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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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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9-10

밤새 잠못잔 눈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서늘한 아침을 깨우느라 부산하다

같은 동네 동갑나기가 하는 잔치 이벤트에 일  할사람 없다고 와서 하루 일당으로 도와달란 말에 얼른 돈 욕심에 대답을 하고나니 잘할수 있을가 혹여 누구한테 피해가는 일은 하지 않을까 실수는 없을까 힘들진 않을까 몸이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손님들이 많으면어쩌나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에 몸은 머리가 거진 다다

아들도 밖에서 고기 굽는거 알바 구한단 말에 \"ㅇㅇ 야 같이 가자 하루 고생하면 일당이 갠찬단다 남의 주머니에 잇는돈 빼내기 쉽진 않겟지만 그래도 니가 좋아하는 고기 실컷 먹고 돈 벌고 좋다 ㅎㅎ가자 ㅇㅇ야 \"

\'엄마 진짜 가도되? 고기도 먹을수 있나 ? 그럼 가지 머 집에서 고기 먹을때 맨날 궈 먹는데 그것처럼 구우면 되지 엄마?\"

\"그래 힘들겟지만 가자 집에 있으면 머 하야 \"
그렇게 일요일 집을 나서는 날씨가 쌀쌀하다 어느새 그뜨겁던 여름도 꼬리도 없이 사라지고 들녁이 풍성하다

\"ㅇㅇ야 갠찮겠지 ?할수 있으니까 잘해 석쇠에 고기 얹어 놓고 눈치것 뒤적이고 그러면 손님들이 와서 가위로 자르고 지들이 알아서 궈 먹으니까 힘들진 않을거다 알았지? 햇빛에 비껴서서 응달에서 궈라 엄마 가서 일한다 우리 오늘 잘 해보자 ㅇㅇ 아들아 ㅎㅎㅎㅎ\"
\"네 엄마 ㅎㅎㅎㅎ\"
옥이가 환갑집 과방을 본다

도토리 묵 답고 더덕 담고 배추 김치 담고 닭 강정 담고 뒤로 돌아 다른 아주머니 하는 횟감도 거들고 포도 눈치것 집어 먹고 떡도 홀랑 집어 먹어본다 일회용 장잡을 끼고 핸폰을 열어보며 문자 확이도 할겸 시간도 본다

아직도 10시 안됐다

\"아우 화장실 가바야지 ~~~\"

이러곤 아들한테 가본다

\"가위질 열심히 하지마 손 가락 아프다 그리고 불에 이렇게 심하게 타면 고기가 타니까 그럴땐 물을 뿌려 가면서 해라 알았지 / 배 고프니?\"

\"아니요 먹으면서 할게요 엄만 어디서 일해? 조 뒤에서 ?\"

\"응 그래도 날이 선선해서 니가 좀 갠찮겠다 ㅎㅎ엄마 간다 또 올게 \"

둘이 서로 애틋하다

옥이는 아들이  이런 알바를 처음 하는거라 안쓰럽고 갠히 시켰나 싶고 그저 아련해서 어쩔줄 몰라 한다 햇빛에 혹시나 뜨거울까 더울까 땀이 많이 나면 어쩔까 싶어 아침에 수건 장갑 얼음 물까지 다 챙겨 넣어서 가지고 왔다

손님이 밀려 오니 정신 없이 바쁘다

혹시나 옥이 가 담는 반찬이 떨어질세라 반찬담아 놓은 찬장을 보면서 이것 저것 담느라 분주하다  들어서는 잔치 손님들을 보니 부럽다

(난 여기서 일하느라 앞 치마 두르고 바쁜데 저 사람들은 편하게 머고 가니 좋겠다 )내가 왜 와서 이런 생각에 비참해 질까 하는 생각에 슬프지만 그럴 여유있게 시간 보낼 겨를이 없다

국수며 반찬이며 치우고 또 차리고 심부름하고 반찬 담고 설겆이가 프라스틱 통으로 하나가득이다

음식은 점점 줄어들고 아주머니들은 그만큼 지쳐 간다

식탁엔 어지러이 음식남긴 접시들이 널려있고 술병들과 음료수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노래와 아리땁게 입은 일명 기생이 하나 와서 흥을 돋군다

술 취한 농부 아저씨 굵은 손가락 매디가 멀리거 보일만큼 삶의 고단함이 보이는 어르신이 넘실넘실 인생을 잊는다

한복입은 손님들의 치맛자락 끝이 산들걸리고 돌아 간다

말소리가 음악에 들리지도 않는데 다들 웃음으로 저렇게 잘 들 알아듣는걸 보니 우리네 사람들의 정이 참 아름답다

주인공 부부의 정겨운 모습에서 지금껏 살아온 행복이 전달이 되고 자식들의 즐거움이 또한 주위 사람들 한테 인정 받는다

주섬주섬 집어 먹은 옥이가 배가 불러 정작 국수는 먹지도 못햇다

오후가 늦어서야 잔치가 끝나고 음식 남은건 주인공 들이 가져가게끔 다 싸서 박스에 담아 드렸다

옥이는 주인 몰래 닭 강정과 떡을 조금 싸서 가방에 넣었다

집에 가서 신랑이 좋아하는 떡과 전을 줄것이고 아들한테는 하루종일 고기을 구었지만 그래도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아들 주려고 쌌다

두 주먹만하게 싸서 넣었는데 옥기 맘이 두둑하다 웃음이 좋다

아들이 옥이한테 찾아 왔다

\"엄마 힘들어? \"
\"아니 넌 고기 많이 궜어? 먹긴 햇니? 얼음 물좀 마시지 더우면?\"

\"먹었어요 그래도 바람이 불어서 더운지 몰라 엄마 밖에는\"

\"그래 다 했다 차에 타자 그리고 넌 차가 도착 하자마자 집에 가 저거 가방 가지고 알았지 엄마가 니 알바비 받아 갈게\"
\'엄마 내 알바비 띵기지 마요 ㅎㅎㅎ\"
\"알았어 임마 ㅎㅎ\"

파란 가을 하늘 만큼이나 두 모자 웃음이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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