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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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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느 나라 글씨냐?


BY 수련 2006-04-03

오늘 카페에 한/영 을 한글로 바꾸지 않고 쓴

답글을 보면서 글을 마추어보다가  몇 년 전의 일이 생각나서

혼자서 허파에 바람 든 사람처럼 \"허허허~\"웃었다.

 

처음 컴퓨터 타자를 배울 때 자판을 보고 글을 치는 바람에

고질이 된 습관은 고개를 들고는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고 쳤다가는

오타 투성이라 고치는 것이  더 힘이 들어 눈을 자판에 꽂아놓고

글을 쳐 놓고 한꺼번에 고치곤 했다.

 

어느 날,

남편과 다투고 너무 속이 상해서  절친한

친구에게 하소연하는 메일을 보내는데

줄줄, 술술 ..봇물터지듯이 남편 험담을 늘어놓으면서 자판을 두드렸다.

 

아예 고개를 쳐박고 친구에게 말을 하듯이 정신없이

남편흉을 다보고 나서 모니터를 쳐다봤더니

아뿔싸~

온통 영어 투성이었다.

한/영 을 한글로 바꾸지 않고 줄줄 쳐대고,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고개를 들었더니 국적불명의 나도 모르는 영어로

메일을 쓴 격이 되버렸다.

 

허탈하여 다시 쓰려고 하니 글쓰기 전의 격한 감정이

글을 쓰내면서 풀어내는 바람에 누그려져버렸고,

바람빠진 풍선이 되어 다시 쓸 엄두가 나지않아

지울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우스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요상한 메일은 친구에게 날아가 버렸다.

 

한 시간쯤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옴마야! 이기 도대체 어느나라 글이고? 영어사전을

뒤져봐도 한 낱말도 못 끼워마추겠다야.\"

\"흐흐흐. 내가 새로 개발한 신종 언어야.\"

\"뭐라꼬 썼는지 해석 좀 해보거래이.\"

\" 에, 또, 오늘 날씨가 쾌청하니 이뿐 옷 입고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썼다아이가\"

\"근데??!! 그 말이 이리도 길어?\"

\"으응.. 시도 한편 쓰고... 좋은 격언도 쓰고....\"

 

 

ㅎㅎㅎㅎㅎㅎ

컴퓨터 초년생때 이야기 입니다.