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불쌍하게 큰 사람이다.
겨우 젖을 뗀 어린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친가댁에서 컷다.
3남 2녀중 유일하게 남편만이 가족과 함께 살지 못했다.
그 옛날에 남자들이란 왜 그리도 바람을 피웠을까?
시어머니는 참 곱게 생기신 분이다.
똑똑하시고, 센스도 있으시고, 지혜도 넘치시는 분이다.
결혼초에는 시부모님 두분의 사이가 각별하셨단다.
안기부에 근무하셨던 시아버님은
고향인 보은에 내려오시면, 헌병이 몇명씩 호위를 하시고,
보은전체가 들썩였다고,
작은 아버님들은 지금도 자랑삼아 말씀하신다.
박정희 대통령때
바람을 피우던 사람들은 가차없이 사직을 써야하는
시절이 있었단다.
안기부에 사표를 제출해야했던 시아버님은
유명 건설회사에 다니시면서도 계속적인 애정행각을
멈추지 못하셨다 한다.
머리가 비상하게 뛰어나신 시어머니는
새살림 차린 곳을 귀신같이 찿아내어,
새여자를 떼어놓기위해 온갖방법을 다 쓰셨다 한다.
당신 남편과 함께 살던 처녀를 시집보내기 까지 하셨다니
그 마음이야 오죽했을까?
젊은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시기, 질투, 배신감,
어떤 단어로도 다 표현못할 아픔이었을 것이다.
젊은 시아버지 입장에서는
똑똑이 지나친 시어머니땜에
자신의 로맨스가 늘 풍비박산으로 끝나니
본처가 무서웠을까? 섬뜩했을까? 아님 오기가 생겼을까?
시아버지의 바람벽을 잡기위해서
온갖 수소문과 뒷조사로,
새로차린 살림집을
급습하여야했던 어머니로써는,
아무튼 운명적으로 내 남편만을 시댁에 남겨둔채
큰 아들만 데리고 대처로 떠나셨다.
잡히지도 않는 바람기를 잡아보겠다고
온갖 방법과 노력을 다해보았을 시어머니와
새살림집을 들켜버리고,
며칠 시어머니께 오시기라도 할라치면
그 와중에도 애는 잘 생기시어
모두 3남 2녀를 두셨다.
시어머니는 말씀하신다.
시아버지와 같이 산 세월은 길어야 2~3년일 것이라고.
가장 한사람의 잘못된 외도는
온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