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없이 장장 세시간을 달렸다.
재잘거리는 소리가 없으니, 음악소리만 크다.
차에 타면 옆에 남편이 있어 목적지까지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것이 바램인 나는,
뒤좌석까지 비어 있으니..인생이 다 텅텅 비어있는 느낌이다.
혼자 친정에 도착해 엄마 얼굴을 보는데..
엄마나, 나나 심장하나, 콩팥하나를 떼어 놓고 온 느낌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면서 오가는 엄마와 나의 이야기는 끝이 없는데,
아이들이 없이, 할 이야기도 없다.
서로 간단한 말만 오가고 낮잠만 잔다.
시골의 이른 밤잠으로..낮잠을 여러번 잔 나는 몸만 누운채 눈은 검은 허공을 향해 열려있다.
아구,,지루해서 못살겠다.
낼은 피시방에나 가서 아컴이나 뒤져봐야겠다...
생각도 여러번...
그 내일이 되면 귀찮어서 ..머리가 아플지경까지 낮잠만 잔다.
아니, 공상도 해본다..
애들이 거기서 그렇게 행복해 하는데,,
애들이 원하고 그들이 원하면 거기서 살게 할까?
아이들이 없음..그 엄청난 양육비 다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쓰여질텐데..
치? 며칠이니까 그렇게 잘해주지..
책임지고 살리라면 또 남편은 도망갈게고..
그여자는 미쳤지 남의 자식을 그렇게 돈들이며 뒷바라지 할 이유가 없지..
아직까지 같이 사는 것 보면 새끼도 나을지 모르는데..
철없고 아기 좋아하는 우리딸들은 방학이 멀다하고
맨날같이 동생 보고 싶다고 전화하고 가겠다 하겠지.
암튼 그여자는 생각보다는 착한 여자 같다는 느낌을 이번에도 가져본다.
전남편은 전라도여자 킬러인가보다.
이여자는 조금 과장되게 말해서 친정 옆동네가 고향이었다는 것을 몇해전에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공상으로 시간을 때운다.
드디어 약속날이 잡혔다.
하루는 고등친구들..
그담날은 중등친구들..
중등친구들 만나는 날은 나이트 클럽도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어 몹시도 기다리는 날이다.
....................
드디어 밤12시에 나이트에 왔다.
아, 얼마나 기다리던 시간인가?
아주 맘껏 흔든다. 특히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테크노 댄스를 즐긴다.
남들은 부킹하러, 남자 만나러 나이트 가지만,
오직 난 춤만을 보고 온다.
춤 잘 추는 남자 이외에 관심도 없다.
그런데 자주 못가서 그런지 그런 남자 찾기 참 힘들다.
부르스는 싫어도 부비부비는 추고 싶은데.....
노래방춤을 나이트춤과 동일시 보는 이들에게 난 혀를 찬다.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청순하고 가녀린 내가 아주 파워풀하게, 야하게 추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고
두가지 제스쳐를 보인다.
기가 질려 도망가거나 혹은 흥에 겨워 같이 추거나...
평상시에는 물팍이 삐그덕 거려 걷는 것이 불편한데..
나이트 가서는 전혀 관절에 불편을 못느낀다.
암튼 네시간을 흠뻑 놀고 엄마집으로 돌아온다.
엄마,,애들이 없으니까..심심하지?
귀찮어도 애들은 있어야것지?
아무 말씀 안하신다.
하동으로 또 조용히 돌아왔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애들없다고 굶지말고 잘 챙겨먹어..
아이들이 없으니..컴터도 온통 내차지고 좋구먼..
낼 저녁이면 아이들이 온다.
또 밝은 모습으로 나에게 오겠지..
그나저나 오늘 내가 입밖으로 말을 꺼낸 게 있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