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잘 안쓰려고 했다.
왜냐하면 댓글들 때문이다.
어쩌면 많은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진 것을 보면
원문보다 더욱 뚱뚱한 댓글 모음전이다.
나는 숫자에 둔감하다.
그리고 너무 느려 한 달후에도 내글이 어디있나
뒤적거려 본다.
문제는 조횟수에 촛점이 맞춰지지 않는다.
나는 최대한 나를 포장하고 싶다.
여기도 가리고 저기도 더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다.
그럼에도 글을 쓰다보면 맨 구석에서 자리 몰라 헤메는 나 자신을 찾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천정자라는 내 이름은 가명이다.
진짜 내이름은 너무 이쁘다.
되레 이름이 못생겨서 예쁘게 가명을 바꾸는 사례도 있지만
난 내 이름과 내 모습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얼마전 천성자님이 올리신 글에 내가 하필 아이디가 비슷하여 독자들에게
헷갈릴 수 있다고 그렇게 올리신 글을 보고 한 참 망설였다. 그러나 한글자 차이로 비슷한 것보다 독자의 편안한 구별로 정해 정자로 개명 한 것이다. 어찌보면 여기서 결정 된 것이다.더 이상은 나에게 어울리는 아이디는 없으므로.
왜냐하면 글자 하나차이로 님이냐? 남이냐?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뒤바뀐다면 의미만 바뀌였으면 좋으련만, 이미 내 ?b어진 말처럼 굳은 칼로 남의 가슴에 깊게 상처를 주곤 한다. 특히 사이버상에선 안 보인다고 막 휘두르니 맞아도 때리는 걸 모르게 감쪽 같이 감춘다. 재주가 좋아 나를 감춰놓고 숨박꼭질처럼 열두번 이름 바꿔도 탓할 세상은 아니다.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주제에 남의 인생사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 할 수있는 종족인 걸. 유일하게 한국의 용감한 아줌마 닷컴에 글 넣은지 벌써 사년이 되어간다. 말하고 싶었던 것도 다아 따로 때가 있다고 했다. 하긴 목욕탕집 딸도 아닌데 웬 때냐고 하지만. 난 아줌마 닷컴에서 라라님에게 한 처우를 애기하고 싶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해도 한 여인의 결혼생활이 사이버에 드러나자 호기심반 가십거리반으로 뒤범벅으로 뭉쳐놓더니, 갑자기 책으로 출판되었다네 식으로 인기작가로 부상을 해놓았다. 조횟수가 높아서 책으로 출판하면 판매부수로 이어질 계산이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난 그동안 아줌마닷컴에서 많은 글들을 만났다. 철저히 프로이던 아니던 상업성을 배제한 고백들로 이뤄지던 글들에 아!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나에 대한 접목을 무수히 해대곤 하던 그 사년의 세월 속에 라라님의 글이 빠졌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흑이냐 백이냐, 아니냐, 기냐의 설전으로 뭉쳐진 댓글을 보니 겁이 덜컥 난 것을 솔직히 고백한다. 나 또한 그런 댓글에 당해보니 달리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더라는 것이다. 사람 사는 여러가지 유형을 제대로 만났다면 만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솔직히 그 상처는 오래가더라는 것이다.
나 같이 뜨내기 글만 띄엄 띄엄 넣는 사람도 이런데 수 백편의 글을 넣은 사람은 더하면 더했을 것이다. 댓글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작은 수단이다. 무슨 생각을 하던 표현하면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 오해를 부르지 않는다.
원문보다 더 긴 댓글로 글싸움을 하느니 직접 메일로, 아니면 메신저로 얼마든지 의사소통 가능하다. 정작 원문을 쓴 작가는 황당하다.
라라님 블로그에 가보고 싶어도 못간다. 왜냐하면 나도 혹시 그런부류로 읽혀질 지 모르는 우려반, 두려움 반이다. 누굴 눈치를 보면서 살 나이도 아니고 아부를 떨어 얻어 낼 처지도 아니건만 다수의 의견은 그냥 놔두고, 말없이 지켜보는 그 나머지 독자들의 눈 빛은 아직 살아있다.나도 그 중의 하나이다.
혹시 이 글에 대한 반박을 댓글로 하지 말았으면 한다. 난 그동안 라라님에게 제대로 한 번 댓글을 책 출판했다고 축하한다는 말도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철저한 내 생각은 이 지구상에서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사는 같은 여자이기에 더욱 그렇다.
나도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사람 팔자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