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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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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BY 모퉁이 2006-08-18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었지요.

지금도 누구의 휴대폰 액정에는 문패처럼 그 글이 뜹니다.

꿈이 있다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테고

꿈이 없다고 해서 미련한 사람도 아닐테고

어떤 이는 꿈을 욕심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욕심 없는 사람을 꿈도 없는 사람으로 여기기도 하니

도대체 이 꿈이란 것은 가져야 되는 것인지 버려야 되는 것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꿈이란 그저 내 안에 간직한 작은 바람 즉,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는 말 그대로 꿈인 것을...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불어오는 바람인지 계절적인 영향인지

열대야가 잠시 주춤한 저녁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자 이 시원한 바람을 버려두기 아까운지 남편이 산책을 가자 합니다.

설겆이도 미뤄두고 아이와 셋이 집을 나섰습니다.

잘 닦인 산책길이지만 저녁 시간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아녀자가

나설 길은 아니기에 저녁에는 한번도 나가보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모자에 헤드렌턴을 하나 씌우고, 딸아이에게도 하나 챙겨 줍니다.

연신 바람에게 인사를 해가며 걷는 가족 산책이 넉넉한 인심으로 다가옵니다.

 

드물게 서 있는 가로등이 있긴 했지만,이 길이 밤마실 길로는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헤드렌턴이 필요한 길이었습니다.

아이가 앞에서 빛을 비추입니다. 남편이 뒤에서 받쳐줍니다.

가운데 걷는 나는 편안한 걸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운동시설이 놓여진 장소까지 왔습니다.

언제 오셨는지들 몇 분들이 각자 몸 만들기에 열심이십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기구에 비스듬히 누웠습니다.

흩어진 별이 드물게 보입니다.

 

이십여분 숨을 고른 다음, 되돌아 가는 길에 아이가 또 앞장을 섭니다.

남편이 뒤를 따라 줍니다.역시 가운데 서 있는 나.

가족이란 매개체가 이렇게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입니다.

이십여 년, 서로 맞는 부분과 맞지 않는 부분을 돌며 어긋나기도 했지만

불협화음 없이 잘 견뎌내었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뱉어보았다는 이혼이란 말도 아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험한 말로 상처주는 일도 기억에 묻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눈물 빼는 일도 없었습니다.

이렇듯 평범함에 오히려 지루해 했습니다

이런 나를 비웃듯 나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평범하다는 말이 언뜻 쉬운 듯 하지만 가장 어려운 삶이라는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앞에서 비춰주고 뒤에서 받쳐주던 아이와 남편의 불빛을 잊고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던  내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내 이 평범한 삶에 감사해야겠습니다.

 

철없던 시절 한 때는 갖고 싶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꿈이 많았습니다.

막연히 바라는 꿈,그야말로 꿈이었습니다.

가난에 지쳤을 때는 부자가 되고 싶었고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싶었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예쁜 시를 읽어주는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일곱시에 기차를 타지도 못했고

현실을 원망만 했지 꿈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음도 인정합니다.

가난한 부모를 원망하고 내 운명을 탓했습니다만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도 내 운명이라면 그 길을 따라야겠지요.

 

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오십여 년의 길.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은 몇 년의 길이 더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더 이상 높은 꿈은 꾸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현실이 더 이상 비켜가지만 않아도 좋겠습니다.

남지는 않지만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빌려 주기엔 부족하지만 빌리러 가지는 않습니다.

구세군 냄비에 작은 불씨 하나는 보탤 수 있는 마음은 있습니다.

더 이상은 꿈이 아니라 욕심이지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주 보며 웃는 것도 좋겠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고마워 하는 마음이면 더 좋겠습니다.

이제 내가 엮어놓은 작은 울타리 안으로

우리 서로 나란한 걸음 걸어갈수 있는 길을 터 가는 꿈 하나 실어 날라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