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엄마가 김치며 밑반찬을 가지고 가라며 전화가 왔다.
조그만 가게를 한다고 남편과 나는 가게에서 생활한지 2년이 다되어간다.
그때문에 엄마가 항상 김치를 담아주시곤 한다.
같은 지역이라도 동네가 거의 끝과 끝인 덕분에 버스를 타도 1시간은 족히 걸린다.
부산역에서 서면까지 일요일이라서 노동자시위를 하는 모양이었다.
한참을 서있어도 차가 오질 않았다.
차비를 아낄 욕심에 30분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를 탔다.
요즘은 버스옆 광고문구가 참 재밌는것이 많아 그걸 보고 있자면
시간이 금방금방 간다.
그중에서도 성형외과의 광고 문구가 많이 눈에 띄었다.
저런걸 생각해내는 사람은 ....참 기발하네....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문구들을 하나씩 읽어본다.
\'페이스 리모델링..... 00성형외과\'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리모델링이라...그것도 얼굴을
틀린말은 아닌것 같지만 그래도 표현이 참 적합하지 않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리모델링이라면
그래, 집고칠때.....많이 쓰는데....
왠지 마음이 쨘해졌다.
왜그랬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성형열풍이 잠들지 않고 있는것 같다.
성형이 무조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꼭 성형을 해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쌍꺼풀없는눈때문에 속눈썹이 눈을 찔러 눈병의 위험이 있다거나
또 콧구멍이 너무작아 코로 숨쉬기가 힘들다거나
또 ...... 기타등등 그럴경우에는 꼭 성형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미용이 앞서는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사는것이 더 많이 앞서니까
그런데 지금의 성형은 그렇지 않은것 같다.
과연 이런 일종의 아픔을 해결할수있는 성형을 리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흔히 어른들말씀이 과히 이상하지 않는 이상 생긴대로 사는것이 맞는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물론 자기얼굴을 한참을 보고 있으면 뭔가 부족한것 같고
조금만 손보면 정말 예뻐질것 같고.......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얼굴을 다 리모델링(?) 시킬수는 없지 않을까?
성형도 중독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군데를 고치면 그 고친 한군데에 맞게 다룬 한군데를 손보게 되는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러다 보면 중독이 되는 것이려니 생각이 든다.
얼마전 성형수술에 관한 공포영화가 개봉을 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적이 있다.
그영화를 보면서 이쁘다는것의 기준이 뭐길래
성형에 목숨을 거는것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역시 가끔은 쌍꺼풀 없는 눈이 못마땅해서 쌍꺼풀수술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사는데 별다른 문제점이 없고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생각만 하다가 만다.
지금은 성형이라는것 보다 더 많은 산다는것의 문제점의 한가운데 있는 나이라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지만....
성형이라는게 굳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것이라는 쾌쾌한 옛날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꼭 필요하고 해야될 이유가 분명하면 아마 그 성형은 해야될 것이다.
하지만 안해도 되는 성형을 주위의 만류에도 극구 해야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닐까?
멀쩡한 얼굴을 자기만족에 못미친다고 성형을 해버리는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무작정 성형을 결심하기전에 자신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것은 어떨까?
자신의 얼굴에 100%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저 부모님이 주신 재산이려니 생각하고......
큰 문제점이 없는 이상 예쁘게 가꾸고 소중하게 생각하는것이 성형보다 더 나은 행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성형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고
페이스 리모델링(?)이라는 황당한 문구가 버젓이 버스옆에 매달린채
온 도시를 휘젓고 다니지도 않을 텐데......
버스를 타고 집에가는 한시간동안 이런저런 혼자만의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헤엄을 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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