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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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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에서 춤과 노래를...


BY 올리비아송 2006-10-24

\"넌 꼭 와야해 우리 동창회에서 준비한게 있거든..\"
\"나 그날 할일이 많은데...\"
\"만사 제쳐놓고 와야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가야한다 안가야 한다...두놈이 내마음속에 방망이질을 하면서 싸워들 대는데 ..휴..정신하나도 없다.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어는 났는데 이불에 머리를 깊숙히 박고 누워있으니 다시 잠이 들었다
전화가 온다.  이론 나삔 녀석 이시간에...
사실 남편한테 동창회는 있는데 자세히 설명은 안한상태였다 그냥 동창회라고 하기만 했는데..
또한 가고싶은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는 이유는 나홀로 용문사까지 가야했기 때문이다.
 
 
 
 
다른친구들은 수원에서 버스를 빌려 함께 출발을 하고 나는 서울에서 혼자서 가야하는 상황이니 더더욱 떠나기가 망설여 진다.
차를 가지고 갈까?  너무 막힐텐데..그럼 버스를 타자.
어렴풋이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될듯 싶어서 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니 용문까지 한시간이 족히 걸린단다.
운전하면서 이것 저것 라디오도 듣고 노래도 듣다보면 금방인데 홀로이 한시간을 좁은 공간속에서 보내야 함이 앞이 캄캄하다.
입은 또 얼마나 근질긑질 할까..안봐도 비디오다.
 
 
 
15년동안의 결혼생활은 날 길들여 놓았다..항상 동행을 했던 사람들인데
어느순간 나혼자라고 생각하니 왜이리도 내자신이 초라하고 쓸쓸한 여인네로 보일까...남편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속상할때는
나도 자유를 줘~~~~~~~라고 하루라도 좋으니 혼자서 여행하고 싶어~~~~~~라고 말로만 떠벌려놓고는 막상 혼자가 되고나면 어디를 가야하나 망설여지니
습관이란게 무서운놈이다.
 
 
 
어쨌든 차를 탔으니 비내리는 한강변만 멀뚱 멀뚱 바라다 보았다
앞자석이 아닌 옆자석에 앉아서 바깥경치를 보는게 눈니 피곤하고 멀미가 울컥하고 나는 기분이었다.
거기다가 자꾸 옆자리 앞에 앉은 젊은남자가 켜놓은 노트북의 영화는 왜자꾸 쳐다보여지는지 안볼 수도 없고 왜 이렇게 내눈을 피곤케 하는게 많은겨...
눈을 감아버렸다
잠이 들었는지 가끔씩 머리가 끄떡 거리는것에 잠이 깨어나곤 한다
 
 
 
 
그런데 용문이 어디지?  종점은 아닌것 같은데 혹시 지나친거 아냐?
다행이 아니란다 다음정거장이란다.
십분후 용문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시골의 간이역이었다
택시를 타고 오라는데 택시가 한대도 안보인다. 이를어쩌나..
두리번거리다보니 하늘색 시골 버스가 보인다 용문사라고 써있는걸 보니 타면 될듯 싶어 올라타니 15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차가 대로변으로 나와서 달리려는데 저멸리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즐비하게 서있다
낭패다..그래도 어쪄라 800원주고 탄 버스인데 난 또 아줌마의 전형적인 티를 냈다 800원이 아까웠기때문이다.  ㅎㅎ
15분이라는데 뭘..택시를 타면 5분정도 절약이 되겠지만 오랫만에 시골 버스도 타보는거지 모.
차는 어렴풋이 20년전 기억속의 용문사들어가는 거리에 접어든다.
 
 
 
 
 
표지판에 용문사까지 8키로라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20년전 학교다닐때 MT를 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용문까지 나와서 버스나 기차를 타야했는데 그 버스가 기가막힐정도로 배차 간격이 길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남자선배들이 그냥 용문까지 걸어가자는 꼬임에 걸어서 용문까지 나왔던 기억이 난다. 족히 두시간은 넘게 걸었을 것이다.
 
 
 
 
 
비는 내리고 용문사주차장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울긋불긋 등산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은 이미 하산을 했는지 야외 음식점에서 맛난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건아하게 마시고들 있었다. 
동창들이 모여있는 곳에 물어물어 가니 이미 점심을 다 먹은 후였다
비가 와서 산에 못올러가고 그냥 밥을 일찍 먹었단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단풍이 들었드나?\"
 
 
 
 
아직 단풍이 덜들었단다 용문사까지 와서 오늘도 국사책에 나오는 은행나무를 또 못보고 가는구나.  아쉽다.  어렵사리 용문에 왔는데 비빔밥을 시켜서 한그릇 비우니 길을 떠나자고 한다. 가까운 광탄이란곳에 친구 신랑이 근무했던 경기도 지방 민물고기 전시실이 있다고 그곳에 가서 차도 한잔하면서 못다한 얘기를 하잔다.
대형버스가 주차장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45인승에 겨우 24명만 타고 왔단다
나까지 25명이니 정말로 편하게도 왔겠구나 싶다.
정말 오랫만에 타보는 관광버스다
나보고 노래한곡절 우아하게 뽑으란다.  늦게온 죄로..
그렇다고 내가 뺄 아줌마가 아니지....그런데 난 자막이 없으면 노래 못하는데..
이때 기사아저씨 텔레비젼을 틀더니 선곡을 하란다.
 
 
 
 
 
ㅎㅎㅎㅎ 정말 재미있는 관광버스다. 노래방까지있다.  너희들 내노래들으면 기절할꺼다 아마..
앵콜이 나올것을 미리 대비해서 두곡을 연달아 선곡을 해놓으니 애들이 배꼽을 잡는다. 
일찍 시집을 가서 내년이면 딸이 시집간다는 친구는 나와서 가무를 한다
지지배 그럼 도대채 몇살에 나은거얌.  난 막둥이가 다섯살인데..
보기좋다 어쨌든...
 
 
 
 
 
 
\"그런데 회장아..나한테 뭐 줄것 있다면서 나 그거 아니였음 절대로 안왔는데 어디 보자 뭔가...\"
\"사실 감사패를 하나 준비를 했는데 인쇄미스로인해서 니 이름이 까꾸루 되었잖니 그래서 다음기회에 줄테니까 다음에도 꼭나와라...\'
\"너희들 증말...그럼 담에 또 나와야 한단말이지?...내가 또 속아주마
근데 난 상패보다는 현금이 더 좋거든.....\"
\"ㅎㅎㅎㅎㅎ..\"
 
 
 
 
\"근대 말이다 회장아 이렇게 관광버스타고 야유회 오는건 아마도 오십이 넘어야 제맛이 아닐까 싶다 ..우리 너무 젊지?\"
\"그건 맞는거 같다.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우리가 관광버스맴버들중에 젤로 젊은거 같다.\"
\"담엔 그냥 음식점에서 만나거라 알았지 나 오늘 여기까지 혼자오는라고 고생 억수로 했다..\"
 
 
 
 
수원으로 돌라가는 버스에 동승을해서 나는 양평에서 내렸다.
집으로 오는길은 어찌나 막히는지 2시간이나 족히 걸려 그것도 입석으로...
오늘 난 죽음이다...
그래도 집에 도착하자 마자 아줌마의 준법정신은 깍뜻하게 저녁을 근사하게 차려놓고 가족들의 입을 즐겁게 해줬다
우리남편 아마도 말은 못해도 삐져있음이다.
 
 
 
\'남편님 그라도 울 남편님 만큼 잘난넘 하나도 없으니 안심 붙들어 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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