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으로
인절미좀 데워 달란다.지난번
시카고에서 사온 떡이 다 먹고 조금 남아있던 것이 있어서 보니까살짝
곰팡이가 앉은 것이 보인다.미리
냉동실로 넣어 둘걸…..다른것을
먹으라고 하니, 몹시 아까워 하며 아쉬워 한다.빵을
먹으라니까 싫단다.아이들은
잘만 먹는구만…제일
큰(?) 남편이 제일 속 썩인다.주는대로
안 먹고서…갈수록
입맛이 토종으로 변해간다.여기
는 미국이야. 미국…
그래도
타국에 사는데다가,또
나이가 들어 흰머리가 늘어가는 모습에 괜시리 측은지심이 발동한다.‘
내가 오늘 떡좀 할께’ 하고 말하니‘
이제 밀가루는 소화가 잘 안돼.‘ 하면서 좋아한다.밀가루가 아니라 한국음식이 먹고 싶겠지.
그나
저나 어제는 만두를 해 줬는데 오늘은 떡이구만.할수
없이 녹두를 꺼내어 물에 담근다.떡
고물을 만들기 위해서.어떨때는
미국 슈퍼에서 파는 말린 완두콩이나 팥도 쓴다.그러면 색깔이
녹색, 붉은색으로 색다르다.
한국에
있을때도 우리는 아침식사를 인절미 아니면 빵으로 먹었었다.우유에
부은 씨리얼과 과일을 곁들여서….결혼초부터
, 그러니까 23년전 부터 우리는 아침에 밥은 거의 안 먹었다.물론
내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남편은
아침부터 밥을 먹는 걸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아침은
간단히 서양식으로 먹자고 주장하던 사람이다.오죽하면
주변에서 우리식구는 워낙에 빵을 좋아하니까미국
가도 아무걱정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그래서
나는 꼭 저녁때면 제과점에 들려서 빵을 살 정도였다.나중에는
거금을 주고 식빵 만드는 기계도 샀으니까…ㅎㅎㅎ그런데
막상 미국에 오니 한국의 그 맛있고 보드라운 빵들은 없는 것이다.버터를
너무 많이 넣었기에 느끼하고 …식빵
말고는 영 입맛에 맞는 빵을 거의 구할수가 없다.과일
생크림케??/FONT> 같은것은 우리동네에서는 구경도 못한다.
할수
있나 , 없으면 아쉬운 내가 만들어야지 ….열심히
인터넷등을 돌아다니며 배우고서과일
생크림케?葯?/FONT> 만들어 보고 떡도 만들어 보았더니케?佯릿?/FONT> 떡을 남편이 더 좋아한다.
소화가
잘 된다나 하면서…방앗간도
없는데 떡은 어떻게 ?한국식품점에
가면 냉동 찹쌀가루, 멥쌀가루를 판다.그것을
사다놨다가 해 준다.그리고
미국슈퍼에서도 바짝 말린 쌀가루는 판다.물론
물을 많이 부어야 한다.처음에는
오븐시루떡 이란것을 했는데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서,찜기를
이용해서 제법 그럴싸한 떡을 쪄 낸다.
친구들중에
남편의 공부때문에 나보다 미국생활을 먼저하고서한국으로
돌아간 친구가 있다.그
친구가 나에게, 내가 여기 오기전에 한 말이 있다.‘
너, 미국에서 남들 하는대로 다 사먹고 다 따라서 하면 금방 거덜난다.그리고
미국은 재료비는 싸니까 기죽지 말고 그저 재료 사다가직접
해 먹는것이 돈버는것이다 .’이
친구는 나보다 두살이 위이다.나는
생일이 빨라서 남보다 한해 먼저,그리고
이친구는 재수를 했기에 한해 나중에 학교에 들어 왔다.친구이지만
나이가 있어서인지,항상
나에게 좋은 말을 해 주고 도움을 많이 주는 친구이다.무뚝뚝하지만
정이 많은 그런 친구이다. 그때 당시 친구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 온지 얼마 안되었을때에그
집에 가 보니 음식솜씨가 많이 늘어 있었다.오늘은
그 친구가 생각 나는 날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나이
40 이 다 되도록 한국에서는 김치도 한번 담가 보지 못했던 내가이제는
떡까지 쪄 내고 있다.필요에
의해서, 어디 비슷한 재료라도 있으면못하는
음식이 없울 정도가 되어 가는데,아이구
어제 오늘은 매우 힘들구만....만두
하랴, 떡 하랴…
떡
해 주어야 할 사람은 있는데, 허리좀 주물러 줄 사람은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