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rget=_blank>사무실에 앉아 근무하지만 일반 사무직과 달리 온종일 말을 하며 고객과의 전화 상담을
해야하는 나의 직업은 퇴근 무렵이면 입안도 깔깔하고 허기짐이 가득하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이 회사 정문에서 3분여 거리에 자리하고 있지만 일부러
동료들과 함께 30 여분 걷는데 퇴근 후 그 30분의 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우선 버스 전용 도로가 아닌 샛길이라 인적이 드물고 도로 주변에 가을이면 낙엽이
수북하고 요즘 같은 신록의 계절에는 가로수 푸른 잎이 종일 컴퓨터 모니터의
잔글씨를 바라 보느라 혹사(?)당한 눈에 시원함을 안겨준다.
게다가 그 길에 묘미는 군것질을 하며 시장끼를 달래줄 몇 몇 곳이 있는데
길 초입에 있는 포장마차 아니 좀더 상세 표현을 하자면 작은 타이탄 트럭을
개조하여 탁자도 올려 놓고 그 트럭위에 그늘막도 만들어 김이 모락이는 순대가
불위에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에 얼마나 많은 칼질을 했는지 깊게 푸욱패인
두툼한 나무 도마가 놓여져 있다.
넓직한 네모 직사각 후라이팬도 두개나 있는데 그중 한개의 팬에는 뻘건 떡볶기와
삶은 달걀 깐것이 올려져 있는데 매운 떡볶기에 삶은 달걀을 포크로 잘라 함께 먹으면
그맛도 참 괜찮다,
나머지 한개의 팬에는 군만두와 김말이가 구석에 있고 가운데는 비워져 기름만
반들 거리고 있는데 아마도 아침 출근 시간대에는 토스트를 만들어 파나 보다.
떡볶기와 순대 그렇다면 빠질 수 없는 메뉴 한가지는 멸치 국물에 우러낸
꼬치 어묵인데 길다란 꼬치에 꽂은 어묵을 간장에 찍어 먹으면 그도 참~~
퇴근길 동행의 동료는 모두 나와 같은 또래의 동갑들인데
처음에는 나와 친구 그렇게 둘이였다가 몇달 전 부터 셋이 되었다.
친구의 아파트 이웃이었던 영란씨가 입사를 하게 되었기에~
콜센터 상담원일은 처음이라는데 얼마나 야무진지 업무 처리에도
매사 몇년 지난 상담원들과 비교해도 처짐이 없을 정도이다.
늦은 결혼으로 이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라 영란씨의 사생활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부담되는 교육비 충당에 보탬을 주려고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한듯 하다
퇴근길 순대에 떡뽁기로 시장끼를 달랜 늦깍이 직장 생활을 하는 아줌마 셋은
한적한 가로수 길을 걸으며 근무중에 있었던 하루 일과를 종알 종알 수다로
풀어낸다.
짜증나는 고객, 열 받았던 통화, 그러다 아이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등등...
그러다 몇일 전 퇴근길 처럼 사무실 문을 나설때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소낙비라도 만나게 되는 날은 거리에 광고지 신문을 몇장씩 포게어 머리에 덮고
달리기를 하는데 비에 젖은 모습들을 서로 보면서 깔깔 거린다.
이제 곧 오십을 코 앞에 둔 아줌마들은 오간데 없고 타이머신을 탄듯 그 순간
여고 시절 교복을 입고 하교 길에 깔깔 거리는 단발 머리 여고생들만 그자리에 있다.
모두 각기 다른 사연 사연으로 늦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지친 하루의 끝, 퇴근길 30 여분은 나에게 있어 참으로 숨겨 놓은 꿀단지 같은
달콤함이다.
그맛이 얼마나 달콤한지 아시나요?
내일 퇴근 길에는 뭘 또 먹을까?
길 중간쯤에 자리한 김밥집에 들려 매콤한 쫄면?
그렇게 고단한 직장 생활의 하루를 마감 하는 퇴근길에 아줌마 셋은
작은 행복에 배불러하며 내일 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