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동네(모두 20가구)가 단체로 그라지(Garage)세일을 하는 날이다.
5월 달쯤에 언제 그라지세일을 하자는 쪽지가 온다.
대개는
여름방학이 시작된 6월초에 한다.물론
강제로 모두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하고 싶은 집만 한다.이렇게 단체로 하면 신문에 광고를 내는 돈도 절감이 되고
또 사람들도 많이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다.
나야
뭐 팔 물건이 없어서 얼마동안은 참여를 하지 않았다.열심히
사러만 다녔다.별것이
다있다. 그야말로 잡동사니가 다 나온다.그러던 것이 아이들도 커지니까 안 입는 옷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하여
슬슬 남의 집 그라지세일에 낑겨서 하던 것이 이제2
년전부터는 우리집 단독으로이런 동네 그라지 세일 대열에 끼게 된 것이다.
어제저녁에
미리 차고에다가 다 차려놓고 잤지만그래도
밖으로 내 놔야 할 것이 많았다.금요일과 토요일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오후에 적당히 끝내는데부지런하고
아침 잠이 적으신 노인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친구들끼리
만나서 아침을 먹고이런
그라지세일을 재미로 한바퀴씩 돌기도 한다.그러다보니
8시이전부터 차를 대놓고서 차고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아침
7시50분,남편의
출근시간이다.남편이 출근하려고 차고
문을 여니 벌써 사람들이 막 온다.남편
나가다 말고 나한테 빨리 나오라고 성화이다. 우리남편은 첫해에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나랑 같이 했는데물건을
하나도 판 경험이 없다.모든
사람들이 다 이마눌한테서만 사가니…ㅎㅎㅎㅎ그
뒤로는 주눅이 팍 들어서 내뒤로 숨기만 한다.‘
이상하게 왜 사람들이 나한테는 물어만 보고 사가지는 않지?’한다.ㅋㅋㅋ‘
밖으로
나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둘러 보고 있다.어뗜이가
풀을 자르는 것을 5불을 붙여 놨는데 뭐냐고 물어본다.설명을
하고서 사용장면을 보여주니 ‘3불에 줄래?’ 한다.‘
미안하지만 3불은 안돼 그러나 네가 원하면 4불에는 줄 수가 있어.’‘
그래’ 하면서 4불을 주고 가지고 간다.이
물건은 내가 18불에 주고 산 것을 몇년 쓰다가 이제는 잘 안쓰고또
다른것을 샀기에 이번에 파는 것이다.또
다른사람이 벽난로안에서 장작을 올려 놓을때 쓰는 삼발이를 산다.나도
얻은것인데 이번에 1불을 붙여 놨던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오더니
아이들의 실내축구 테이블을 보고서다른 사람한테
팔지 말라고 한다. 트럭을 가지고 오겠단다.그래서
그것은 다시 안으로 들여 놨다.팔렸단
사인을 붙이고서….크리스마스
세일때 50불 주고 아주 싸게 산 것을 30불 붙여 내 놓은 것이다.그동안
우리가족의 오락용으로 큰 구실을 한것이다.서로
편을 먹고 게임을 했던 것인데 이제는 물리기도 했고아이들이
크다보니 손님이 오기전에는 안하다가그것마저 안하기에 파는 것이다.
어떤여자는
내가 한국에서 입던 반코트를 입어 보더니 사겠단다.남편은
절대 안 팔린다고 한것을내가
이사람들이 좋아하는 색깔이라 팔린다고 3불을 붙여 놓은 것이다.무려
10년이 넘게 잘 입었던 옷이다.ㅎㅎㅎ어떤
엄마가 오더니 우리 아이들이 쓰던 어린이용 골프채를 산다.그
꼬마에게 골프채를 들고가라 하니 좋아서 죽는다.60
불에 샀던 것을 20불을 붙여 놨더니 깍지도 않고 사간다.
전에
다른집에서 10불 주고 산 그림액자는이번에
5불을 붙였더니 누가 얼른 사간다.잠시후에
어떤 사람이 와설랑은 액자가 어디에 있냐고 한다.팔렸다고
하니까 매우 아쉬워 한다.액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서 왔단다.오전내내
아주 정신없도록 바빴다.거의
모든사람들이 써 있는데로 돈을 주고서 사 간다.이렇게 오전에
사러 다녀야 쓸만한 물건을 사기에 일찍들 서둘르는 것이다.
이제
점심을 먹으면 직장에 다니는 여자들이 점심식사후에직장으로
돌아가면서 옷(보통 1불에서 3불정도이다.)들을 둘러 본다.그리고
난 후에 오는 사람들은 조금 어리숙한 사람들 과삼교대
중 첫번째 근무를 끝내고 오는 사람들그리고
떨이로 아주 싸게 깍을려고하는 사람들이다.
점심을
먹으며 보니 여자들이 우르르 와서는 옷을 둘러 본다.또
우리아이들이 내 놓은 게임기의 게임소프트웨어를 보고는깍아달라고
(10불짜리를 5불에) 하다가그렇게는 안된다고 하니까 그냥 간다.
잠시후에
어떤 까만피부의 가족들이 온다. 여자들은 옷을 사고중학생정도
되는 아이는 게임시디를 누가 먼저 살까봐꼭
붙잡고 있으면서 엄마에게 돈을 달래서 산다.시중에서 사는 가격의 20%정도이니….
조금
한적 해지니까 어떤 멕시칸 가족이 온다.아이가
컴퓨터용 게임 시디를 만지작거린다.아빠는
사 주고는 싶은데 컴퓨터가 집에 없단다.다른
게임보이의 게임도 살수가 없었다.없으니까
…우리아이가
쓰던 헌 게임보이가 생각이 났다.시간이
있으면 그것을 찾아서 주고 싶었으나안
쓴다고 어디에 처박혀 있을 것이 뻔한 것을 갑자기 찾을수도 없고….작은
생활용품을 사 가지고 가는 가족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마음이
쓰리면서 헌 게임기지만 주지 못한 것이 한참이나 아쉬웠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는데 다른 차가 또 들어 온다.젊은여자가
나오고 나이먹은 여자는 차안에 그대로 있다.젊은여자는
일일이 차로 옷들을 가지고 가서 확인을 받고는나한테
와서는 값을 깍는다.자신의
엄마 (차안에 있는 나이먹은 여자) 가 돈을 내는데얼마에
해 주면 사겠단다.아주
없는척 또 불쌍한 척을 하길래 나는 많이 깍아주었다.어차피
안팔리면 다음을 기약하던가아니면
다른데다가 기부를 해야 하기에….
그렇게
옷을 잔뜩 싸게 사간 그 사람들은 또 다른집으로 간다.그러다
아이에게 잠시 맡기고 다른집의 세일에 간 나와 마주쳤는데아까의
그런 표정이 아닌 것이다.두
모녀가 이야기하는 폼이 또 다른 얼굴인 것이다.알고보니
그 사람들은 이렇게 그라지 세일을 다니면서 싸게 사서는자신들이
더 비싸게 그라지세일을 하는것이다.다시
말하면 전문 장삿군의 연기에 나는 넘어 간 것이다.
이번
세일에서 나는 제일 바깥에 있는 상자에는아이들이
안 입는 옷중에 허름한 것들을 공짜라고 써 붙이고서 내 놨고또
돈 계산하는 곳에는 꼬마들이 좋아 할 구슬 목걸이를 놓고서하나씩
여자아이들에게 공짜로 주었다.나도
공짜로 얻은 것이지만 여자아이들은 그것을 좋아 하기에안버리고
모아놨다가 준 것이다.아이들도
좋아하고 또 바라보는 나도 좋고….
사람들이
오면서 그 공짜 옷 상자를 어찌나 열심히 뒤지는지 모른다.그
사람들에게 비닐백을 하나씩 주는 서비스도 하면대개는
다른 물건도 하나씩 사가던가 아니면 살려는 성의라도 보인다.그런데
어떤 젊은여자가 오더니 아주 열심히 뒤지고 있다.많이
집기에 비닐백을 두개나 주었다.그여자는
남은 것을 거의 다 가져 가면서 물건은 성의 없게 한번 보더니고맙단
말 한마디 안하고 뒤돌아 서 가는 것이다.아까
비닐백을 줄때도 안 하더니만….
타고
온 차도 새것이고 옷도 말쑥하게 입었건만역시
인간은 가지가지이구나 싶었다.어떤이는
백을 주면 너무 고맙다 하기도 하고또
이것민 갖고 가면 미안해서 어쩌냐 하는데…역시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고그
,저 고맙단 인사만 하고 가도 나는 기분이 좋았을텐데….잠시
씁쓸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헌물건을 정리하고서 나니 힘은 들었으나이
사회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노하우도 생기면서155
불(155,000원) 이라는 돈도 챙겼다.거기에다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는사회생활
공부까지 했으니 이만하면 할 만하지 않은가?
다음번에는
그라지세일에서 5불 주고 산 사이드 테이블을 5불에,또
3불 주고 산 액자를 3불 그대로 원가에 팔아볼 예정이다.ㅎㅎㅎ
이러면서 미국의 촌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