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의 표현은 참으로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예전의 옷고름 입에물고 입만 방긋 했다는 새색시의 표현방식이
있듯 표가 나지 않게 속으로 좋아하는 것도 있겠고.
아니면 눈으로 보이게 스킨쉽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선물을 하거나 등등...
난 요즘,
갈수록 애정의 범위가 작아지는것 같아 안타깝다. 꼭 사람에 대해서
라기보다 모든 것에서 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게도 두려움을 가졌다는 어느
섬세한 철학자와 같지는 않더라도,
계절에 대해서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만이라도, 변함없는 관심과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련만, 그렇지가 못하다.
읽을 책이 여러권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뿌듯 하고 행복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산의 나무들이 예쁜 색깔의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는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으면
좋으련만.....
요즘은 빠른 세상이라 그런지 뭐든지 은근한 맛이 없고,
.빠르기만 하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군더더기가 필요 없다.
싫으면 그 즉시 싫어 하고, 좋아 한데도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모모연예인이 서로 10년이 넘게 사귀다가 결혼을 했다고
하면 다시 보게 된다. 괜스리 그의 삶이 진실할 것 같은.....
그만큼 드라이한 세상이 되었다.
나도 덩달아 감정이 빼빼 마른 장작 같아져 간다.
조금 과한듯 하면 집착이라고 하고, 끈적거린다거나 질척인다고
하고, 좀 표현을 줄이면 싸늘하다거나 냉정하다고, 금방 화살이
날라온다.
이제 푸근함은 나태함처럼 되었고,
온화하고 조용 하다는 것은 바보스럽거나, 무능함으로 비쳐진다.
북한이 핵 실험을 했대서 온나라가 벌에 쐰것 처럼 설설 끓던날,
오랜 친구와 양재천을 오래 걸었다.
초가을의 날씨 인데도 온화 해서 밤의 산책으로는 최상의 기온
이었고, 키큰 갈대숲도있었고 흐르는 작은 물들도 아기자기 해서
시끄러운 나랏일과는 다르게 그곳은 시간이 머문듯 했다.
친구는 멋지게 늙는방법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고 했다.
멋지게 늙는다....
돈만 있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부족함 없는 친구는 말했다
그렇다.
물론 돈만 있다고 해서 멋지게 늙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그것은
아주 한 부분에 불과 할 것이다.
본인의 멋에 대한 기준과 ,갖고 있는 소양과, 취미와 환경,
배우자와 그리고 가족....그후에 경제적인게 해당이 되겠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 에만 매달려 살아야 하는 생계유지형의 삶을
사는 사람은, 멋지게 늙어야 한다고 고급스런 투정을 할 수 있겠나
말이다.
몸과 마음의 부자를 꿈을 꾸지만 진정한 부자는 자꾸만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나에게서 멀어져만 간다.
하여간 멋지게 늙어가자.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