줄 알았는데 부드러워 다행이라고 
편안하게 대답하는 그..

우리는 오빠에게 허락을 맏고

나의 순결을 가져간 그가 가자는대로  그의 집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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