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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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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보냈다 했던가 (2)


BY 풀향기 2006-05-28

\' 나 왔어요\' 하며 들어갔더니 눈한쪽과 입이 한쪽으로 쏠려버린 엄마가 만화에 나오는 괴할머니 처럼 앉아계셨다. 너무 놀란 모습 보이면 엄마 마음 더 아플까봐 별거 아니라는 듯 \'며느리가 뭐랬는데 눈이랑 입이 돌아가도록 삐져있어?\' 했더니 주무시고 일어나 눈. 입이 이상타며 어쩐가 봐라 하니 큰아들 아무렇지도 않다고 외출해 버리고 그날쯤은 내가 오려니 싶었던지 큰올케가 모시고 가 침 맞고 왔다 하신다.

아침부터 드신것 없이 계신다기에 죽을 사올까 했더니 비틀어진 입으로 말을 하셨다.
\' 네 언니 맛있는 것 좀 사 줘라.\'
엎드리면 코닿을 곳인데도 침 맞으러 함께 다녀온게 미안했던가 보다.
마치 기죽어 있던 아이가 제 엄마 만난 것 처럼 어찌나 당당하게 요구를 하시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음식을 주문해야 했다.

그날은 그렇게 돌아오고 다음날 부터 일찍 엄마에게 가 함께 병원을 다니는데 닷새쯤 되는 날 의사는 원기를 위해 약을 드시면 좋을 것 같다 하신다.

 

엄마는 당연히 펄쩍 뛰실듯 거절을 하셨고....

선생님께 약을 지어 주십사 말씀드리니 혈압약만 챙겨 먹어도 얼마나 오래 살려고 저리 약을 챙겨 먹냐며 미운소리 하는 올케 때문에 혈압약도 끊고 있는데 약은 무슨놈의 약 이라며 낮은 소리로 말씀하시니 저쪽에 계시던 의사가 깜짝 놀라며 할머니 이유가 그거였군요. 하신다.

난 내 아이에게 하듯 내 노모를 안고 말했다.
\"괜찮아. 뭐라 하기만 하면 내가 쥐어 뜯어 놓을께.\" 했더니 이번에는 내 옷섶에 소금보다 짤 듯 한 진한 눈물 한방울을 툭 떨구셨다. 이번에는 내가 애써 그 눈물을 못본 듯 하고 늙은 엄마 지갑을 열어 재치며 말했다.
\"내가 약 샀으니 엄니가 나 짜장면 사 줘\" 했더니 금방 얼굴이 밝아지며 \"그래, 그러자 더 맛있는 것 없냐?\"
\"긍께, 가는 동안 더 생각해 보세\" 어쩌고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애기같은 엄마와 엄마가 생각하는 영원한 애기인 두 애기는 천천히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삯바느질 하면서도 큰아들네 고생하며 사는데 도와주지 못한다고 오남매 낳을때 마다 차례데로 데려다 등에 업고 바느질 하며 병원에 갈 일 생기면 학교 끝나고 돌아온 내게 아이 업혀 병원 다녀오게 하면서 젖 땔때까지 키워 보내고를 반복하다 나 여고 졸업하던 해 엄마 힘있을 때 자식 도와준다며 고향 등지고 서울와서 다시 그 오남매 도시락 싸 주며 키워준 공덕은 간 곳이 없고 자식들 걱정없이 장사에 전념해서 빌딩까지 마련한 큰오빠 내외는 엄마도 형제도 귀찮은 존재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엄마는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며느리 걱정에 깊은 한숨을 쉬고는 하는데 말이다.
오늘도 엄마는 커다란 염주를 손에서 돌리고 계실것이다.
엄마의 기도는 모르겠지만
첫번째 기도는 당신 돌아가실때 수월하게 잠 자듯 가게 해 달라는 기도이실 것이고
두번째 기도는 며느리 병은 앓고 있지만 지금처럼이래도 아들 곁에서 둘이 백년해로 해 달라는 기도이실 것이고 세번째는 남은 자식들 건강하게 해 달라는 기도이실 것이 분명할 듯 싶은데......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보내셨다\" 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어머니들은 자식들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줄 수 있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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